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포항가속기연구소의 X선 자유전자레이저(PAL-XFEL)가 40여 년간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던 페니실린 생합성 과정의 핵심 반응 메커니즘을 규명하는 데 기여했다.
영국 옥스퍼드대학교 패트릭 라베 박사가 이끄는 국제 공동연구팀은 PAL-XFEL을 비롯한 세계 주요 가속기 연구시설을 활용해 페니실린 생성 과정에서 일어나는 분자 구조 변화를 관측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9일 국제학술지 ‘네이처 카탈리시스(Nature Catalysis)’에 발표됐다.
연구팀은 시분해 연속 펨토초 결정학(TR-SFX) 기법을 활용해 페니실린 생합성에 관여하는 이소페니실린 N 합성효소(IPNS)의 반응 과정을 분석했다.
기존 X선 결정학으로 포착하기 어려웠던 짧은 시간 동안의 분자 중간체와 구조 변화를 관측한 것이 핵심이다.
분석 결과, 페니실린의 핵심 구조인 베타락탐 고리가 형성되는 과정에서 황 원자가 효소 내부 철 이온과 일시적으로 분리됐다가 다시 결합하는 현상이 확인됐다.
효소 내부의 물 분자와 단백질 구조 변화도 반응을 조절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페니실린은 현대 항생제 시대를 연 대표적인 천연 항생제다. 그러나 자연계의 효소가 복잡한 화학 반응을 거쳐 페니실린의 핵심 구조를 만들어 내는 과정은 오랫동안 완전히 규명되지 않았다.
이번 연구는 이러한 반응을 원자 수준에서 이해할 수 있는 새로운 근거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번 성과는 PAL-XFEL뿐 아니라 미국 LCLS, 일본 SACLA, 영국 다이아몬드 광원(Diamond Light Source) 등에서 수행한 실험과 국제 협력을 통해 이뤄졌다.
초고속 X선 분석 기술과 각 연구시설의 전문성을 결합해 효소 반응의 순간적인 변화를 추적했다.
연구 결과는 효소의 작동 원리를 이해하고 새로운 촉매를 설계하는 데 활용될 수 있으며, 장기적으로 차세대 항생제와 신약 개발을 위한 기초 연구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PAL-XFEL에서 실험 준비와 빔타임 수행을 지원한 포항가속기연구소 박재현 박사는 “이번 성과를 계기로 PAL-XFEL을 활용한 국제 공동연구를 확대하고, 첨단 바이오를 비롯한 국가 전략기술 분야의 연구를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첨단 바이오 분야의 국가전략기술 확보와 항생제 내성 대응을 위한 기초 연구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특히 국제 공동연구를 통해 국내 바이오 원천기술 경쟁력 강화에 기여했다는 평가다.
구글에서 프레시안을 더 자주 만나기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