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시, 맑은누리파크 부담금 ‘전부 취소’에 “수긍 못해”…행정력 도마

안동시, 지난 5월 부담금 재부과…경북개발공사, 또다시 행정소송 제기

안동시가 경북도개발공사에 부과한 맑은누리파크 관련 폐기물처리시설 설치분담금이 법원에서 전부 취소되면서 안동시 행정의 전문성과 적정성이 도마에 올랐다.

대구지방법원 제2행정부는 지난해 2월 경북도개발공사가 안동시를 상대로 제기한 ‘폐기물처리시설 설치분담금 부과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의 청구를 모두 받아들였다. 안동시의 부과처분을 취소하고 소송비용도 안동시가 부담하도록 했다.

경북도청 이전신도시 건설사업과 관련해 안동시는 2022년 7월 약 40억8천346만원, 2023년 5월 약 20억4천173만원 등 모두 61억여 원의 폐기물처리시설 설치분담금을 경북개발공사에 부과했다.

하지만 법원은 부담금 산정 과정에서 여러 문제를 지적했다.

24일, 판결문 등에 따르면 안동시는 폐기물처리시설 부지면적을 예상 폐기물량과 변동계수를 적용해 산정했지만, 재판부는 법적 근거가 없다고 판단했다. 시설 규모가 아닌 예상 폐기물량을 기준으로 한 부지면적 산정과 음식물시설 규모지수 1.2 적용 역시 위법으로 봤다. 다만 경북도개발공사가 주장한 규모지수 0.8을 반드시 적용해야 한다는 주장 역시 받아들이지 않았다. 즉, 특정 규모지수를 적용해야 한다는 판단이 아니라 안동시가 적용한 1.2의 산정 근거와 방식에 법적 문제가 있다고 본 것이다.

특히 주민편익시설 부지매입비용까지 부담금에 포함한 것은 상위법의 위임 범위를 벗어난 것으로 판단했다. 법원은 이 같은 산정 과정의 위법성으로 적법한 부담금액을 산출하기 어렵다며 안동시의 부과처분을 전부 취소했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안동시는 판결 이후에도 해당 부담금 문제를 둘러싼 행정 절차를 이어갔다. 지난 5월 경북도개발공사에 폐기물처리시설 설치분담금을 다시 부과했고, 이에 경북도개발공사는 지난 8월 4일 재부과 처분에 대한 취소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파악됐다.

한 차례 법원에서 부과처분 전부가 취소된 사안에 대해 다시 부담금을 제해석해 부과하면서 또다시 법정 다툼으로 이어진 셈이다.

경북개발공사 측은 “부과처분 전체가 취소된 만큼 판결 내용을 반영한 새로운 기준을 마련해 부담금을 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안동시 측은 “항소하지 않았지만 규모지수와 부지면적 산정 기준 등은 법원과 해석을 달리하는 부분이 있어 수긍하기 어렵다”며 “설치분담금 부과를 재산정해 지난 5월에 다시 경북개발공사에 부과했다”고 설명했다.

결국 이번 논란의 핵심은 법원이 안동시의 기존 부과처분을 전부 취소했음에도 안동시가 판결의 취지를 그대로 수용하기보다 일부 산정 기준에 대해서는 여전히 해석을 달리하며 부담금을 다시 부과했다는 데 있다. 시가 법원의 판단을 존중하면서 후속 행정에 반영하기보다, 판결에서 위법성이 지적된 산정 기준에 대해 자체적인 해석을 이어가면서 또다시 소송으로 비화한 것이다.

특히 기존 부담금의 납부 여부와 향후 법원의 판단에 따라 반환금이나 지연손해금 등 금전적인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결국 잘못된 행정처분에서 비롯된 분쟁이 장기화할수록 그 부담은 행정기관뿐 아니라 결과적으로 시민의 몫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지적이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이번 판결과 관련해 행정기관의 부담금 산정 과정에 대한 보다 엄격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행정기관이 수십억 원에 달하는 부담금을 부과할 경우 법적 근거와 산정 기준을 면밀하게 검토하는 것이 기본”이라며 “특히 이번 사건처럼 법원이 부과처분의 여러 산정 과정에서 위법성을 지적하고 처분 전체를 취소했다면 행정의 적법성과 전문성을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소송비용까지 안동시가 부담하게 된 만큼 잘못된 행정처분으로 인한 행정력 낭비와 시민 부담에 대한 책임 역시 가볍게 볼 수 없다”고 우려를 표했다.

한편 경북개발공사 측은 법원 판결에 따라 발생할 부담금 반환과 지연손해금 등 금전적 책임을 묻기 위한 민사소송도 안동시를 상대로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 안동시가 경북도개발공사에 부과한 맑은누리파크 관련 폐기물처리시설 설치분담금이 법원에서 전부 취소되면서 안동시 행정의 전문성과 적정성이 도마에 올랐다. ⓒ 챗 GPT 생성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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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우

대구경북취재본부 김종우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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