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과 갈등, 인공지능의 확산 속에서도 지켜야 할 가치를 묻는 인문학의 장이 안동에서 열린다.
‘제13회 21세기 인문가치포럼’이 오는 29일부터 31일까지 사흘간 안동국제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된다. 문화체육관광부와 경상북도, 안동시가 주최하고 한국정신문화재단이 주관한다.
올해 주제는 ‘흔들리는 세계, 변하지 않는 것들’이다. ‘기억과 기록’, ‘도시와 공동체’, ‘AI와 인간’ 등 세 가지 의제를 중심으로 30여 개 세션을 마련한다. 국내외 석학과 시민, 미래세대가 참여해 급변하는 사회에서 인문가치의 의미를 살피고 일상에서 실천할 방법을 논의한다.
첫날인 29일에는 이해인 수녀와 이병률 시인이 기조강연 ‘흔들리는 날, 서로에게 건네는 작은 위로’로 포럼의 문을 연다. 두 사람은 시와 편지에 담긴 기억과 사연을 나누며 어려운 시기를 견디게 하는 다정함과 서로의 곁을 지키는 마음에 관해 이야기한다.
주요 세션에서는 국제질서와 역사, 기술의 변화로 논의를 넓힌다. 윤영관 아산정책연구원 이사장 등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 갈등 속에서 평화와 공존을 위한 책임을 짚는다. 한국학자 마크 피터슨 등은 과거의 기록과 역사문화자원을 오늘의 관점에서 해석하고 미래세대에 전할 방안을 살펴본다.
‘AI와 인간’ 분야에서는 조승연 작가와 뇌과학자 장동선 박사, 김상균 경희대 교수 등이 참여한다. AI가 인간의 판단과 선택에 미치는 영향을 살피고 기술 발전 속에서도 지켜야 할 인간다움의 의미를 논의한다.
국제교류 프로그램도 마련된다. ‘동아시아 공명포럼’에는 서울대와 국립경국대, 베이징대, 도쿄대 교수와 학생들이 모여 각국의 문화와 경험을 나누고 동아시아의 공동 과제를 모색한다.
27개국 69개 도시·기관으로 구성된 세계인문도시네트워크(WHCN)는 두 번째 총회를 연다. 이번 총회에는 19개국 35개 도시·기관 대표단이 참석해 인문가치를 바탕으로 한 지속 가능한 공동체 조성과 협력 방안을 논의한다.
시민과 미래세대가 참여하는 프로그램도 다양하다. 차세대 인문리더 공모전과 독서토론회, 여행 유튜버 ‘희철리즘’과 과학 커뮤니케이터 ‘과학쿠키’ 등이 함께하는 인문 토크콘서트, 어린이 뮤지컬 ‘인싸가족’ 등이 진행된다.
행사장 광장과 로비에서는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아시아·태평양 지역목록에 등재된 ‘한국의 편액’ 실물 전시와 ‘K-인문 페스티벌’, ‘인문가치 플레이존’을 운영한다.
개막 전날인 28일에는 유교책판 이운행사 ‘기억의 행렬’이 열린다. 기탁자와 청소년, 시민 등 500여 명이 모각한 유교책판을 나눠 메고 한국국학진흥원 장판각에서 선성수상길을 거쳐 안동국제컨벤션센터까지 이동하며 기록유산을 지켜온 공동체의 노력을 되새긴다.
인근 한국문화테마파크에서는 ‘산성마을 잔칫날’이, 예끼마을과 선성현문화단지 일원에서는 ‘2026 예끼아트페어’가 열려 포럼 방문객에게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포럼은 31일 하회마을에서 열리는 폐회식과 선유줄불놀이로 마무리된다. 폐회식에서는 사흘간의 논의와 메시지를 담은 ‘안동선언문’을 발표할 예정이다.
권기창 안동시장은 “흔들리는 세계 속에서 변하지 않는 가치가 무엇인지 석학과 시민, 미래세대가 함께 묻고 답하는 자리”라며 “안동 곳곳에서 펼쳐지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인문도시 안동의 매력을 느껴보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포럼은 누구나 참여할 수 있으며, 공식 누리집을 통한 사전등록과 현장등록이 가능하다. 참가자에게는 도산서원과 한국문화테마파크, 세계유교문화박물관, 하회마을 무료입장 혜택이 제공된다. 다만 하회마을은 31일 무료입장 대상에서 제외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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