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경기도지사가 ‘경기도 재정 비상 상황’ 선언이 재정위기의 실상을 전한 진심이 아닌, ‘정치적 목적’에 초점을 둔 해석으로 번지고 있는 상황에 대해 우려를 표시했다.
추 지사는 3일 열린 경기도의회 제393회 임시회 제3차 본회의에서 ‘경기도 재정 비상 상황’ 선언 및 ‘감액 추경’ 등에 대한 도의원들의 질의에 반박하며 이 같은 반응을 보였다.
이는 지난 1일 1차 본회의 이후 사흘째 이어진 설전이다.
이날 도정질문에 나선 박옥분(민주당·수원2) 의원은 "위기를 말하는 행정에서 해법을 제시하는 행정으로 나아가야 한다"며 구체적인 재정혁신 방안을 요구했다.
박 의원은 "세수 감소와 재정수요 증가로 경기도 재정이 어려운 현실은 공감하지만, 위기 상황을 알리기에만 머물러서는 안된다"며 "위기를 선언했다면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 답하는 것이 도정의 책임으로, 도민에게 위기의 크기가 아니라 위기를 넘어설 해법을 보여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재정혁신의 범위는 단순한 예산 절감에 그쳐서는 안 된다"며 "재정이 어려울수록 무엇을 지킬 것인지에 대한 정책의 가치와 효과를 따져 재정 우선순위를 분명히 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김일중(국힘·이천1) 의원은 이재명 대통령의 도지사 재임 시절부터 시작된 재정 위기를 정상화 하기 위해 민선 9기 4년간 시행할 구체적인 계획의 제시를 촉구했다.
김 의원은 "이재명 도정에서 시작된 채무 증가를 김동연 도정이 멈추지 못했고, 그 부담이 결국 민선9기 추미애 도정으로 넘어왔다"며 "감소세를 이어가던 총 채무가 2020년 1조 7000억 원대까지 낮아졌다가 2021년부터 증가세로 돌아선 뒤 지난해 6조 1000억 원을 넘어섰다. 코로나19 당시 적극재정의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위기가 끝난 뒤 늘어난 채무를 정리할 출구전략도 마련했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특히 "추 지사는 취임 직후 ‘재정 비상’을 선언하고 5465억 원 규모의 감액 추경을 편성하는 과정에서 일방적인 결정을 내린 뒤 결과만 통보하는 등 도의회와의 소통마저 부족했다"며 "향후 4년간의 채무관리 목표와 세출 구조조정 원칙을 비롯해 재정 비상 상황에서 신규 사업을 추진할 기준 등 민선 9기 재정 정상화 로드맵을 구체적으로 제시해 달라"고 요청했다.
서인하(민주당·비례) 의원도 "코로나19라는 전례 없는 위기와 윤석열 정부의 긴축재정 속에서 민생경제와 내수가 위축됐던 시기에 경기도가 부채를 감수하면서까지 도민의 삶과 지역경제를 지탱했던 이유를 돌아봐야 한다"며 "방만한 사업이 있었다면 정확히 따져 바로잡으면 될 일로, 어려운 시기에 적극적 재정을 위해 늘렸던 부채를 오늘의 재정난과 한데 묶어 평가하는 것은 온당하지 않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 의원은 "이재명 정부는 내년도 국가예산안을 올해보다 크게 늘린 821조 원 규모로 편성해 메가 프로젝트를 앞세운 투자와 확장재정으로 대한민국의 큰 성장을 이야기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한민국 최대 지방정부인 경기도는 ‘돈이 없다’, ‘곳간이 비었다’는 이야기만 계속하고 있다"며 중앙정부의 확장재정 기조와 다른 경기도의 소극적인 태도를 언급했다.
그는 "재정이 어려울수록 도정은 재정난의 ‘해설자’가 아니라 재정문제의 ‘해결자’가 되어야 한다"며 중앙정부와의 긴밀한 협의를 통한 국비 확보 및 재정 여건이 개선된 시·군과의 합리적 역할 분담 등의 대안을 건의했다.
이 같은 지적에 대해 추 지사는 "현재의 재정위기는 여야와 진영 논리를 떠나 제대로 해결하지 않으면 어떤 사업도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도지사로서 해결 의지가 없거나 자포자기하는 것이 아닌, (무언가를) 하고 싶어도 할 수 있는 재원이 없는 현실의 위기의 깊이를 알아야만 해결을 위한 방법 마련에도 힘이 모아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추 지사는 ‘윤석열 정부 당시 긴축재정 등으로 경기도의 재정이 어려웠다’는 취지의 주장에 대해 "경기도는 애초부터 불교부단체로, 교부세를 받지 못해 확대재정이 필요했다는 것은 경기도와 무관한 논리"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경기도는 불교부단체인 탓에 교부세 등 정부의 지방재정 지원에서도 제외되는 구조"라며 "즉, 경기도는 규모만 컸지, 실제 받쳐줄 재정구조를 갖지 못한 채 수도권에 묶여 일방적인 규제만 당하고 지원만 해주는 모순에 빠져 있다는 사실에 함께 공감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추 지사는 "경기도는 부동산 거래에 민감한 취득세 의존도가 높은 반면, 서울은 법인지방소득세 등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세원을 확보하고 있어 광역단체 간 재정 구조에 차이가 있다"며 "이재명 정부의 임기동안 현행 25%인 지방소비세율을 40%까지 단계적으로 높이고, 중앙정부가 걷는 법인세 일부가 경기도에 배분되도록 제도 개선이 절실하다"고 주장했다.
다만, "제도를 고치는 일은 시간이 소요되는 문제인 만큼, 우선 우리가 할 수 있는 지출 구조를 재·개편 해야 한다"며 "지방세 확충과 국세·지방세 구조의 개선을 위해 도의회가 함께 해달라"고 호소했다.
한편, 이번 임시회는 총 42조 2420억 원 규모의 ‘2026년 제2회 추경예산안’ 등에 대한 심의와 의결을 진행한 뒤 오는 18일 폐회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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