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광의 맛, '특산품' 넘어 산업으로…굴비·쌀·찰보리·송편의 대전환

전통에 가공·유통·관광·수출 더해 미래 먹거리 육성

영광의 대표 먹거리들이 단순한 지역 특산품을 넘어 새로운 산업으로 변화를 꾀하고 있다.

굴비와 쌀, 찰보리, 모싯잎송편은 오랜 세월 영광의 이름을 전국에 알린 대표 먹거리다. 하지만 기후변화와 생산비 상승, 소비패턴 변화가 빨라지면서 전통과 품질만으로는 지속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려워지고 있다.

2일 영광군에 따르면 군은 특산품의 경쟁력을 '생산'에서 '산업'으로 확대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모싯잎송편ⓒ영광군

지역에서 생산한 농수산물을 가공하고 브랜드화해 전국 유통망과 관광, 수출시장까지 연결하는 구조를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영광굴비는 가장 큰 변화가 예상되는 분야다.

법성포를 중심으로 이어져 온 굴비 제조 전통과 전국적인 브랜드 인지도는 강점이지만, 참조기 수급 불안과 원재료 가격 상승, 명절 중심의 소비구조는 풀어야 할 과제로 꼽힌다.

영광군은 안정적인 원료 확보를 위해 참조기 양식기술 개발과 산업화 기반 구축에 관심을 두고 있다. 자연산 의존도를 낮추고 안정적인 원료 공급체계를 확보해 생산과 가공을 연결하는 산업 기반을 마련한다는 구상이다.

소비 방식도 바꾸고 있다.

명절 선물용에 집중된 굴비를 일상적인 식품으로 확대하기 위해 굴비와 장어를 활용한 가정간편식(HMR) 개발도 완료했다. 향후 소포장과 온라인 유통 등을 확대하면 굴비의 소비층과 시장을 넓히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친환경쌀 사계절이 사는집ⓒ영광군

영광쌀은 이미 품질과 판로라는 두 가지 경쟁력을 확보하며 전국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대표 친환경 쌀 브랜드인 '사계절이 사는 집'은 '2026년 전남 10대 고품질 브랜드 쌀'에 선정되며 10년 연속 이름을 올렸다.

품종 혼입률과 중금속 오염도, 식미평가 등 엄격한 평가를 통해 선정되는 만큼 장기간 품질을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판로 확대도 이어지고 있다.

영광통합RPC는 오뚜기와 600톤, CJ프레시웨이와 1000톤 규모의 영광쌀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제주지역 농협과 유통업체를 대상으로 한 마케팅도 강화해 전국적인 소비 기반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사계절이 사는 집'은 서울시 학교급식용 쌀로 선정돼 2026년부터 2028년까지 서울지역 1000여 개 학교에 공급될 예정이다.

지역에서 생산된 쌀이 대형 식품기업과 학교급식 등을 통해 전국 소비자의 식탁으로 이어지는 유통망이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다.

찰보리 역시 농산물 생산을 넘어 식품산업의 원료로 영역을 넓힐 가능성이 크다.

'영광 보리올 찰보리'를 활용하면 보리밥과 보리차는 물론 빵과 면류, 떡, 선식 등 다양한 제품을 개발할 수 있다.

건강과 간편식을 중시하는 소비 트렌드에 맞춰 젊은 소비층을 겨냥한 가공제품을 개발한다면 새로운 시장을 만들 수 있다는 분석이다.

영광군은 영광 보리산업특구와 미래농업자원육성센터 등을 연계해 생산농가와 가공업체, 연구기관, 유통·마케팅 분야의 협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공동가공과 제품개발, 창업 지원 등을 통해 농업인의 생산물이 실제 상품과 매출로 이어지는 구조를 만든다는 방침이다.

모싯잎송편도 전통의 보존을 넘어 산업화 가능성이 높은 지역 자원이다.

쌀과 모싯잎을 활용하는 영광모싯잎송편은 특유의 향과 색, 쫀득한 식감으로 다른 지역의 송편과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고 있다.

영광군은 지역에서 생산되는 쌀과 모싯잎의 안정적인 공급체계를 구축하고, 지역 떡 제조업체와 연계해 원료 생산부터 가공·유통까지 지역 안에서 연결되는 구조를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제품 포장과 유통방식을 개선하고 젊은 소비층을 겨냥한 새로운 제품을 개발하는 한편, 온라인 판매와 식품박람회 등을 통한 판로 확대에도 나설 방침이다.

K-푸드에 대한 세계적인 관심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전통 떡을 현대적인 디저트와 간편식으로 재해석한다면 모싯잎송편 역시 지역을 넘어 국내외 시장으로 확장할 가능성이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결국 영광 특산품의 미래는 전통을 얼마나 잘 지키느냐와 함께 그 전통을 어떻게 새로운 시장과 연결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다.

좋은 원료를 생산하고, 기업이 이를 가공해 새로운 상품을 만들며, 행정이 유통과 마케팅, 판로 확대를 지원하고, 소비자가 이를 선택하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져야 지역 특산품이 지속가능한 산업으로 성장할 수 있다.

영광군은 앞으로 농어업인과 생산자단체, 식품기업, 연구기관 간 협력을 강화하고 지역 특산품의 품질과 브랜드 경쟁력을 높이는 동시에 국내외 시장 개척에도 힘을 쏟을 계획이다.

군 관계자는 "지역 특산품이 단순히 많이 생산되는 데 그치지 않고 농어업인의 소득과 지역경제로 연결되는 산업구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며 "생산·가공·유통·관광·수출을 유기적으로 연결해 영광의 대표 먹거리가 지역경제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굴비에서 쌀과 찰보리, 모싯잎송편까지 영광이 가진 전통의 맛이 이제 새로운 산업의 옷을 입고 있다. ‘영광의 맛’을 하나의 지역 브랜드이자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키우는 새로운 도전이 시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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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춘수

광주전남취재본부 김춘수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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