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보다 뜨거운 ‘오징어잡이 맨손 승부’…구룡포 바다에 울려 퍼진 “잡았다!”
물속에서 펼쳐진 ‘한판 승부’…아이들 웃음소리·환호성으로 해변 들썩
8월의 첫날, 경북 포항시 구룡포해수욕장은 38도를 넘나드는 폭염에도 피서객들로 북적였다.
강한 햇볕이 백사장을 내리쬐고 있었지만 해변으로 향하는 사람들의 발걸음은 끊이지 않았다.
아이의 손을 잡고 나온 가족부터 친구들과 함께 휴가를 즐기러 온 젊은이들, 구룡포를 찾은 관광객까지 해수욕장은 이른 시간부터 사람들로 채워졌다.
이날 열린 ‘제22회 오징어 맨손잡기 체험 및 구룡포 해변축제’에는 4천여 명의 피서객이 몰렸다.
폭염 속에서도 해변 곳곳에서는 물놀이를 즐기는 사람들의 웃음소리가 이어졌고, 축제의 중심인 오징어 맨손잡기 체험장에는 참가자와 가족들이 모여들었다.
“저기 있다!”…물속에서 펼쳐진 오징어 추격전
체험 시간이 가까워지자 체험장 주변의 분위기는 한층 달아올랐다.
잠시 뒤 참가자들이 물속으로 뛰어들었다. 누군가는 물살을 가르며 오징어를 쫓았고, 누군가는 몸을 낮춘 채 물속을 살피며 오징어를 찾았다.
“저기 있다!” 한 참가자가 오징어를 발견하자 주변 사람들의 시선이 일제히 한곳으로 쏠렸다.
참가자들이 오징어를 향해 손을 뻗었지만 미끄러운 오징어는 쉽게 잡히지 않았다. 놓치고 다시 쫓기를 반복하는 사이 물속에서는 작은 추격전이 벌어졌다.
몇 차례 손길을 피해 달아나던 오징어가 마침내 한 참가자의 손에 잡혔다. “잡았다!” 오징어를 높이 들어 올리자 체험장 주변에서 일제히 환호성이 터졌다.
참가자의 얼굴에는 뿌듯한 표정이 번졌고, 주변에 있던 가족과 친구들도 함께 웃으며 박수를 보냈다.
아이들 눈빛은 진지했다…“살아 움직이는 오징어 신기해”
이날 현장에서 특히 눈길을 끈 것은 아이들이었다. 아이들은 물속에서 오징어를 발견하면 한껏 집중한 채 뒤를 쫓았다.
평소 수산시장이나 식탁에서 접하던 오징어와 달리 살아 움직이는 오징어를 직접 잡아보는 경험이 신기한 듯했다.
부모들은 체험장 밖에서 아이들의 모습을 지켜보며 연신 사진을 찍었다. 아이가 오징어를 잡는 순간에는 주변에서도 함께 환호하고 웃는 모습이 이어졌다.
해변 한쪽에서는 피서객들이 바닷물에 몸을 담그며 더위를 식혔고, 다른 한쪽에서는 오징어 한 마리를 잡기 위한 ‘맨손 승부’가 펼쳐졌다.
38도를 넘는 폭염도 이날 구룡포해수욕장의 열기를 식히지는 못했다. 오히려 물속에서 오징어를 쫓는 참가자들의 움직임과 환호성이 더해지면서 해변은 한여름 축제 분위기로 가득했다.
올해부터 회차당 500명 제한…안전요원 최소 30명 배치
많은 사람이 한꺼번에 물속으로 뛰어드는 행사인 만큼 올해는 안전관리도 한층 강화됐다.
주최 측은 참가자들이 동시에 체험장에 몰리는 것을 막기 위해 올해 처음으로 회차별 참가 인원을 500명으로 제한했다.
참가자에게 손목띠를 배부하고, 손목띠를 받은 사람만 체험장에 들어갈 수 있도록 했다.
체험장 주변에는 안전요원도 배치됐다. 참가자 25명당 안전요원 1명을 배치하는 기준에 따라 구룡포청년회의소 회원과 민간업체 인력 등 최소 30명이 현장 안전관리에 나섰다.
오징어 맨손잡기 체험은 1일 오전 11시와 오후 3시, 2일 오전 11시 등 모두 세 차례 진행됐다. 주최 측은 체험을 위해 산오징어 1천여 마리와 방어 200㎏ 등을 준비했다.
오징어 잡고 노래하고…해가 져도 이어진 축제
오징어 맨손잡기 체험이 끝난 뒤에도 축제 열기는 이어졌다. 구룡포해수욕장에서는 해변가요제 예선과 개막식, 축하공연 등이 잇따라 열렸다.
낮 동안 바다에서 오징어를 쫓던 피서객들은 해가 기울자 무대 앞으로 자리를 옮겨 공연을 즐겼다.
한낮의 강한 햇볕이 사라지고 해변에 무대 조명이 켜지면서 분위기도 달라졌다. 가족과 연인, 친구들과 함께 축제장을 찾은 사람들은 여름밤 공연을 즐기며 하루를 마무리했다.
축제의 마지막은 불꽃쇼가 장식했다. 바다와 음악, 불꽃이 어우러지면서 구룡포해수욕장의 여름밤은 깊어갔다.
지역 수산물과 관광자원 연결한 체험형 축제로
구룡포 오징어 맨손잡기 축제는 단순한 물놀이 행사를 넘어 지역 수산물과 관광자원을 알리는 체험형 축제로 자리 잡고 있다.
특히 참가자가 직접 바다에 들어가 오징어를 잡고, 잡은 수산물을 현장에서 맛볼 수 있다는 점에서 다른 해변축제와 차별화된다.
오징어를 비롯한 수산업이 발달한 구룡포의 지역적 특성을 관광 콘텐츠로 연결한 셈이다. 축제 기간 관광객이 몰리면서 구룡포항과 일본인가옥거리 등 주변 관광지에도 활기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8월의 첫날, 포항 구룡포해수욕장은 단순히 더위를 식히는 피서지가 아니라 오징어와 바다를 매개로 가족과 친구들이 함께 여름의 추억을 만드는 축제의 현장이었다.
‘제22회 오징어 맨손잡기 체험 및 구룡포 해변축제’는 2일까지 이어진다. 폭염 속에서도 구룡포해수욕장으로 사람들이 몰리는 이유는 분명했다.
포항 구룡포에서는 올여름, 오징어를 ‘보는’ 것이 아니라 직접 ‘잡는’ 특별한 바다의 추억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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