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는 말라죽고 맨발 산책로는 자갈밭…17억 들인 장흥 생태공원 '예산 낭비' 도마

장흥군, 공사 중지하고 어린이 놀이시설로 '계획 변경'…군의회 "부실 행정" 지적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장흥군 장흥읍 '탐진강 생태테마공원 조성' 현장에 식재된 능수홍도화가 까맣게 변해 있는 모습. 2026.10.21 ⓒ프레시안(강병석)

전남광주 장흥군이 관광인프라 구축을 위해 17억여 원을 들여 생태공원 조성을 추진했지만, 나무가 고사하고 공사가 중지되는 등 부실한 모습이 드러나 예산 낭비라는 지적이 나온다.

21일 <프레시안> 취재를 종합하면 장흥군의 '탐진강 생태테마공원 조성공사'는 총사업비 85억원 규모의 탐진강 생태테마파크 조성사업의 일환으로, 장흥읍 행원리 일원 약 3680평에 공원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군은 지난해 2월 실시설계 용역을 시작으로 17억여 원을 들여 맨발걷기 산책로와 교목 373주, 전망대, 조형물, 잔디공원 등을 조성하기 위한 공사를 지난 6월 착수했다.

이 공원은 오는 31일 완공될 예정이었지만, 준공 10일을 앞둔 21일 찾은 현장은 공사가 마무리되지 않은 채 어수선한 모습이었다.

조경수로 심은 능수홍도화 149주 중 일부는 까맣게 변해 말라죽어 있었고, 주변에는 고사한 나무들을 뽑아 쌓아놓은 채 방치돼 있었다.

당초 들어서기로 한 전망대는 설치되지 않았으며, 지난해 12월 제작이 완료된 조형물도 포장에 덮어져 1년 가까이 놓여 있는 상태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장흥군 장흥읍 '탐진강 생태테마공원 조성' 사업 현장의 모습 2026.10.21 ⓒ프레시안(위정성)

잔디공원 예정지에는 잔디조차 심어져 있지 않았고 흙더미는 무덤처럼 곳곳에 쌓여 있었다. 식재할 예정이었던 수국과 관상목들은 현장 한쪽에 방치된 채 관리가 되지 않은 모습이었다.

주차장을 포함한 입구는 공사가 마무리되지 않아 비포장도로처럼 울퉁불퉁했고 공원의 주요 콘텐츠였던 맨발걷기 산책로에는 비로 인해 모래가 유실된 곳도 있었다. 일부 구간은 맨발로 걸을 수 없을 만큼 자갈과 돌이 드러나 있었다.

많은 예산을 들이고도 나무가 죽고 공원 곳곳이 정비되지 않은 모습을 띄자, 군의회에서도 지적이 잇따랐다.

황호연 장흥군의회 부의장은 "사전에 식재된 나무가 조건에 잘 맞는지 볼 필요가 있는 것 같다"며 "장흥군의 예산이 녹록지 않고 매우 어려운 상황에서 예산 낭비의 표본이 되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지적했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장흥군 '탐진강 생태테마공원 조성 사업' 현장에 포장된 채 방치된 조형물. 2026.10.21 ⓒ프레시안(강병석)

이에 대해 장흥군은 나무 고사에 따른 보완을 위한 추가 작업 대신 민선 9기 들어 새롭게 제안된 어린이 놀이시설 추가 검토를 위해 지난 8월 공사를 중지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군의 계획과 달리 어린이 놀이시설 추가에 쓸 수 있는 사업비는 넉넉하지 않은 상황이다. 군은 아직 시공하지 않은 시설 일부와 고사한 나무의 식재 금액 등을 설계변경으로 조정한 예산으로 공원 조성을 마칠 구상이지만, 그 금액이 1억 5000여 원 밖에 되지 않는다.

이에 따라 기존 시설 계획도 일부 축소됐다. 광장은 어린이 놀이시설 등에 맞게 바꾸고, 주차장은 예산 부족으로 포장 대신 쇄석을 깔아 다진 뒤 활용할 계획이다.

군 관계자는 "전문가를 통해서 설계를 했지만 나무들이 너무 많이 고사해 미숙한 점이 있었다"며 "죽은 나무를 새로 심는 대신 설계를 변경해 확보한 돈만큼 놀이시설을 설치하는 등 최소한의 예산이 드는 방법으로 사업을 보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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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정성

프레시안 광주전남취재본부 위정성 기자입니다

강병석

광주전남취재본부 강병석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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