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돌려차기' 사건 가해자의 보복 협박 혐의 항소심에서 재판장이 피해자에게 '언론 플레이'를 했다고 발언해 논란이 인 가운데, 최수환 부산고등법원장이 해당 발언에 대해 "징계 사유까지는 안 되지 않느냐"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피해자가 상처를 입은 데 대해서는 유감을 표했다.
최 고법원장은 20일 대구고법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부산고법·대구고법 및 산하 지법 대상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김동아 의원이 해당 재판장의 징계를 청구할 의향이 있는지 묻자 "내용을 살펴본 결과, 징계 사유까지는 안 되지 않느냐, 그런 조심스러운 의견을 갖게 됐다"고 답했다.
앞서 부산고법 형사2부(박운삼 부장판사)는 지난 9월 9일 '부산 돌려차기' 사건 가해자의 보복 협박 혐의 항소심 공판에서 피해자의 언론 활동을 두고 "피해자 역시 재판 과정에서 상당히 언론 플레이가 있었지 않으냐", "이 사건이 왠지 정치화되는 느낌이 든다"고 발언해 논란을 빚었다. 당시 재판부는 가해자가 수감 중 한 보복성 발언이 제3자를 통해 피해자에게 전달되도록 할 의도가 있었는지 등을 심리한 바 있다.
김 의원은 이날 "재판장이 재판 결론을 내리기도 전에 본인의 심정을 말하면서 협박성 발언에 대해 '겁먹을 내용이 아니지 않느냐', '언론 플레이를 하지 않았느냐'고 마치 피해자를 탓하는 듯한 발언을 한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해자가 법적 절차 내에서 본인의 억울함을 해결하지 못하자 언론에 호소한 것이 정치는 아니지 않느냐. 언론 플레이도 아니다"라며 "충분히 2차 가해에 해당한다고 생각하고, 법원 내에서도 충분한 징계가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고 비판했다.
이에 최수환 부산고등법원장은 "기관장으로서 경위가 어떻든 간에 피해자께서 마음에 상처를 입은 점에 대해서 깊은 유감의 말씀을 드리겠다"고 밝혔다. 다만 재판장의 징계 필요성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을 유지했다.
김 의원이 징계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이유를 묻자 최 원장은 "전체적인 흐름을 보면 재판장께서 선의로, 좋은 의도로 시작한 것이었다"며 "증인신문 과정에서 그런 특정 언급(언론 플레이)이 나온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김 의원이 해당 판단을 두고 법원 내부에서 논의했는지 묻자 최 원장은 "회의는 한 적이 없다"며 개인적인 판단이라는 취지로 답했다.
김 의원은 재차 성폭력 사건에서 2차 가해를 판단하는 기준을 물었다. 최 원장이 "잘 모르겠다"고 답하자 김 의원은 "법원장으로서 그걸 모르시느냐"고 질타했다.
김 의원은 "가해자 입장에서 판단하는 게 아니라 피해자 입장에서 판단하는 것 아니냐"며 "판단을 내리기 전에 피해자 의견을 청취하거나 피해자가 느꼈을 모욕감 등을 판단 기준으로 삼으셔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구지법 국감에서는 5.18 민주화운동을 '폭동'이라고 표현한 온라인 글 작성자에게 무죄를 선고한 판결에 대해 여권 의원들의 질타가 나오기도 했다. 앞서 대구지법 형사항소 2-3부는 지난 16일 '5.18은 폭동'이라는 취지의 글을 쓴 40대 남성에게 벌금 100만 원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했다. 이 남성의 글이 '허위 사실'이라기보다는 '의견 표명'이라는 취지였다.
이에 대해 "전두환 회고록에 담긴 '5.18 폭동' 표현에 대해 대법원이 허위 사실로 판단해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했다"(민주당 김용민 의원)이라며 대법원 판례에도 어긋난다는 지적이 나오자, 윤종구 대구고법원장은 "2심 판결이 최종 판결은 아니기 때문에 대법원에서 최종적으로 판단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이날 광주고법에서 열린 광주고법·대전고법 등 국감에서는 광주 고교생 살해범 장윤기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한 광주지법 형사13부의 판결에 대해 여야 모두 비판을 쏟아냈다. '무기징역이 아닌 사형을 선고했어야 한다'는 취지다.
민주당 소속 서영교 법사위원장은 "사형을 선고했어야 한다. 집행은 별개의 문제"라고 했고, 같은 당 원로 박지원 의원도 "국민 10만 명이 엄벌을 탄원한 만큼, 2심은 그런 정서를 충분히 감안해 달라"고 촉구했다. 국민의힘 중진 윤상현 의원도 "1심 재판부는 '가석방 없이 영구히 수감시킬 수 있다'는 판결을 했지만 (현행법상) '가석방 금지'는 구속력이 없지 않은가"라고 질타했고, 곽규택 의원은 "무기징역 선고 후 피해자 어머니가 절규하는 모습을 봤다"며 "양형에 유족 진술이 충분히 반영됐나"라고 따져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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