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 지지율이 지난달 18일 기자회견 이후에도 추세적 반등을 보이지 못하는 이유는 복합적이다.
지난 4월 '조작기소 특검법' 발의를 이 대통령과 관련된 형사재판의 공소취소와 연관시켜 보는 관점은 이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기존 기소 사건의 이송·처분에 관한 조항의 삭제'를 국회에 요청했음에도 끊이지 않고 있다.
'연임개헌' 이슈도 마찬가지다. 이 대통령이 "연임할 생각이 전혀 없다"고 천명했음에도 불구하고 '의심'은 끊이지 않는다. 국민의힘은 이 두 가지 문제를 어떻게든 이슈로 끌고 나가려 할 것이다.
조희대 대법원장과의 대법관 후보자 추천을 둘러싼 충돌이 헌법적 교착에 의한 이례적인 사안임에도 불구하고, 국민의힘은 이 대통령의 사법리스크를 위한 청와대의 과도한 행정권 남용이란 관점에서 보고 있다.
이 세 가지 사안이 모두 독립적인 별개의 이슈임에도 국민의힘은 일관되게 이 대통령 공소취소라는 고정된 시각에서 파악하고 있다. 그리고 이 대통령에게 '퇴임 이후 재판 재개' 할 것을 요구하고 있고, '공소취소'를 하지 않겠다고 선언할 것도 강요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2028년 총선까지 이 문제를 공세의 수단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이는 거대한 논리의 공백 앞에 서 있다.
우선 공소취소는 대통령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공소취소는 형사소송법에 규정된 법률 행위로서 "공소는 1심 판결 전까지 취소할 수 있다"는 조항에 근거하고 있다.
이는 검사의 권한이므로 대통령이 "공소취소를 하지 않겠다"는 말을 하는 순간, 직권남용이자 법률 위반이 될 가능성이 높다. 공소취소 포기를 선언하는 것은 형사소송법을 위반하겠다는 불법 선언에 다름 아니기 때문이다. 게다가 무리한 기소와 조작된 수사가 있었다면 법에 의해 공소취소 되는 건 당연하다. 결국은 대검 진상조사단의 진상조사를 보고 공소청이 결정할 일이다.
퇴임 이후 재판 재개 여부는 법원의 소관 사항이다. 대통령 재임 중에 대통령의 재임 중 불소추 특권을 규정하고 있는 헌법 제84조에 의하여 재판이 중지된 것이고, 퇴임 후 법원에 의해 공소 기각이 되지 않으면 당연히 재판은 열리게 되어 있다.
따라서 지금 대통령이 재판 재개를 선언하는 것도 헌법과 법률에 부합하지 않는다. 대법관 재청을 이 대통령 퇴임 후 열릴 재판의 최종심에서 유리한 판결을 받기 위해 '법관 쇼핑'을 하고 있는 것이라는 국민의힘의 주장도 무지의 극치다.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심판에서도 보수 성향의 헌법재판관들 모두 탄핵 인용에 동의했다.
국민의힘은 이재명 정권의 약한 고리를 시종일관 이 대통령의 사법리스크로 보고 이에 화력을 집중시키고 있다. 정권의 국정지지도의 하락이 이어진다면 더욱 기승을 부릴 것이다. 국정지지도의 추이는 지켜볼 일지만 국민의힘의 견강부회와 논리의 비약 및 생략으로 점철된 공세가 국민의힘을 지탱하는 동력이다. 장외 정치와 부정선거론, 징계 정치로 사퇴 요구에 직면했던 장동혁 대표의 사퇴론도 잠잠해졌다. 참으로 한국정치는 역동적이다 못해 반정치적이 아닐 수 없다.
더불어민주당과 여권도 이러한 오해를 불식시키도록 노력해야 한다. 조작기소 특검법에 '특검이 검찰로부터 이첩 받은 사건에 대해 공소유지(공소취소 포함) 업무를 수행한다'는 조항이 발단을 제공한 면이 있다. 그리고 여권 인사들의 임기 관련 발언이 이 대통령의 사법리스크를 겨냥하는 세력들에게 빌미를 준 면 또한 간과할 수 없다.
게다가 민주당의 '공소취소 의원 모임(공취모)' 역시 부적절한 것이었다. 평소 공소취소를 강하게 주장하고, 공취모의 공동대표였던 인물을 법무부 장관 후보로 지명한 것도 야당에게 명분을 준 면 부인할 수 없다. 집권진영 내부 균열 역시 국민의힘에게 공격의 동력을 제공하고 있다. 물론 국민의힘은 거의 모든 상황과 이슈를 이 대통령 사법문제로 연관시키려 할 것이다.
사법리스크는 어차피 헌법과 법률에 의해서 최종 판가름이 나겠지만, 역설적이게도 이는 정치로 풀어야 하는 문제이기도 하다. 정치와 법치의 조화에 의해 궁극적으로 해소될 수 있다. 헌법과 법률에 의거하는 헌정주의와 법치주의 역시 국민의 합의와 결단의 소산이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과 여권이 사법리스크를 의식하지 말고 국민 일반의 보편적인 집단지성을 의식하는 정치, 그게 결국 국정 지지도도 높이고, 리스크도 해소하는 길이다. 정치는 가능의 예술이고, 국민의 지지에 입각하는 종합예술이기도 하다. 이것이 '다수의 통치'와 '다수에 의한 지배'를 원리로 하는 민주주의의 묘미일 것이다. 물론 '다수의 횡포' 역시 극복해야 할 민주주의의 문제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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