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도 젤렌스키에 뿔났다…"우크라, 새 대통령 뽑아라" 공개 저격, 왜?

美, 러시아 제재 일시 해제하고 디젤 들여오기로 결정…젤렌스키 "공정하지도, 정직하지도 않아" 트럼프 비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교체하고 전쟁을 끝낼 수 있는 새로운 지도자를 선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러시아에 대한 정유 시설을 공격하지 말라고 주문했지만 이를 수용하지 않자, 러시아산 디젤(경유) 수출을 허용한 이후 나온 발언이다.

10일(이하 현지시간)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젤렌스키는 이 전쟁을 여러 번, 정말 수없이 많이 끝낼 수 있었지만 그러지 않기로 선택했다"며 "이제 우크라이나에 새로운 대통령이 필요할 때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고 미 일간지 <워싱턴포스트>등 미국의 주요 매체에서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그에게 '원하는 대로 하되 (러시아의) 디젤 연료 시설은 건드리지 마라. 대규모 공급 부족이라는 심각한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런데 그가 어떻게 했나? 디젤 연료 시설을 타격했다"라고 말했다.

그는 젤렌스키 대통령이 "전 세계에 문제를 일으키려 한다. 우리 농부와 목축업자들에게도 문제를 일으키려 하고 있다. 러시아가 전 세계 디젤 연료의 상당 부분을 공급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당장 공격을 멈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8일 트럼프 대통령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트루스소셜'의 본인 계정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통화했다면서 "러시아와 즉시 30만 톤의 디젤을 미국과 세계시장에 공급할 것을 합의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11월 중에 50만 톤, 이후 100만 톤의 러시아산 경유가 미국에 공급될 것이라면서 "러시아가 자국 디젤 정제시설의 상황에 따라 이후 300만 톤의 디젤유를 인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디젤 거래와 관련해 러시아에 대한 제재도 내년 4월까지 기한으로 일시 해제했는데, 이는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미국 내 연료 가격을 낮추기 위한 일환으로 분석된다. 신문은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달 중간선거를 앞두고 디젤 가격 문제에 집중해 왔는데, 여론조사에서 유권자들은 높은 생활비를 가장 큰 우려 사항으로 꼽고 있다"라고 전했다.

미국과 러시아 간 합의에 우크라이나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9일 미국 매체 <액시오스>와 전화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결정이 "공정하지도 정직하지도 않다"면서 "마치 푸틴을 위한 생일 선물처럼 보인다. 정말 최악의 상황"이라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달 초 실제 생일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매체에 스티브 위트코프 트럼프 대통령 특사가 몇 가지 구상을 가지고 있다며 만나자고 해서 논의 시작했는데, 러시아와 디젤 거래에 대한 사안이 테이블에 올라와있다는 암시조차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8일 트럼프의 발표가 있기 한 시간 전에 플로리다에서 위트코프 특사 및 트럼프의 사위인 제러드 쿠슈너 등과 회담 중이던 우크라이나 측 협상단으로부터 트럼프와 푸틴의 통화 소식을 전해들었으며, 러시아에 대한 미국의 제재와 관련해 조만간 발표가 있을 수 있다고 언급했으나 구체적인 내용은 없었다고 전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겨울철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내 에너지 시설에 대한 공격을 중단하는 합의의 일환으로 미국이 러시아 에너지 제재가 완화된다면 이를 지지했을 것이지만 그렇지 않다면서 "트럼프가 얻은 게 무엇인가? 디젤을 더 확보한다는 것인가? 미국인들을 위해 러시아산 디젤을 더 들여온다는 건가? 이는 세계의 나약함을 보여주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결정은 우리에게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더 나쁜 점은, 이 결정이 미국인들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도 젤렌스키 대통령은 "상황은 간단치 않다. 우리에겐 미국이 필요하다. 이 전쟁을 멈추기 위해 노력해 줄 미국이 필요하다"라고 말해 미국과 관계를 더 악화시키지는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 2025년 2월 19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 촬영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왼쪽)과 18일 미국 플로리다주 팜비치에서 촬영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모습.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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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남북관계 및 국제적 사안들을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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