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6년 하계올림픽 유치 경쟁국들이 국내 후보 선정과 기존 시설 활용, 국제대회 개최 준비를 통해 경쟁력을 구체화하고 있다. 독일은 연방대통령과 올림픽체육연맹 회장이 국내 후보 선정 결과를 생방송으로 발표했고, 카타르는 유치위원회를 구성해 시설과 운영 역량을 적극 알리고 있다.
서울시와 공동개최 방안을 협의 중인 전북특별자치도 역시 양측의 긍정적인 입장을 경기 배치와 선수촌·수송계획, 재정 분담을 담은 실행계획으로 신속히 연결해야 하는 시점이라는 지적이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지난 6일 공식 홈페이지에 공개한 개최지 선정 로드맵에 따르면 한국과 독일, 카타르, 인도, 남아프리카공화국, 헝가리, 튀르키예 등 7개국이 2036년 대회 개최를 위한 ‘지속 대화’에 참여하고 있다. 이들은 오는 11월 미래유치위원회에 개최 구상을 발표하고 IOC는 내년 3월 후보를 압축해 ‘전략 대화’ 진입 대상을 정할 예정이다.
독일, 국가적 추진 의지에 주민 동의·압축된 개최안 결합
독일사격연맹이 지난달 27일 홈페이지에 게재한 독일올림픽체육연맹(DOSB) 자료에 따르면 독일은 9월 26일 뮌헨을 올림픽·패럴림픽 국내 유치 후보로 선정했다. DOSB 임시 회원총회에서 뮌헨은 91표를 얻어 50표를 받은 쾰른·라인루르를 제쳤다.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연방대통령과 토마스 바이케르트 DOSB 회장은 바덴바덴의 쿠어하우스에서 독일 공영방송 제1채널의 스포츠 프로그램 생방송을 통해 결과를 발표했다.
바이케르트 회장은 "뮌헨과 함께 국제 유치 경쟁에 나서는 새로운 단계가 시작됐다"고 밝혔다. 슈타인마이어 대통령도 올림픽 유치를 "국가 전체의 기회"로 평가하면서 "공동의 과제로 추진하자"는 뜻을 밝혔다.
바이에른주 정부가 지난달 8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뮌헨 주민투표에서는 투표자의 66.4%가 올림픽 유치에 찬성했다. 주 정부는 하나의 선수촌을 중심으로 짧은 이동 동선을 만드는 개최 구상도 제시했다. 경기장의 약 90%가 반경 30㎞ 미만에 위치한다는 설명이다. 이는 독일 측 계획에 제시된 수치다.
뮌헨의 준비는 국내 후보 선정과 주민 동의, 선수 중심의 공간계획을 함께 제시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전북·서울 공동개최안 역시 기존 시설 활용에 따른 비용 절감과 선수의 지역 간 이동 부담을 함께 검토해야 한다.
카타르 “스포츠 인프라 95% 확보”…짧은 이동·기존 시설 활용 강조
카타르올림픽위원회(QOC)는 지난해 7월 공식 발표를 통해 IOC와의 대화 참여를 확인하고 유치위원회 구성을 알렸다. 셰이크 주안 빈 하마드 알사니 위원장은 대회 개최에 필요한 스포츠 인프라의 95%를 갖췄으며, 모든 시설의 준비를 완료하기 위한 종합적인 국가 계획이 있다고 밝혔다. 다만 ‘95% 확보’는 카타르 측의 자체 평가로, IOC가 인증한 준비율은 아니다.
QOC가 최근 홈페이지에 게재한 발표문에 따르면 파티마 술탄 알쿠와리 유치 총괄 책임자는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기간 현지 카타르 홍보관에서 언론 간담회를 열고 도하의 경쟁력을 설명했다.
그는 2022년 월드컵을 통해 축적한 시설과 운영 경험을 강조했다. 기존 경기장 활용으로 신설 부담을 줄이고, 짧은 이동시간을 통해 선수의 휴식과 회복을 돕겠다는 구상이다. 시설 사후 활용과 전문 인력의 경험 전수도 주요 요소로 제시했다.
인도, 영연방경기대회 확보…국제대회로 개최 역량 입증 추진
인도 정부 공보국이 지난해 11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아메다바드는 2030년 영연방경기대회 개최지로 공식 확정됐다. 인도 정부는 국제대회 개최와 스포츠 행정 개혁을 2036년 올림픽 준비에 연결하고 있다.
라구람 아이어 인도올림픽협회 최고경영자는 지난 7일, 로이터 인터뷰에서 올림픽 유치를 스포츠 강국으로 발전하기 위한 과정으로 설명했다. 협회는 2028년까지 15개 도시에서 65개 국제대회를 개최하는 목표를 제시했다. 로이터는 스포츠 행정 갈등과 도핑 문제, 최근 종합대회 개최 경험의 부족을 인도가 해결해야 할 과제로 짚었다.
남아공, 정부가 유치 추진 확인…아프리카 최초 개최 명분
남아공 정부는 올해 체육·예술·문화 부문 예산 관련 발표에서 정부와 올림픽위원회가 2036년 하계올림픽 유치 준비를 계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체육·예술·문화부는 최근 케이프타운의 2028년 스포츠어코드 총회 개최도 발표했다. 올림픽 개최권 확보와는 별개지만 국제 스포츠계와 접촉을 확대할 기회다.
'가디언'은 지난 6일 케이프타운과 요하네스버그, 더반 등을 활용하는 분산 개최 가능성을 보도했다. 유치에 성공하면 근대 올림픽 역사상 아프리카 최초의 하계올림픽이 된다. 다만 최종 개최 배치와 도시 간 이동, 재정계획은 검증해야 할 사항이다.
서울 공동개최 긍정 기류…전북, 기본합의와 승인 일정 구체화해야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7일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전북의 공동개최 제안'을 수용할 의사를 밝혔다. 다만 개최권을 확보할 수 있는 공동개최 형태를 충분히 검토해 제안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원택 전북도지사도 입장문을 통해 "서울시와 국제 경쟁력 강화 방안을 지속적으로 협의하고, 실무진 차원에서 구체적인 사안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양측의 긍정적인 입장을 실행 가능한 개최안으로 연결하려면 종목별 경기·숙박·훈련 배치와 재정 책임을 정리해야 한다. 서울의 기존 시설을 활용하는 이점이 선수의 장거리 이동 부담으로 상쇄되지 않도록 종목별 생활권을 구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달 31일은 IOC가 제시한 신규 유치 희망자 참여 마감일이다. 이미 참여 중인 한국의 공동개최 최종안 제출 기한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11월 발표가 예정된 만큼, 개최계획 변경 요건과 국내 승인 일정을 신속하게 확인하고 서울과의 기본합의를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
이와 관련해 국내 올림픽 관련 최고 전문가로 손꼽히는 윤강로 국제스포츠외교연구원 원장이 지난 12일 "IOC가 2036 하계올림픽 유치경쟁 로드맵을 발표했다"며 "올해 10월 31일까지 IOC에 기존의 전북(전주)을 서울-전북(전주)으로 한국 유치후보 명칭을 반드시 송부하고 확인받아야 한다"고 긴급 요청했다. 그는 "대한체육회(KSOC)가 단일안건 긴급이사회 개최(서면결의 등)로 서울-전북으로 변경하고 사전에 IOC에 10월 31일 이전에 공식 통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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