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어촌 산업의 거점인 농공단지 10곳 중 7곳이 인구감소지역에 자리 잡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더불어민주당 박희승 의원(남원·장수·임실·순창)은 의원실 전수 분석 결과를 공개하고, "노후화와 지방소멸의 이중 위기에 놓인 농공단지가 정부 산업단지 지원에서는 사각지대에 머물러 있다"고 지적했다.
농공단지는 1983년 「농어촌 소득원 개발 촉진법」 제정으로 도입돼 40년 넘게 농어촌 산업의 핵심 인프라 역할을 해 온 제도다. 2025년 4분기 기준 전국에 485개 단지가 지정돼 8,616개 기업이 입주해 있는데, 이 가운데 319개(약 66%)가 착공 후 20년 이상 지난 노후 산단이다. 농어촌 인구 유출과 시설 노후화, 지원 인프라 부족이 겹치며 단지 경쟁력은 계속 떨어지고 있다.
농공단지가 어디에 서 있는지는 숫자가 말해 준다. 박희승 의원실이 산업입지정보센터의 전국 산업단지 통계(2026년 8월 기준 농공단지 486곳)와 행정안전부 인구감소지역(89곳, 2021년 지정) 명단을 전수 대조한 결과, 농공단지 331곳(68.1%)이 인구감소지역에 소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북이 60곳 중 49곳(82%)으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고, 전남광주 74%, 경북·경남 각 72%, 강원 68%, 충남 65% 순이었다. 농공단지 정책이 곧 지방소멸 대응 정책인 이유다.
문제는 지원의 사각지대다. 스마트그린산단, AX(인공지능 전환) 실증산단, 노후산단 경쟁력강화사업 등 산업단지 대상 주요 지원사업들은 농공단지를 배제하지는 않지만 우대하지도 않는다. 규모와 역량에서 국가·일반산단과 경쟁이 되지 않는 농공단지는 공모형 지원사업에서 번번이 밀려나, 사실상 정책 지원에서 소외돼 왔다는 것이 박 의원의 지적이다. 지원이 필요한 곳일수록 지원에서 멀어지는 역설이 벌어지고 있는 셈이다.
전북의 사정은 더 절실하다. 전북의 산업단지 91곳 중 60곳(65.9%)이 농공단지로 그 비중이 전국에서 가장 높은 데다, 그 농공단지의 82%가 인구감소지역에 있다. 박 의원의 지역구인 남원(7곳)·장수(3곳)·임실(5곳)·순창(5곳)에만 20곳의 농공단지가 있는데, 네 시군 모두 인구감소지역이다. 농공단지의 소외는 곧 전북처럼 농촌 비중이 큰 지역의 소외로 직결되는 구조다.
이에 박 의원은 산업단지 관리를 전담하는 한국산업단지공단에 두 방향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하나는 기존 지원사업 안에서의 형평이다. 스마트그린·AX 실증·노후산단 경쟁력강화 등 기존 사업의 선정·배분 과정에 농공단지 우대 장치를 두어, 대도시 산단과의 공모 경쟁에서 농공단지가 구조적으로 밀려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농공단지 맞춤형 지원 경로의 신설이다.
농공단지 개발·운영 통합지침에 따라 중소벤처기업부·농림축산식품부·해양수산부도 입주기업을 지원할 수 있는 만큼, 산업통상부와 공단이 부처별 지원을 묶어 연계하는 조정 역할을 맡아 농공단지 전용의 활성화 프로그램을 설계해야 한다는 것이다.
박희승 의원은 "농공단지는 지방소멸을 막는 방파제인데, 지원은 대도시 산단만 바라보고 있다"며 "균형성장의 온기가 농촌의 작은 공단까지 닿도록 농공단지의 몫을 반드시 챙기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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