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로 구강검진 해드립니다"…환자 모집해 진료비 대신 내는 치대생들

필수 치료 건수 채우려 온라인서 환자 모집…대학측, 환자 확보 책임을 학생에 전가

치과대 학생들이 졸업에 필요한 임상실습 건수를 채우기 위해 "무료로 구강검진을 해주겠다"며 환자를 직접 모집하고, 발생한 진료비를 자신의 돈으로 대신 내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이는 대학이 충분한 실습 환자를 연결하지 못한 채 치료 건수를 졸업 요건으로 요구하면서 환자 확보와 비용 부담이 학생들에게 전가되면서 빚어진 현상이다.

2일 전남광주권 치과대학 졸업생 A씨는 <프레시안>과의 메신저 인터뷰에서 "치과대학 본과 3·4학년은 원내생 실습 과정을 이수하기 위해 치료해야 하는 각 술식별 케이스의 수가 정해져 있다"며 "학교마다 차이는 있지만 검진과 스케일링, 충치 치료 등 술식별로 최소 이수 건수를 채워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학교가 직접적으로 환자 모집을 요구하거나 지시하지는 않지만 학교 차원에서 환자를 연결해주지 않으면서 치료 케이스 수를 요구하기 때문에 각자 환자를 구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긴다"고 했다.

이어 "학생들은 가족과 친구, 후배, 지인을 진료에 부른다"며 "학생 진료 수가는 일반 진료보다 저렴하지만 케이스가 많아 총진료비는 상당하고, 케이스 부족에 쫓기는 학생들은 자비를 써서라도 환자를 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A씨는 환자 부족의 배경에 대해 "대학교 치과병원은 근무하는 교수와 수련의 수에 맞춰 진료환경과 설비가 갖춰져 있고 내원 환자 수도 그에 맞춰져 있거나 오히려 부족한 실정"이라며 "한 학년 학생이 학교에 따라 50~90명인데 학생 모두에게 연결해줄 만큼 환자가 없어 각자 환자를 구하게 된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대학 치과병원 환자들은 교수나 수련의의 진료를 기대하기 때문에 별도의 학생 진료 환자 유치 프로그램이 없다면 학생 진료에 동의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온라인 중고장터에 올라온 '무료구강검진' 환자 모집 게시글. 2026.8.1 ⓒ학벌없는 사회를 위한 시민모임

전남광주지역 교육 관련 시민단체인 '학벌없는 사회를 위한 시민모임'이 확보한 온라인 게시글에는 전남대 치과대학생이 무료 치과검진과 사랑니 발치 환자를 모집하거나 조선대 치과대학생이 무료 구강검진과 진료에 왕복 차량 운행까지 제공하겠다는 내용이 게재됐다.

이와 관련 시민모임은 최근 성명을 내고 학생 개인에게 환자 모집 책임을 맡기는 실습 구조의 개선을 촉구고 나섰다.

시민모임은 교육부에 '치과대학 교육과정을 점검하고 실습 환자를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시스템을 조속히 마련할 것'을, 대학에는 '환자 유인·알선 금지 등 의료 윤리교육을 강화하고 개별 학생의 환자 모집을 자제하도록 권고할 것'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전남대와 조선대는 환자 확보 책임을 학생에게 전가하고 있지 않다며 개선책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전남대 관계자는 "홍보 포스터와 리플릿을 제작·배포하고 인근 소아센터 등 유관기관에 협조 공문을 발송하는 등 기관 차원의 다양한 지원을 지속적으로 시행하고 있다"며 "환자 수급 책임을 학생 개인에게 전가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이어 "교육 목적의 실습 환자 안내 자체가 의료법이 금지하는 환자 유인·알선 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조선대 또한 "학생이 개인적인 사비를 부담해 환자를 모집하는 것은 대학이 지향하는 임상실습 운영 방식이 아니다"며 "학생 대상 실태조사를 실시했으며 학생 안내와 지도를 개선하고 환자 지원체계를 지속적으로 보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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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병석

광주전남취재본부 강병석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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