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데이터센터 세제 심의 통과 '0건'…임대용 자산 제외 규정에 발목

지난해 국가전략기술 투자신고 45조 9057억, 25.7% 증가…AI 시설투자 심의 신청은 1건뿐

▲ 황정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AI 데이터센터 세제 지원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황정아 의원실

지난해 국가전략기술 투자 신고액이 46조원에 육박했지만 AI 데이터센터 시설투자로 세액공제 심의를 통과한 사례는 한 건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황정아 더불어민주당 의원(대전 유성구을,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이 10일 국세청 등에서 제출받아 공개한 자료를 보면, 2025년도 법인세 신고 기준 법인들의 국가전략기술 투자액은 45조 9057억원(잠정)이었다. 시설 등 투자가 32조 2808억원, 연구개발(R&D) 투자가 13조 6249억원이다.

전년 36조 5332억원보다 25.7% 늘었다. 시설투자는 17%, R&D 투자는 52% 증가해 연구개발 쪽 증가세가 세 배가량 가팔랐다.

투자가 늘어난 배경에는 세제 확대가 있다. 지난해 조세특례제한법이 개정되면서 2025년 1월 투자분부터 반도체 분야 세액공제율이 5%포인트 올랐고, AI 사업화시설인 데이터센터에 대한 세액공제가 새로 만들어졌다. 국가전략기술의 연구인력개발비 세액공제율은 중소기업 40%, 중견·대기업 30%이고, 사업화시설은 중소기업 25%, 중견·대기업 15%다. 반도체 사업화시설은 여기서 5%포인트씩 더 붙는다.

문제는 새로 만든 AI 데이터센터 공제가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황 의원실이 한국산업기술진흥원에서 받은 자료를 보면, 세액공제를 받기 위한 절차인 연구개발세액공제 기술심의를 통과한 인공지능 분야 시설투자는 0건이었다. 심의를 신청한 건수 자체가 2738억원 규모의 1건뿐이었고, 이마저 심의가 끝나지 않았다. 지난해 전체 시설투자 신고액의 1%에도 못 미치는 규모다.

업계는 공제 기준이 불분명한 것을 원인으로 본다. 현행 조세특례제한법은 통합투자세액공제 대상에서 임대용 자산을 빼고 있다. 그런데 AI 데이터센터는 서버 공간을 다른 기업에 빌려주는 코로케이션 방식으로 운영되는 경우가 많다. 수조원을 들여 시설을 지어도 임대용 자산으로 분류되면 공제를 받지 못할 수 있는 구조다.

심의를 통과하기 전에도 세액공제 신청은 가능해 실제로 지원을 받은 사례가 있을 수는 있다. 다만 국세청이 AI 데이터센터 세액공제 관련 통계를 따로 관리하지 않아 확인할 방법이 없다.

투자 규모를 감안하면 공백이 작지 않다. 산업계는 AI 데이터센터 구축에 1GW당 70조원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한다. 정부가 추진하는 3대 메가프로젝트의 18.4GW 규모를 맞추려면 1000조원 넘는 투자가 필요하다는 계산이다.

황 의원은 "AI 데이터센터는 과거 서버실 수준에서 벗어나 새로운 산업적·경제적 가치를 만들어내는 능동적 전략자산 'AI 팩토리'가 될 것"이라며 "세제 지원 확대가 투자를 견인해 온 만큼 AI 팩토리 세제 지원의 불확실성을 확실하게 걷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황 의원은 지난달 AI 데이터센터를 임대업으로 보는 현행 규정을 고치고 지능 토큰 생산에 대한 생산세액공제를 도입하는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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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상윤

세종충청취재본부 문상윤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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