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 금지은 시인 두번째 시집 <겨울로 가는 손금> 출간

"극히 현대적인 외형 갖추고 있으면서도 내면은 오래된 화두인 슬픔 다뤄"

"모은암으로 가는 길은 생각보다 거칠다/ 발밑에는 자잘한 돌밭이었고/ 조금만 헛디뎌도 중심이 흔들렸다/ 비포장길이 끝나갈 무렵/ 고른 길은 이상하게 불안했다/ 울퉁불퉁한 마음을 감추기엔 너무 얇은 지층이므로/ 계곡 아래로 바위들이 무리 지어 누워 있고/ 물은 몸을 낮춘다/ 소리는 쪼개지고 합쳐지며 울림이 된다" -'이끼의 방식' 중에서

경남 김해에서 활동하는 금지은 시인이 두 번째 시집 <겨울로 가는 손금>을 출간했다.

금지은의 이번 시집에서 서정적 주체성을 슬픈 듯 정갈하고도 따뜻한 그리움을 담은 작품들로 구성됐다.

특히 현대시의 특징인 어조의 생경스러움을 기반으로 한 수사적 남발이 시를 어렵게 하는 경우가 많은 듯 하다.

▲금지은 시인. ⓒ프레시안(조민규)

누군가 그랬듯이, 그의 시들은 그러한 모호성을 배제한 시 쓰기로 독자들에게 선명한 화자의 생각을 전달했다.

무엇보다 시인의 내면적 정서들을 차분하게 전달하고 있다. 그 내면의 정서는 불안, 상실, 결핍 등 상처의 화자를 통해 세계의 우울을 표출하지만, 이내 새로운 긍정으로 점화하는 아름다움을 보여주고 있다.

그만큼 시인의 내면이 따뜻하고 매우 긍정적임을 우리는 알 수 있다.

이는 곧 독자들에게 자신만의 언어로 서정성을 담보한 정서적 치유를 하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왜 사랑은 때리는 거야?”(<목련 꽃으로 너는>중에서) 이를테면 아등바등 살아내는 순간마다 아팠지만, 때론 죽고 싶을 만큼 힘들었지만 뒤집어보면 사랑을 포기하지 않았기에 가능한 언술이다.

이 한 문장을 위해 그는 얼마나 울었을까. 오롯이 살아 있음을 느끼는 순간들이 살짝 보였다.

뒤돌아보면 어떻게든 나를 견디기 위해 최선을 다해 울었던 그 순간은 단순히 잃어버리거나 잊고 싶은 기억이 아니라 다시 살아내는 경험으로 휘돌아 시의 육체가 된다는 뜻인 듯 하다.

여기에다 금지은의 시는 극히 현대적인 외형을 갖추고 있으면서도 내면에는 오래된 화두인 슬픔을 다루고 있다.

그는 우리에게 구조신호를 보내고 있는 것 같아 보인다.

한편 시인 금지은은 경남 밀양에서 태어나 경희사이버대학교 문창과를 졸업했다. 2023년 시집 <물새가 우는 법>(ARKO문학나눔도서 선정)으로 작품활동을 시작했으며 서울문화재단창작지원금을 수혜받았다. 현재 사이펀문학회 회원이다.

▲금지은 시인의 시집 표지. ⓒ프레시안(조민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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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민규

경남취재본부 조민규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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