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든아, 우리는 너를 잊지 않을 거야. 끝까지 묻고 기억하고 행동할게."
생후 133일 만에 숨진 '해든이' 사건의 항소심 재판을 앞두고 시민들이 법원 앞에 모여 피고인들에 대한 엄벌을 촉구했다.
체감온도 33도를 웃도는 8월의 땡볕 아래 아스팔트 열기가 숨을 턱턱 막히게 하는 25일 정오께 전남광주 동구 광주지방법원 앞에서 '프리해든스' 시민모임은 광주고등법원 앞에서 '해든이 추모집회'를 열고 "보호받지 못하고 세상을 떠난 생후 133일 영아의 죽음 앞에 어떤 감형 사유도 존재할수 없다"며 "엄중한 판결을 내려달라"고 호소했다.
집회 현장에서 유모차를 밀거나 아이를 품에 안은 10여 명의 회원들은 '해든이 몸이 증거다', '꽃 피지 못한 어린 생명, 해든이의 눈물을 닦아주는 길은 엄정한 처벌뿐입니다', '살인자들을 엄벌하라' 등의 문구가 담긴 피켓을 들어 올렸다.
집회는 검은 옷을 입은 첼리스트의 연주로 시작됐다. 첫 곡 '가브리엘의 오보에'의 비통하고 장엄한 선율이 광장을 가득 메우자, 찜통더위 속 소란스럽던 공간은 순식간에 숙연해졌다. 해든이를 향한 사랑과 미안함을 담은 '사랑의 찬가'와 "너는 천 개의 바람이 되었다"는 위로를 전하는 '천개의 바람이 되어' 연주가 이어지는 동안, 몇몇 회원들은 조용히 눈물을 훔쳤다.
이들을 성명문 낭독을 통해 재판부에 "보호받지 못하고 세상을 떠난 생후 133일 영아의 죽음 앞에 과연 어떤 감형의 사유가 존재할 수 없다"며 "아이를 보호해야 할 의무를 저버린 친부의 책임 역시 단순한 방임으로 축소될 수 없고 감형 없는 엄중한 판결을 내려달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이번 판결은 우리 사회가 아이들의 생명을 어떻게 지켜낼 것인가를 결정하는 중대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며 "해든아, 우리는 너를 잊지 않을 거야. 끝까지 묻고 기억하고, 행동할게"라고 약속했다.
앞서 1심 재판부는 아동학대 살해 등 혐의로 해든이의 친모 A씨에게 무기징역을, 아동 유기·방임 혐의로 기소된 친부 B씨에게는 징역 4년 6개월을 선고했다. 이날 오후 열리는 항소심에서는 각각 1심과 같은 무기징역과 징역 10년을 구형한 상태다.
시민모임에 따르면 이들은 이날까지 재판부에 4000여 건의 엄벌 촉구 탄원서를 제출했다.
프리해든스 회원들은 단순히 사법적 처벌을 촉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제2의 해든이를 막기 위한 제도 개선에도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들은 권칠승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함께 영유아 건강검진을 2회 연속 불참하고 대면확인 거부 시 아동수당 지급을 일시 중지하고, 지자체가 아동의 소재와 안전을 직접 확인하도록 의무화하는 '24개월 이하 영유아 의무검진 법안'을 발의를 추진 중이다.
한 회원은 "한 관계자는 "이미 제도는 있지만 서로 연결이 안 돼 비극이 반복된다"며 "실물 대면으로 아이의 안전을 확인해야만 아동수당이 지급되는 방식으로 법안을 현실에 맞게 다듬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는 순천, 광주, 그리고 오늘에 이르기까지 재판이 열릴 때마다 집회를 이어왔다"면서 "만약 대법원까지 가게 된다면 서울에서도 집회를 열 것"이라고 강조했다.
집회를 마친 회원들은 오후 2시 30분에 열리는 항소심 선고 재판을 직접 방청할 예정이다.
한편 해든이 부모는 지난해 8월부터 10월까지 전남 여수 자택에서 생후 4개월 된 아들을 19차례에 걸쳐 던지고 짓누르는 등 학대해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범행 당일에는 아이가 대변을 봤다는 이유로 약 18분간 폭행하고 물을 채운 아기 욕조에 2~3분간 방치했다.
부검 결과에 따르면 해든이는 뇌출혈, 복막혈 등 다발성 외상에 따른 출혈성 쇼크 및 다발성 장기부전 등 심각한 외상으로 목숨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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