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민석 경기교육감 "학폭 외압 의혹 감사 결과 유감"

감사원, "김승희 전 비서관 자녀 학폭 무마 의혹, 외압 단정할 수 없어" 결론

안 교육감 "자체감사 통해 철저히 규명할 것"

▲안민석 경기도교육감. ⓒ프레시안(전승표)

안민석 경기도교육감이 최근 김승희 전 윤석열 대통령비서실 의전비서관의 자녀와 관련된 학교폭력 무마 의혹에 대한 감사원의 감사 결과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안 교육감은 3일 입장문을 통해 "감사원이 의혹의 핵심인 외압 여부에 대해서는 입증할 객관적 근거가 확인되지 않아 단정하기 어렵다고 결론지은데 대해 실망과 우려를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감사를 통해 2023년 9월에 열린 성남교육지원청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가 ‘학급 교체’라는 결론부터 먼저 정한 뒤 판단 점수를 그 결론에 끼워 맞췄고, 심의·의결 권한이 없는 간사가 심의 도중 회의장을 드나들며 ‘과장’과 통화한 내용을 위원들에게 전달한 점과 위원들의 토의 내용을 회의록에 남기지도 않았다는 사실까지 확인했다"며 "절차가 무너진 사실을 낱낱이 확인하고도, 그 절차를 무너뜨린 손이 누구였는지에 대해서는 ‘개입 여부를 단정하기 어렵다’고 하는 것은 참으로 납득하기 힘들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안 교육감이 거론한 ‘김승희 전 비서관 자녀 학폭 무마 의혹’은 지난 2023년 ‘국회 교육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처음 불거졌다.

당시 성남지역의 한 초등학교에 재학 중이던 김 전 비서관의 3학년생 딸이 2차례에 걸쳐 교내 화장실에서 2학년 여학생을 리코더와 주먹 등으로 수 차례 때려 전치 9주의 상해를 입혀 학폭위에서 출석정지 10일과 학급교체 등의 처분을 받은 사실이 김영호(민·서울 서대문을) 의원에 의해 알려졌기 때문이다.

특히 학폭위 심의 과정에서 김승희 전 비서관이 김건희 씨와 8차례 통화하고, 김건희 씨가 당시 교육부 차관이던 장상윤 전 대통령실 사회수석비서관을 통해 교육부와 경기도교육청에 압력을 가해 학폭 심의에 영향을 미쳤다는 의혹마저 제기됐다.

이와 관련해 도교육청은 같은 해 10월 23일부터 11월 3일까지 자체 감사를 실시, ‘강제전학 조치를 피하고자 점수를 맞춘 것이라는 주장이 있지만, 회의록과 심의위원 진술 등을 종합하면 그런 의도나 정황 등이 발견되지 않았다’며 ‘김승희 수사에 대해 아무도 몰랐고, 학폭위 심의가 외부의 영향 없이 공정했으며, 대통령실로 보고됐는지 여부는 확인할 수 없어 근거가 없는 의혹’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그러나 지난해 10월 열린 국회 교육위원회의 국감에서 학폭위 심의 당시 김 전 비서관 자녀에 대한 징계 지표별 점수를 논의하는 과정에서 학폭위 간사(당시 성남교육지원청 장학사)가 "우리 과장님이 강제전학은 안된다고 했다"는 발언을 비롯한 심의위원들이 대화가 담긴 녹음파일이 공개되면서 재차 논란이 일었다.

▲성남교육지원청 전경. ⓒ프레시안(전승표)

해당 녹음파일에서는 한 위원이 높은 수위의 징계를 요구하자 학폭위 간사(장학사)가 "강제전학에 대한 부분은 지금 ‘과장님’이 이제 부담스러워 하는 부분인 것 같다. 도교육청에 문의했는데 초등은 성 사안 아니면 경기도에서 강제전학 조처를 내린 적이 현재까지는 없다고 한다"고 발언하고, 위원들은 "초등학생 감안해서 강제전학까지는 아니어도 심각성 항목에서 15점을 꽉 채워서 주고 싶다. 이게 까발려졌을 때 ‘아, 쟤들도 고민을 많이 했는데 점수는 최대한 줬구나, 강제 전학 바로 밑에 단계까지’" 등 문제가 불거질 경우를 대비하는 듯한 발언과 함께 14점 대신 15점을 주자는 대화 등도 주고 받은 사실이 담겨 있었다.

실제 당시 학폭위는 강제전학을 위한 16점 보다 1점 낮은 15점으로 평가하며 김 전 비서관 자녀에 대해 ‘학급교체’를 의결, 피해자와 가해자 분리 조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의혹이 빌미를 제공했다.

사정이 이렇자 임태희 전 경기도교육감은 "녹취록의 내용은 그냥 넘어갈 수 없는 사안"이라며 "자체감사를 했음에도 제대로 밝혀지지 않았던 만큼, 교육부나 감사원에 특별감사를 요청해서라도 명명백백하게 내용이 밝혀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고, 감사원은 국회 교육위원회가 지난해 12월 학폭위 처분 과정의 외압 여부와 2023년 경기도교육청 자체감사의 적정성을 확인해 달라는 요구에 따라 감사에 착수했다.

하지만 감사원은 지난 1일 감사 결과를 공개하면서 "성남교육지원청의 학폭위 운영과 경기도교육청의 자체감사 과정에서 총 4건의 위법·부당사항을 확인했지만, 외압이 개입했다고 볼 객관적인 증거는 확보하지 못했다"고 발표했다.

또 도교육청이 강제적 조사권이 없는 점과 학폭위 녹음파일도 확보하지 못했던 점을 고려할 때 2023년 이뤄진 자체감사 자체가 부실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에 대해 안 교육감은 "사건 발생 3년이 지나서야 국회의 요구로 감사가 이뤄진 사정과 통신기록의 보관 기간이 지난 점 및 관련자의 업무용 컴퓨터가 초기화돼 물증을 확보하기 어려웠던 감사의 한계는 이해할 수 있다"면서도 "그러나 감사원 스스로도 ‘녹음파일이 교육지원청 청사 안에 있었는데 2023년 경기도교육청 자체감사가 이를 확보하지 못한 채 종결했다’고 지적했음에도 불구, ‘확인된 증거 없음’을 근거로 외압이 없었던 것처럼 마무리 짓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이어 "피해 학생을 비롯해 학생이든 교직원이든 누구도 억울함을 안고 남겨지는 일이 없도록 하는 것이 교육청이 해야 할 일"이라며 "도교육청은 감사원의 감사가 미처 다루지 못한 부분이 없는지 자체감사를 통해 철저히 규명하고, 그 결과를 도민께 있는 그대로 공개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안 교육감은 "또한 자체감사를 통해 감사원이 지적한 절차적 허점 또한 즉각 시정할 것"이라며 "교육의 정의가 반듯하게 서고, 투명한 행정과 공정이 구현되는 경기교육을 반드시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안 교육감은 지난 6월 치러진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과정에서도 해당 문제에 대한 문제점을 지속적으로 지적했으며, 안 교육감의 당선 이후 운영된 ‘안민석 경기도교육감직 인수위원회’도 지난달 7일 해당 사안과 관련해 "해당 사건의 접수와 심의, 조치 결정 등의 과정에서 학폭 사안이 부정하게 축소·무마된 의혹이 있어 독립적인 진상 조사가 필요하다"며 당시 업무를 맡았던 성남교육지원청과 도교육청 공무원 13명에 대한 감사를 안 교육감에서 요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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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승표

경기인천취재본부 전승표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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