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서 학생·노동자 80만명 시위…'노란조끼' 재현될까

'교육환경 개선' 고교생 시위가 '고물가 항의' 대중 시위로 번져… 방화·약탈 등 혼란도

지난달 교육환경 개선을 요구하며 시작된 프랑스 고등학생 시위가 물가 급등에 항의하는 대규모 대중 시위로 번지며 내년 대선을 앞둔 프랑스에서 8년 전 에마뉘엘 마크롱 행정부를 흔들었던 '노란조끼' 시위 양상이 재등장할지 주목된다.

<AFP> 통신, 영국 일간 <가디언> 등을 보면 17일(현지시간) 프랑스 전역에서 고물가에 항의하는 시위가 열려 내무부 추산 55만 명, 프랑스 주요 노동조합 노동총연맹(CGT) 추산 80만 명이 참여했다.

시위 참여자들은 연료 및 식품 가격을 포함한 생활비 급등에 대해 정부에 불만을 표출했다. <AP> 통신을 보면 고등학생 딸과 함께 시위에 참여한 파리 서쪽 교외 출신 소니아 마브룩(40)은 공공서비스 방치와 같은 "잘못되고 있는 모든 것"에 항의하기 위해 거리로 나왔다고 밝혔다. 2018년 유류 가격 인상으로 촉발돼 대규모 반정부 시위로 번졌던 노란조끼 시위에도 참여했던 그는 "늘 가난한 사람들을 지갑을 털고 부자들에겐 호의적인 정책"을 비판했다.

노동총연맹은 시위를 지지하며 "임금 및 연금 인상, 낮은 물가, 국민 필요를 충족하는 공공서비스 보호"를 주장했다.

프랑스24 방송을 보면 50살 배우 아녜스는 "기후, 경제, 평등" 문제에 대해 정부에 항의하기 위해 시위에 참여했다고 밝히는 등 시위가 광범위한 반정부 시위로 확장할 조짐이 드러나고 있다.

<AP>는 이날 시위 현장에서 많은 참여자들이 2018년 노란조끼 시위를 상징하는 형광 노랑 조끼를 입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노란조끼 운동은 17일 "노란색과 젊은이들" 시위를 촉구한 바 있다.

프랑스에 기반을 둔 유로뉴스를 보면 노란조끼 운동 쪽에서 온 시위 참여자 제시카는 "부를 재분배 해 모두가 어려움 없이 한 달을 살 수 있도록 보장해야 한다. 우리 아이들이 양질의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보장해야 한다. 인구 80%가 제기하는 요구를 분리된 운동으로 치부하기보단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파리 등에서 수십 만 명이 평화로운 거리 행진을 벌였지만, 일부 현장에선 시위를 틈탄 공공건물 방화, 상점 약탈 등 폭력 및 일탈 행위가 속출했다. 중서부 리모주에선 방화로 시청이 불탔고 남부 마르세유에서도 시위대가 시청으로 난입했다.

<AFP> 기자들은 파리에서 6명 정도씩 무리 지어 마스크와 장갑을 착용한 젊은 남성들이 보안카메라 전원을 끄고 창문을 부수며 상점에 침입하는 조직적 약탈을 목격했다. 마르세유, 니스, 낭트, 보르도, 릴 등 여러 도시에서 슈퍼마켓, 약국, 의류 판매점 약탈이 일어났다.

로랑 누녜스 프랑스 내무장관은 17일 시위 관련 1800명 이상이 체포됐고 경찰, 소방관 500명 이상이 다쳤다고 밝혔다.

마크롱 대통령은 소셜미디어(SNS)에 "파괴 행위를 벌이거나 관공서나 상점을 공격하거나 약탈을 벌인 자들은 기소돼 처벌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당국의 과잉 진압도 재차 도마에 올랐다. 영국 BBC 방송에 따르면 남동부 생데티엔에서 한 젊은 남성이 시위 진압용 수류탄 탓에 손을 잃었다고 이 도시 시장이 밝혔다. 이달 초 북부 랑스에서 진압용 수류탄에 의해 15살 소년의 손이 절단된 뒤다.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볼테르 대로에서 시민들이 고물가 항의 시위를 벌이며 행진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17일(현지시간) 프랑스 전역에서 고물가에 항의하는 대규모 시위가 벌어진 가운데 중서부 리모주 시청이 방화로 불타고 있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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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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