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통은 깜깜, 공사비는 줄줄…광주 지하철 2호선, 감사 결과 무더기 위법사항 적발

차량 부족으로 '지옥철' 예약, 42억 공사비 과다지급, 구조물 침하 '눈감고 시공' 등

'만성 지연'의 대명사로 인식된 광주 지하철 2호선 건설 사업이 현실과 동떨어진 개통 계획, 부실한 공사비 관리, 총체적인 시공·감독 부실로 얼룩진 것으로 드러났다.

개통 후 극심한 혼잡이 예상되는데도 차량 확보 계획이 전무하고 수십억 원의 공사비가 과다 지급되거나 낭비될 뻔한 사실이 무더기로 적발됐다.

26일 전남광주통합특별시 감사위원회가 공개한 '도시철도건설본부 종합감사' 결과, 개통 계획 부실부터 공사비 정산 부적정, 시공·감리 소홀 등 총 24건의 위반 사항이 지적됐다.

▲14일 유덕차량기지로 들어와 향후 시험 운행할 예정인 도시철도 2호선 전동차ⓒ전남광주통합특별시

◇'서류상 계획'뿐인 개통…차량 부족해 '지옥철' 예약

감사 결과 2호선 개통 계획은 처음부터 실현 불가능한 '장밋빛 청사진'에 불과했다. 감사 당시 기본계획상 1단계 개통 목표는 2026년이었지만, 일부 정거장 준공 예정일이 이미 2027년 2월로 잡혀 있는 등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상태였다. 2단계(2029년 개통 목표) 역시 일부 공구 유찰로 이미 2년 이상 지연됐지만 계획은 수정되지 않았다.

더 심각한 문제는 개통 후 시민들이 겪을 불편이다. 2022년 운전·운영보고서에 따르면 2호선 1단계 표정속도는 당초 계획대로인 시속 33.45㎞보다 느린 26.76㎞로 분석됐다. 5분 배차를 유지하려면 차량이 15편성에서 17편성으로 늘어야 하지만 다음해 기본계획 변경에 반영되지 않았다.

2단계 역시 운행시간이 늘어 배차간격을 4.5분으로 잡더라도 40편성이 필요한 것으로 검토됐다. 감사위가 실제 운행 시간을 적용해 분석한 결과 현재 계획된 31편성으로 운행 시 첨두시간대 차내 혼잡도가 약 201.2%에 이를 것으로 예측됐다.

이는 만원 상태(150%)를 훌쩍 넘어 승객들이 몸을 가누기 힘든 '지옥철' 수준을 의미한다. 그런데도 차량 추가 확보나 배차 간격 조정 등 대책은 전무했다.

◇ '줄줄 새는 혈세'…42억 과다지급, 28억 중복설계

공사비 관리는 '구멍' 그 자체였다. 1단계 6개 공구에서 보험료 등 간접공사비 42억 4300여 만원이 과다 지급되거나 계상된 사실이 드러났다. 이 중 6억 3800여 만원은 이미 지급돼 회수 조치가, 나머지 36억여 원은 감액 요구가 내려졌다.

설계 단계의 부실도 심각했다. 정거장 건축공사에서 승강장안전문과 벽체를 중복으로 계산하고 마감재 물량을 부풀리는 등 약 28억 5700만원이 과다 책정됐다. 2단계 공사에서도 차선도색, 지반 보강재 물량을 부풀려 15억여 원의 예산이 낭비될 뻔했다.

심지어 차량기지에서는 설치되지도 않은 냉난방기 등이 설치 완료된 것처럼 허위로 납품서가 작성되고 검사까지 통과된 사실도 적발됐다.

▲박금화 도시철도건설본부장이 2일 전남광주통합특별시청 광주청사 브리핑룸에서 지하철 2호선 1단계, 2단계 공사 기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2026.10.02ⓒ프레시안(김보현)

◇ 안전 무시 '눈 감고 시공'…구조물 침하에도 공사 강행

안전과 직결된 시공·감리 과정의 문제점도 드러났다. 1단계 5공구에서는 집중호우로 본선 구조물이 침하했음에도, 후속 대책 없이 주행면 콘크리트를 타설해 열차 주행 공간이 기준치보다 90㎜나 부족한 것으로 확인됐다. 자칫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아찔한 부실시공이다.

또한 차량기지 전차선 공사는 제대로 된 검측 서류 하나 없이 육안으로만 검사한 뒤 준공 처리했다가, 결국 높이가 맞지 않아 재시공해야 하는 어처구니없는 일도 발생했다.

감사위원회는 총 1097억 원에 달하는 설계변경을 추진하면서 계약심사조차 거치지 않은 도시철도건설본부에 '기관경고' 처분을 요구하는 등 강력한 조치를 주문했다.

이에 대해 도시철도건설본부 측은 "현실적인 개통 시기와 사업비, 열차 운행계획을 반영해 기본계획 변경을 추진하고, 과다 반영된 공사비도 모두 감액·정산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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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현

광주전남취재본부 김보현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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