여성의 삶을 스크린에 담다...제15회 대구여성영화제 11월 4일 개막

‘어디까지 나아갈 수 있을까’ 주제로 내달 4~7일 나흘간...여성의 삶·노동·역사·연대 담은 영화 30편 무료 상영

▲대구 계명대 제15회 대구여성영화제 포스터ⓒ대구 계명대

여성의 삶을 기록한 영화가 지역의 시민들과 만나고, 스크린 속 이야기가 서로 다른 삶을 이해하는 대화로 이어진다. 여성의 경험과 기억을 영화로 나누며 성평등과 다양성의 의미를 함께 고민하는 제15회 대구여성영화제가 오는 11월 대구에서 관객들을 맞는다.

올해 영화제는 여성들이 마주한 현실과 변화의 가능성을 살펴보는 동시에, 지역에서 여성의 이야기를 지속적으로 기록하고 공유하는 문화적 공간의 의미를 되새기는 자리로 마련되며, 전문 영화인의 작품뿐 아니라 지역 주민들이 직접 만든 영화와 다양한 관객 참여 프로그램을 통해 영화와 시민, 지역사회를 연결한다는 점에서도 관심을 모은다.

계명대학교(총장 신일희) 여성학연구소가 주관하는 ‘제15회 2026 대구여성영화제’는 다음달 4일부터 7일까지 나흘간 대구 메가박스 프리미엄 만경관 4관에서, ‘어디까지 나아갈 수 있을까’라는 주제로, 여성의 삶과 경험, 역사와 기억, 연대의 가능성을 담은 영화 30편을 무료로 선보인다.

◆ 15년 이어온 지역의 영화제… 여성의 시선으로 사회를 읽다

2012년 시작된 대구여성영화제는 여성의 시선으로 제작된 영화를 소개하고, 영화를 매개로 시민들이 성평등과 다양성의 가치를 함께 고민하는 장으로 성장해 왔다.

기존 운영단체가 해산된 이후에는 2023년부터 계명대 여성학연구소가 주관을 맡아 영화제의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지역 여성단체와 문화예술계, 기업, 시민들의 후원과 자원봉사가 운영의 기반이 됐으며, 매년 약 1천 명의 시민이 참여하는 지역의 대표적인 시민 참여형 영화제로 자리 잡았다.

상업적 흥행이나 행사 규모 확대보다 여성의 이야기가 지역에서 꾸준히 상영되고, 시민들이 영화를 통해 질문을 던지고 토론할 수 있는 공간을 유지하는 데 의미를 두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올해는 특별강좌 상영작 1편을 포함해 총 30편을 상영한다. 여성의 일상과 노동, 세대 간 관계, 역사적 기억, 성평등을 향한 실천 등을 다룬 작품을 중심으로 감독과 관객이 직접 만나는 관객과의 대화(GV)와 학술·문화 프로그램을 함께 운영한다.

◆ 개막작 ‘바위를 부수고’부터 폐막작 ‘착지연습’까지

영화제의 시작을 알리는 개막식은 11월 4일 오후 7시에 열린다. 개막작은 ‘바위를 부수고’다. 여성의 삶을 둘러싼 사회적 조건과 변화의 가능성을 살펴보는 작품으로, 올해 영화제가 던지는 질문과 맞닿아 있다.

폐막일인 11월 7일에는 다양한 단편영화 상영과 관객과의 대화가 이어진다. 오후 7시 폐막작 ‘착지연습’을 끝으로 나흘간의 영화제 일정이 마무리된다.

이번 영화제는 작품을 관람하는 데 그치지 않고 영화 속 인물과 현실의 삶을 연결해 생각할 수 있도록 다양한 소통의 기회를 마련했다. 관객과의 대화를 통해 창작자의 문제의식과 작품에 담긴 맥락을 나누고, 관객 각자의 경험과 생각을 공유하도록 한다는 취지다.

◆ 주민도 감독이 된다...지역 창작자의 목소리 조명

영화 상영과 함께 여성의 경험을 기록하고 지역 창작자들의 목소리를 나누는 프로그램도 눈길을 끈다.

