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야지 스벅 가야지" 조롱 응원 파문…광주일고 교장, 야구협회 항의 방문

"5·18 연상 지역 비하, 교육의 장에서 용납 못 해"…전교조 광주지부 "혐오 감당하려 야구하는 것 아냐" 규탄

고교야구 전국대회에서 광주제일고등학교를 상대로 '5·18민주화운동'을 폄훼한 조롱성 응원이 나와 광주일고 교장이 30일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를 직접 방문해 공식 항의했다.

이규연 광주일고 교장은 이날 오전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협회를 찾아 "비통한 심정"이라며 항의서한을 전달하고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강력히 촉구했다.

사건은 지난 29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제81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배재고와 광주일고의 경기에서 발생했다. 경기 후반 승기를 잡은 배재고 덕아웃에서 "가야지 가야지~ 스타벅스(스벅) 가야지~"라는 구호를 반복적으로 외친 것이다.

이 구호는 최근 스타벅스 코리아가 5·18을 희화화했다는 비판을 받은 '탱크데이' 이벤트 논란을 겨냥한 지역 비하이자 '일베식 조롱'이라는 지적이 나오며 온라인을 중심으로 거센 비판이 일었다. 광주일고 측의 즉각적인 항의로 심판이 배재고 측에 주의를 줬지만 경기 영상이 확산하며 논란이 불거졌다.

▲29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배재고와 광주제일고의 경기 모습.2026.06.29ⓒ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KBSA 유튜브 영상 갈무리

이규연 교장은 항의서한을 통해 "참담한 마음을 금할 길 없다"며 "해당 응원을 접한 선수들은 물론 재학생, 교직원, 동문을 넘어 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 수많은 분들이 비통함과 분노를 함께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교육의 장인 고교 야구경기장에서 혐오와 조롱의 언어가 울려 퍼진 것은 결코 용납할 수 없는 행위"라며 "이는 상대에 대한 배려와 존중이 사라진 비도덕적인 행태"라고 비판했다.

이어 "광주학생독립운동의 산실이자 100년 넘는 야구부 역사를 가진 광주일고의 정신이 짓밟혔다"며 협회에 ▲상대방을 조롱·비하하는 일체의 응원 금지 ▲선수·지도자·학부모 대상 관련 교육 강화 ▲위반 시 상응하는 조치 등을 공식 요청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광주지부도 30일 성명을 내고 "결코 일어나서는 안 될 일이었다"며 "자랑스러운 역사를 간직한 광주에 대한 혐오를 감당하기 위해 학생들이 야구장에 선 것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단체는 "이번 일로 상처받았을 광주일고 학생 선수들에게 진심 어린 위로를 전한다"며 "운동장은 실력을 겨루는 공간이지, 혐오와 갈라치기가 용인되는 공간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특히 이번 사태의 빌미를 제공한 스타벅스를 향해 "5·18 폄훼를 담은 '탱크데이'가 청소년들에게 어떤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직시하고 분별 있는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전교조는 "기성세대로서의 책임을 통감한다"면서 "어떤 학생도 지역을 이유로 차별받거나 상처받지 않도록 노력할 것을 약속하며, 이 약속은 헌법 전문에 5·18정신을 담는 것으로 시작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광주특별시교사노동조합도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대형 커피 프렌차이즈 조롱 행사의 잘못된 행태를 바로잡지 못하고 엄중히 처벌하지 못해 이번 배재고 야구 응원 조롱 사태로까지 이어진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광주광역시교육청 은 명확한 입장 표명을 통해 이번 사태에 엄중하게 대응해야 한다"면서 "서울교육청과 교육부 역시 이번 사태를 매우 심각하게 인식하고, 교육 현장에서 이와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근본적인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단체는"오늘 서울시교육청과 배재고등학교 앞에 이번 사태를 규탄하는 현수막을 게시하고, 배재고등학교가 광주를 방문하여 진정성 있게 사과할 것을 촉구한다"며 "이후 사태 수습과정을 주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교조 광주시지부ⓒ프레시안(김보현)

한편 배재고 측은 전날 SNS를 통해 "상대 학교와 지역사회를 존중해야 하는 스포츠 정신에 어긋나는 행동이었다"면서 "이번 일로 마음의 상처를 입으신 모든 분들께 사과드린다. 학교는 재발방지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사과했다. 학교 측은 재발방지를 위해 ▲해당 선수생활교육위 회부 ▲야구부 전원 스포츠맨십·인권감수성·공동체의식 등 특별교육 ▲올바른 응원문화 교육 지속 실시 등을 약속했다.

김보현

광주전남취재본부 김보현 기자입니다.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