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불법어선 잡는 해경, 중국산 바디캠에 단속정보 노출 우려

해경 바디캠 808대 중 중국산 110대…서해5도 특별경비단은 152대 중 64대 사용

▲서삼석 국회의원(영암·무안·신안)ⓒ

서해에서 중국 불법어선을 단속하는 해양경찰이 정작 중국산 바디캠을 별도의 보안성 검토 없이 사용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중국 불법조업 어선의 단속·나포 과정에서 확보한 영상에 해경의 현장 대응체계와 작전 관련 정보가 담길 수 있다는 점에서 보안 관리에 허점이 생겼다는 지적이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장인 서삼석 국회의원(영암·무안·신안)이 해양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해경 경비정 바디캠 사용현황'을 분석한 결과, 해경 경비정에서 운용 중인 바디캠 808대 가운데 중국산 제품은 110대로 확인됐다.

특히 중국산 바디캠은 중국 불법조업 어선의 출몰이 잦은 서해5도와 인천·태안·제주 등 주요 해역에 집중 배치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어선을 단속하는 현장에서 오히려 중국산 촬영장비를 사용하고 있는 셈이다.

해경은 2012년부터 경비정 바디캠을 운용해 왔지만 중국산 제품은 올해 처음 도입했다. 전체 중국산 장비 110대 가운데 100대가 서해5도와 인천·태안·제주 등 주요 해역에 배치됐다.

중국 불법조업 단속을 전담하는 서해5도 특별경비단의 상황은 더욱 두드러진다. 보유 바디캠 152대 가운데 64대가 중국산으로, 전체의 약 42%를 차지했다. 인천·평택·태안·제주 등에서 중국 불법조업을 단속하는 21개 함정에서도 중국산 바디캠을 사용하고 있었다.

목포해양경찰서 소속 3020함은 단속 과정에서 중국산 DJI 바디캠만 사용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서해 불법조업 단속 현장에서 중국산 장비 의존도가 확인되면서 장비의 보안성 검증과 관리체계를 서둘러 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문제는 장비 도입과 운용 과정에서 보안 검사가 한 차례도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해경에 따르면 해당 바디캠에는 LTE 등 자체 무선통신 기능은 없지만 와이파이를 통한 외부 통신이 가능하다. 그러나 무선설비 기준상 바디캠이 보안검사 대상에서 제외돼 있다는 이유로 도입 이후 별도의 보안성 검토를 실시하지 않았다.

해경의 '착용기록장치 운용 규칙'에도 보안 관련 사항은 마련돼 있지 않았다. 장비를 각 부서가 개별적으로 도입·관리하는 방식으로 운영되면서 보안성 검증을 의무화하는 통합적인 관리 기준도 미흡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해경은 이 같은 사실이 확인된 뒤 지난 12일에야 보안검사가 완료될 때까지 중국산 장비 사용을 중단하라는 공문을 발송했다. 장비를 도입해 운용하는 동안 보안 위험을 사전에 검증하지 못하다가 뒤늦게 사용 중단 조치에 나선 것이다.

미국은 국가안보 우려 등을 이유로 정부기관의 중국산 장비 사용을 제한하는 조치를 취해 왔다. 중국산 영상장비가 국가안보에 잠재적 위협이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서삼석 의원은 "중국 불법조업 단속 영상에는 우리 해경의 현장 대응체계와 단속 정보가 담기는 만큼 철저한 보안 관리가 필요하다"며 "보안 우려가 제기되는 중국산 장비를 별도의 검증 없이 사용하는 것은 심각한 보안 불감증이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재 운용 중인 바디캠의 통신·데이터 관리체계를 즉시 재점검하고, 바디캠 등 영상촬영장비를 도입할 때 보안 검토를 의무화하는 등 장비 보안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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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영서

광주전남취재본부 서영서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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