여성 영화인들의 활동과 기록을 통해 여성의 시선으로 영화사를 되짚는 씨네포럼을 비롯해 ‘수성여성클럽 주민감독 성평등 단편전’, ‘여성 창작자의 밤: 레디 액션’ 등이 진행된다.

특히 주민감독 성평등 단편전은 전문 영화인이 아닌 지역 주민들도 자신의 경험과 문제의식을 영화로 표현하고 시민들과 공유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일상에서 마주한 문제와 개인의 경험이 영상이라는 매체를 통해 공적인 이야기로 확장되는 것이다.

‘여성 창작자의 밤: 레디 액션’은 여성 창작자들의 활동과 목소리를 나누는 자리로 마련된다. 씨네포럼과 창작자 프로그램은 여성의 이야기를 누가 기록하고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는지 함께 고민하는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지키려는 사람들’ 섹션에서는 각자의 자리에서 소중한 가치와 삶의 터전을 지켜 나가는 이들의 이야기를 조명한다. 또한 ‘셋째 주 수요일 저녁 7시’ 상영과 관객 참여 프로그램을 통해 영화 속 이야기를 관객 자신의 경험과 연결하고, 서로 다른 삶에 대한 이해를 넓힐 예정이다.

◆ 무료 상영의 힘...지역사회가 함께 만드는 영화제

이번 영화제는 모든 상영과 프로그램을 무료로 운영한다. 문화예술을 접하는 데 경제적 부담이 장벽이 되지 않도록 하고, 더 많은 시민이 여성의 이야기와 다양한 관점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메가박스 프리미엄 만경관을 운영하는 ㈜지원이 상영관을 무상으로 후원하고, 지역 기업과 단체, 시민들이 운영에 힘을 보태면서 무료 상영을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

이는 대구여성영화제가 지역사회와 함께 만들어 온 행사라는 점을 보여준다. 상영관을 제공하는 기업과 후원자, 자원봉사자, 작품을 선보이는 창작자, 극장을 찾는 관객이 각자의 방식으로 참여하면서 영화제가 지속될 수 있는 구조를 형성하고 있다.

원민경 성평등가족부 장관은 축하 메시지를 통해 "대구여성영화제가 여성과 사회적 약자의 목소리를 영화로 담아내 시민들과 나누며 성평등에 대한 공감과 소통을 넓혀 왔다"고 평가했다.

이어 “대구여성영화제가 지역사회에 다양한 목소리를 잇고 성평등에 대한 공감대를 넓히는 데 계속 힘을 보태 주시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안숙영 대구여성영화제 집행위원장 겸 계명대 여성학연구소장은 “대구여성영화제가 이어져 온 시간은 여성의 이야기를 함께 보고 나누며, 지역에서 서로의 삶을 연결해 온 시간”이며 “15회를 맞은 올해 영화제가 그동안 함께해 온 시민과 창작자, 후원자들의 마음을 잇고 새로운 만남과 연대를 넓히는 자리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 스크린에서 시작되는 질문, 지역의 대화로 이어지다

영화는 개인의 경험을 다른 사람과 나누고, 익숙하게 여겼던 사회의 모습을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게 하는 매체다. 여성의 일상과 노동, 역사와 기억을 담은 작품들은 서로 다른 환경에서 살아온 시민들이 공감하고 토론할 수 있는 출발점이 될 수 있다.

제15회 대구여성영화제는 여성의 이야기를 지속적으로 기록하는 한편, 지역 창작자와 시민이 함께 목소리를 내고 서로의 경험을 이해하는 공간을 지향한다. 15년간 이어져 온 영화제가 올해는 어떤 질문과 만남을 만들어 낼지 관심이 모인다.

영화제의 모든 상영과 프로그램은 시민 누구나 무료로 참여할 수 있으며, 자세한 상영 일정과 프로그램은 계명대 여성학연구소 홈페이지(www.iws.or.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구글에서 프레시안을 더 자주 만나기
박용

대구경북취재본부 박용 기자입니다.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