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택 전북특별자치도지사 당선인이 글로벌 AI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의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에게 새만금 투자와 회동을 제안하는 친서를 보냈다.
광주·전남의 대규모 반도체 투자 논의로 '200조 원 AI·반도체 투자 유치' 공약이 시험대에 오른 가운데 나온 행보여서 그 배경에도 관심이 쏠린다.
민선 9기 전북특별자치도지사직 인수위원회는 27일 이 당선인이 최근 미국 엔비디아 본사와 엔비디아 코리아에 친서를 보내 새만금 투자와 협력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친서에서 이 당선인은 새만금을 규제가 사실상 없는 '클린 슬레이트(Clean Slate)'로 소개하며 AI 데이터센터 구축에 필요한 청정에너지와 풍부한 산업용수, 피지컬AI와 로봇 기술을 자유롭게 실증할 수 있는 규제 환경을 새만금의 핵심 경쟁력으로 제시했다.
또 미국 애리조나와 사우디아라비아 미래도시 '옥사곤(Oxagon)'을 언급하며 새만금을 글로벌 AI 산업 거점으로 육성하겠다는 구상을 설명했고, "형식적인 프레젠테이션보다 삼겹살을 함께하며 격의 없이 대화하자"며 직접 회동도 제안했다.
이번 친서는 최근 인수위원회가 강조해온 AI 산업 전략의 연장선으로도 읽힌다.
앞서 인수위원회는 지난 15일 브리핑에서 광주·전남 반도체 투자 가능성과 관련한 질문에 "나중에 매 맞는 것보다 지금 털고 가는 것이 낫지 않겠느냐"며 "100조 원 정도를 덜어내는 대신 50만 규모의 로봇시티를 추진하는 방안도 생각해볼 수 있다"고 밝혀 '200조 원 공약 조정론'이 불거졌다.
다만 신형식 인수위원장은 같은 자리에서 "이원택 당선인은 아직 포기하기는 이르다는 입장"이라며 공약을 수정하거나 포기하는 것은 아니라는 취지의 설명도 함께 내놨다.
이후 22일 열린 인수위원회 2차 기자회견에서는 15일 발언을 사실상 수습하는 모습이 나왔다.
신 위원장은 "제가 좀 섣부르게 그때 얘기를 했던 것 같다"며 "당선인은 당시에도 공약 수정에 반대했다"고 밝혔다. 이어 새만금은 대규모 산업용지와 재생에너지, 산업용수, 협력업체 생태계를 함께 갖춘 입지 경쟁력을 지닌 지역이라고 강조했다.
전북 정치권도 지난 24일 국회의원 예산정책협의회를 열어 광주·전남 반도체 투자 계획의 규모와 내용을 우선 파악한 뒤 공동 대응 전략을 마련하기로 했다.
인수위원회는 최근 피지컬AI 특별위원회를 출범시키고 AI·로봇 기업 투자 유치 계획을 잇달아 발표하는 등 AI 산업 생태계 구축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공개된 이번 친서는 반도체 공장 유치 자체보다 AI 데이터센터와 피지컬AI, 청정에너지(RE100), 규제프리 실증환경 등 새만금이 갖춘 AI 산업 기반을 집중적으로 제시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인수위원회는 200조 원 AI·반도체 투자 유치 공약을 수정하거나 철회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다만 광주·전남 반도체 투자 논의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엔비디아를 향한 이번 친서는 새만금의 경쟁력을 AI 산업 생태계 전반으로 확장해 설명한 첫 대외 투자 메시지라는 점에서 향후 투자 유치 전략의 변화를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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