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구 재정 '경고등'…서태경 구청장, 정상화 로드맵 가동

순세계잉여금 53.1% 급감·향후 2년 구비 부담 606억원…재정 안정화 TF·로드맵 가동

부산 사상구가 순세계잉여금 급감과 사회복지 지출 증가, 대규모 투자사업에 따른 구비 부담으로 재정 운용에 비상이 걸린 가운데 서태경 사상구청장이 세입 확충과 지출 효율화를 중심으로 재정 정상화에 나선다.

지난 19일 서태경 구청장은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사상구 재정 안정화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제1회 추가경정예산 편성 과정에서 세입 여건에 비해 세출 수요가 크게 증가하면서 가용재원 부족 문제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서태경 사상구청장이 19일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사상구 재정 정상화 로드맵을 발표하고 있다.ⓒ프레시안(정대영)

이날 서 구청장은 재정 부족의 주요 원인으로 전년도 결산에 따른 순세계잉여금 감소를 꼽았다. 자체재원이 부족한 사상구에서 순세계잉여금은 추경 편성 등에 활용되는 주요 재원이지만 올해 결산 결과 당초예산보다 약 101억원 감소했다. 여기에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사회복지 보조사업의 구비 부담이 매년 늘어나고 삼락복합문화체육센터와 엄궁복합문화체육센터, 시유지 매입, 구청사 부설주차장 건립 등 대규모 투자사업이 집중적으로 추진되면서 재정 수요도 크게 증가했다.

이에 사상구가 제1회 추경 편성 과정에서 가용재원을 기준으로 세입과 세출을 다시 비교한 결과 약 140억원의 재원 부족이 발생했다. 구는 통합재정안정화기금의 여유재원을 활용하는 한편 사업 우선순위에 따라 대규모 투자사업비를 삭감하고 일부 사업의 추진 시기와 규모를 재검토했다. 불요불급한 경비와 사업비도 조정해 제1회 추경을 일반회계 기준 당초예산보다 약 917억원 증가한 규모로 최종 편성했다.

서 구청장은 향후 재정 상황이 더욱 어려워질 가능성도 제기했다. 현재 사상구의 재정자립도는 13.45%로 부산지역 16개 구·군 가운데 11위 수준이다. 전체 세출예산의 약 70%가 사회복지 분야에 편성돼 있고 인구 감소와 고령인구 증가로 복지 수요 역시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특히 2025년도 세출 집행액은 7220억원으로 전년보다 1229억원 증가했다. 그동안 추진해 온 대규모 사업들이 본격적인 준공 시기에 접어들면서 실제 자금 집행이 크게 늘어난 영향이다.

사상구가 앞으로 부담해야 할 사업비도 만만치 않다. 사상구가 추진하고 있는 100억원 이상 대규모 사업의 구비 부담액은 2027년 283여억 원, 2028년 323여억 원으로 두 해에만 606여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재정 여력을 뒷받침할 순세계잉여금은 크게 줄었다. 순세계잉여금 최종 반영액은 2021년부터 2023년까지는 402억4400만원까지 증가했다가 지난 2024년 288억4600만원으로 감소했다. 또 2025년에는 317억4400만원으로 소폭 늘었지만 2026년에는 149억100만원으로 전년 대비 53.1% 급감했다.

서 구청장은 "안타깝게도 2027년과 2028년 세입 여건이 크게 개선되지 않는 한 그동안 추진해 온 대규모 투자사업이 중단될 상황에 놓여 있다"며 향후 재정 상황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이에 서 구청장은 사상구가 단기적인 예산 삭감에 그치지 않고 중장기적인 '재정 정상화 이행 로드맵'을 마련해 재정 체질 개선에 나선다. 로드맵은 세원 발굴, 체납징수 제고, 지출 효율화, 국·시비 세일즈 등 4개 분야를 핵심 축으로 추진된다고 설명했다.

우선 지방세와 세외수입을 면밀히 점검해 신규 세원을 발굴하고 체납 유형별 맞춤형 징수활동을 강화한다. 세출 분야에서는 사업별 필요성과 시급성, 효과성을 재검토해 불요불급한 지출을 줄이고 재정 부담이 큰 사업은 추진 시기와 규모를 조정할 방침이다. 국·시비와 특별교부세 등 외부재원 확보에도 적극적으로 나선다. 사업 발굴 단계부터 중앙부처와 부산시 등 관계기관과 협의하고 구청장이 직접 외부재원 확보에 나서 구비 부담을 최대한 낮춘다는 계획이다.

재정 상황을 상시 관리하기 위한 체계도 구축한다. 구청장실에 '재정 안정화 상황판'을 설치해 분야별 세입 확충과 세출 절감 목표, 추진 실적을 관리하고 재정 관련 부서가 참여하는 '재정 안정화 TF팀'을 신설한다. TF는 매월 한 차례 정례회의를 열어 분야별 목표 달성 여부와 추진이 미흡한 사업의 원인을 분석하고 보완대책을 마련한다.

서 구청장은 이날 중앙정부와 부산시에 지방재정 구조 개선을 위한 제도 개선도 공식 건의했다. 지역 현안과 재난안전 분야 특별교부세 확대를 비롯해 현행 19.24%인 보통교부세율을 3~5% 인상하고 이를 자치구에 직접 교부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부산시에는 현재 시 보통세의 23%인 조정교부금율 인상을 요청했다. 이와 함께 노인사회활동지원사업과 장애인활동지원사업 등 사회복지 분야 국·시비 보조사업의 구비 부담률을 낮춰줄 것을 건의했다.

서 구청장은 "전국의 지자체가 재정 어려움에 신음하고 있다. 모세혈관까지 피가 통하지 않으면 동맥경화로 건강을 잃는다"며 "지방주도성장은 재정 안정화에서 시작되는 만큼 중앙정부는 지방정부의 어려움에 특별한 관심을 가져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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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대영

부산울산취재본부 정대영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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