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 '원외 국감' 나서…"의석이 없지 입이 없나"

양경규 "극단적 정쟁에 국감 본연 기능 약화"…2028년 원내 복귀 노린다

정의당이 2024년 총선에서 원내 의석을 잃은 이후 처음으로 자체적인 '원외 국정감사'에 나섰다. 정의당 양경규 대표는 여야의 극단적인 정쟁으로 국정감사 본연의 기능이 약화하고 있다며 "우리가 의석이 없지 입이 없는 건 아니기 때문에" 국민의 삶과 직결된 질문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양 대표는 16일 KBS 라디오 <전격시사>에 출연해 정의당이 원내 정당으로 활동하며 축적한 정책 자료와 질의를 활용할 필요가 있다며 "이것을 썩힐 수는 없는 거 아니냐"고 원외 국감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한 정치 세력이 원 밖에서 이렇게 종합적으로 질문하고 종합적으로 얘기하는 것은 처음"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양 대표는 최근 국정감사가 여야의 정치적 공방에 치우치면서 본연의 기능이 약화하고 있다고도 지적했다. 그는 "정치적 이익을 편취하기 위해서 사람에게 망신을 주거나 호통을 치거나 이런 일들은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라며 과거에 비해 실질적인 질의의 비중이 줄어들고 있어 "아쉬운 점이 훨씬 더 많아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정의당이 추진하는 '원외 국감'은 국회 의석이 없는 정당이 공식 국정감사에 직접 참여하는 대신, 국회의 감사 일정에 맞춰 시민사회의 의견을 수렴하고 피감기관별로 정책 질의를 제기하는 방식이다.

정당이 국정감사 기간에 국회 밖에서 장외투쟁이나 정부 비판 활동을 벌인 전례는 적지 않다. 그러나 기존의 장외투쟁이 주로 집회와 정치적 구호를 통해 정부·여당을 압박하는 방식이었다면, 정의당은 개별 정부기관에 정책 질의를 제기하고 답변을 요구하는 방식으로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법적인 감사 권한은 없지만, 국회 밖에서도 정부 정책과 행정을 감시하고 국감장에서 충분히 다루지 못한 민생 현안을 공론화하겠다는 취지다.

정의당은 이번 '원외 국감'에서 노동·주거·금융·교육·공공복지 등 민생 현안에 집중하고 있다. 국회 상임위원회별 감사 일정에 맞춰 매일 오전 시민사회 의견을 반영한 질의를 발표하고, 실제 국정감사를 모니터링한 뒤 오후에는 '오늘 국회가 놓친 질문들'을 공개하는 방식이다. 질의 내용은 정의당 홈페이지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알리고 있다.

피감기관에서 답변이 오면 이를 공개하고, 답변하지 않는 기관에는 직접 면담을 요청하거나 공문을 보내 후속 대응을 촉구한다는 계획이다. 국감 종료 이후에는 질의와 모니터링 결과를 종합한 보고서도 발간할 예정이다.

정의당은 특히 배달 플랫폼 기업의 불공정한 거래 구조를 문제 삼았다. 양경규 대표는 플랫폼이 거래 조건을 정하면서 "비용과 위험을 점주와 라이더에게 전가하고 있는 문제가 가장 큰 문제"라며 플랫폼 노동자의 노동자성을 인정하고 노동기본권과 교섭권을 법적으로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의 미래대응기금 구상에 대해서도 비판적인 입장을 밝혔다. 양 대표는 기업 지원보다 긴급복지와 자영업자 부채, 공공교통 등 민생 분야에 재정을 우선 투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별도의 기금을 조성하기보다 정부 예산에 구체적인 사업과 재원을 명시해 편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도 내놨다.

이재명 대통령이 언급한 공공임대주택 매입 확대 방안은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정책 추진 방식에는 의문을 제기했다.

양 대표는 "이재명 대통령이 정말 오랜만에 좋은 정책을 냈다고 생각한다"며 공공임대주택 매입 확대 방향에 공감했다. 다만 "이게 정부의 공식적인 정책 발표로 이루어진 게 아니라 이 얘기가 나온 건 대통령의 SNS였다"며 부처 간 협의와 구체적인 예산 편성을 통한 정책 추진을 주문했다.

이어 추가 세수가 발생할 때만 공공임대주택을 확대하는 방식에는 한계가 있다며 "주거권 보장은 국가가 지속적으로 책임져야 되는 문제"라고 강조했다.

다만 원외 국감이 실제 정책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는 과제로 남는다. 정당 차원에서 질의를 제기하더라도 국회 국정감사와 달리 공식적인 자료 제출 요구권이나 답변을 강제할 권한이 없기 때문이다.

양 대표는 원외 국감의 후속 구상으로 시민사회와의 협력을 확대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그는 올해 원외 국감을 통해 질의와 답변 결과를 축적하고, 내년에는 시민사회가 직접 참여하는 '시민의회' 형식의 국감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원외 국감을 통해 국회 밖에서도 정책 의제를 제기하고 있는 정의당의 과제는 결국 원내 복귀다. 양경규 대표는 2028년 총선을 앞두고 진보정당의 연대와 통합이 필요하다는 입장도 밝혔다.

양 대표는 "2028년에 정의당이 혹은 진보 정당이 원내에 복귀하지 못하면 그냥 한 번 선거에 실패하는 게 아니라 8년을 원외에 있게 된다"며 "정치 세력으로서는 사실 치명적인 일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총선 패배 원인에 대해서는 "결국 국민에게 소통하는 우리의 의제가 불분명했다"며 "시대를 앞서가고 시대의 비난을 두려워하지 않는 진보 정치의 의제, 정신을 과감하고 분명하게 내는 데 주저했다"고 자성했다.

양 대표는 노동당·녹색당·정의당 등 진보정치 세력의 재편 필요성을 거론하며 "적어도 2028년 총선에서 국민에게 선택지를 여러 개 주는 진보 정치는 지금의 현재 진보 정치의 역할과 의무를 생각해 볼 때 바람직하지 않은 일"이라고 강조했다.

▲ 양경규 정의당 대표가 선출되고 나서 당원과 지지자들이 환호하고 있다. ⓒ정의당

구글에서 프레시안을 더 자주 만나기

안녕하세요. 프레시안 이현지 기자입니다.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