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신천지 의혹' 의총 보고 불발…정청래 "뭘 꾸물거리나"

조사결과 공개 두고 친명-친청 갈등 지속…딜레마 빠진 민주당 지도부

더불어민주당이 지난 8.17 전당대회 당시 불거진 신천지 교인들의 집단 입당 의혹을 둘러싸고 좀처럼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정청래 전 대표와 친청(친정청래)계 최고위원들이 조사 결과 공개를 거듭 압박하는 가운데, 27일 열린 의원총회에서도 관련 논의는 이뤄지지 않았다. 조사 결과의 처리 방식을 두고 지도부 내부에서도 이견이 표출되면서 당내 갈등이 이어지는 모양새다.

민주당 전은수 원내대변인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신천지 관련 논의가 있었느냐는 질문에 "나오지 않았다"고 밝혔다. 향후 논의 계획을 묻는 질문에도 "오늘 의총에서는 나오지 않았다"고만 했다. 전 원내대변인은 "오늘 신천지 관련 이야기가 하나도 나오지 않았을 정도로 김건희 문제에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정 전 대표와 한민수 최고위원도 의총 직후 신천지 관련 질문에 답변을 하지 않은 채 자리를 떠났다.

앞서 당 지도부가 '신천지 관련 조사 결과를 다음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보고하겠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이날 의총에서 관련 논의가 이뤄질 가능성도 거론됐다. 그러나 이날 의총에서는 관련 안건을 다루지 않으면서 조사 결과 공개를 둘러싼 논란은 일단 결론을 내지 못한 채 넘어갔다.

논란은 전날인 26일 친청계인 한민수 최고위원이 최고위원회의에서 신천지 당원 가입 조사 결과 공개를 재차 요구하면서 불거졌다. 한 최고위원은 지난 7월 전당대회 예비경선 당시 김민석 대표가 '반명·분열주의·신천지 3자 비밀연합' 의혹을 제기한 사실을 상기시키며 "의혹의 실체를 명확히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 최고의원은 "신천지 교인들이 반명 분열주의자들과 손을 잡고 비밀리에 8·17 전당대회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특정 후보를 지원하기 위해 조직적이고 집단적으로 가입했는지" 등을 확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3자 비밀연합이 있으면 상응하는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반대로 당권을 잡기 위해 허위 거짓 주장을 했다면 이 역시 거기에 대한 책임을 물으면 된다"고 했다.

이 같은 공개 요구가 나온 뒤, 박성준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다음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이번 조사를 했던 TF가 결과 보고를 하는 것이 맞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당초 11월 중 조사 결과를 보고할 계획이었으나, 친청계의 공개 요구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의원총회 보고' 방침을 내놓은 것이다.

반면 최민희 최고위원은 같은 날 페이스북에서 "박선원 TF단장의 신천지 입당 실태 조사 결과를 비공개 의총에서 보고하기로 최고위가 합의한 사실이 없다"며 "결과 처리에 이견이 있다"고 공개 반박했다. 당 공식 대변인이 발표한 방침을 최고위원이 부인하면서 조사 결과 처리 방식을 둘러싼 지도부 내부의 혼선이 드러난 셈이다.

정청래 전 대표는 그러나 또 몇 시간 후 페이스북에 쓴 글에서 조사 결과 공개를 거듭 압박했다. 그는 한 최고위원의 주장에 대해 "맞는 말만 했다"며 "한 최고위원 말대로 깨끗하게 있는 대로 공개하고, 있으면 있는 대로 없으면 없는 대로 상응한 조치와 책임을 지면 된다"고 했다.

이어 "반분신(반명·분열주의·신천지) 3자 비밀연합에 대한 의혹은 누가 제기했느냐"며 "주장한 측에서 근거를 대라"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조사를 했다면 조사한 내용 그대로 있는 대로 공개하라. 뭘 꾸물거리느냐"며 "덮는 자가 범인"이라고 했다.

친청계의 연이은 압박에도 김민석 지도부가 가부간 뚜렷한 결론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것은, 당정 지지율 하락 국면 속에 민감한 현안이 이슈화되는 데 대한 정치적 부담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즉 조사 결과가 조직적인 선거개입 의혹을 뒷받침한다면 당내 선거관리와 책임 소재를 둘러싼 논란이 불가피하고, 반대로 이를 입증할 만한 근거가 부족하다면 전당대회 당시 앞장서 의혹을 제기한 김 대표에 대해 책임론이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김민석 대표가 27일 국회에서 조희대 대법원장에 대한 국정조사 추진 등을 논의하기 위해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해 안경을 고쳐쓰고 있다. ⓒ연합뉴스

구글에서 프레시안을 더 자주 만나기

안녕하세요. 프레시안 이현지 기자입니다.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