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6일 새만금개발청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새만금사업을 가만히 놓아뒀다면 한 100년 할 뻔했다"며 "시작할 때 잘했어야 하는데 너무 거창하게 해놓고 책임도 못 질 만큼 규모를 계속 키우다 여기까지 왔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와 관련해 "현실적으로 정리해서 '현생'에 좀 도움이 되어야지 이런 식으로 계속한다고 미뤘다가는 '다음 생'을 기다려야 된다"며 "이게(새만금사업) 대한민국에서 제일 오래 지연된 사업 아닌가"라고 '사업 정리'를 강조했다.
새만금사업이 1991년 11월에 첫 삽을 뜬 후 35년의 세월을 보냈음에도 매립조차 되지 않는 현실을 대통령이 날카롭게 지적한 셈이다.
새만금 내부개발의 완공 목표연도가 2050년으로 돼 있으니 100년이란 말이 나올 법도 했다.
문성요 새만금개발청장은 이날 새만금 매립·조성 목표를 당초 2050년에서 2035년으로 수정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며 매립 시기를 앞당기기 위해 매립 면적도 240.5㎢에서 169.6㎢로 30%가량 줄이기로 했다고 이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이날 관심을 끈 다른 포인트는 매립 예산도 2011년 기준 산정한 22조원대로 제시됐다는 점이다.
새만금 기본계획에서 총사업비를 '2011년 기준(불변가격)'으로 제시하는 것은 공공사업의 경제성을 일관되게 비교하기 위한 회계·재정상의 기준으로 인한 것이다.
새만금 종합개발계획(MP)은 지난 2011년 3월 확정됐다. 당시 정부는 새만금 전체 사업비를 22조2000억원으로 산정했고 이 금액이 이후 각종 계획과 보고서의 기준점이 됐다.
새만금개발청은 "대규모 국가사업은 최초 계획 수립 당시의 가격을 기준으로 사업비를 산정한다"며 "물가 인상 등에 따라 사업비가 증가해도 동일한 가격 수준에서 비교하기 위해 '기준연도'를 유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불변가격 기준' 적용은 물가 상승 효과를 제거하는 데 도움이 된다.
예를 들어 2011년에는 1조원이었던 공사가 올해에 1조5000억원이 되었으면 실제 공사량이 증가한 것인지 아니면 단순히 물가가 오른 것인지 구분하기 힘들다. 따라서 정책평가에서는 동일한 가격수준으로 환산해 비교한다.
예비타당성 조사나 국가 재정관리의 일반적인 방식도 '기준연도'를 정해 불변가격으로 경제성을 분석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다만 이 경우 일반인들이 사업규모를 이해하는 데는 상당한 혼란을 빚을 수 있다. 새만금 총사업비(매립비용) 22조원은 현재의 돈 가치가 아닌 2011년 당시의 가치이다. 실제 필요한 예산보다 훨씬 적게 보이는 '착시현상'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전북 상공업계의 한 관계자는 "2011년부터 올해까지 국내 소비자물가 누적 상승률은 대략 약 30~35% 정도"라며 "2011년에 22조원이었던 새만금 사업비를 지금의 물가로 계산할 경우 산술적으로 28조~30조원에 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2011년 기준 총사업비를 유지하는 것은 사업의 경제성·계획 변동을 동일한 기준에서 비교하기 위한 합리적인 행정·재정 관리 방식이다.
그동안 사업이 한없이 축 늘어졌고 앞으로 10년 이상 더 진행해야 할 새만금사업과 관련해 2011년 불변가격만 제시하는 것은 실제 재정 부담과 사업규모를 과소평가하게 만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정책의 투명성과 국민 이해를 높이기 위해 2011년 불변가격과 현재의 경상가격 등을 함께 공개하는 방식도 검토해 볼 만하다는 의견을 내놓는다.
새만금개발청은 이와 관련해 "대통령 보고 당시엔 기본계획 재수립의 협의 단계에 있어 기준연도 사업비를 발표한 것"이라며 "기획예산처 등과 사업비 등의 협의가 이뤄지면 올해 단가로 산정한 매립비용도 함께 내놓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새만금개발청은 기본계획 재수립과 관련해 7월말이나 8월 초 등 이른바 '7말8초'에 전북지역 시민·환경단체 등의 의견을 수렴하고 8월 중에 기자간담회와 주민 공청회 등을 거쳐 빠르면 8월말이나 9월 중에 새만금위원회에 상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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