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구청 축제행정 민낯…임금체불 업체에 유공 표창?

광안리 어방축제 대행업체 노동청 고소, 체불 알고도 표창 검토 논란

부산 수영구가 지역 축제 대행업체의 임금 체불 정황을 확인하고도 해당 업체를 유공 표창 대상으로 검토한 것으로 알려져 축제행정 관리 부실 논란이 커지고 있다.

23일 관련 보도와 취재 내용을 종합하면 부산의 한 축제 대행업체 직원 5명은 임금과 퇴직금 등 6400만원가량을 받지 못했다며 업체를 노동청에 고소했다. 확인된 체불 피해자는 30여명, 전체 규모는 1억원을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부산 수영구청 전경.ⓒ프레시안

문제가 된 업체는 '광안리 어방축제' 등 부산지역 주요 축제를 대행해온 곳으로 알려졌다. 지역 축제는 지자체 예산이 투입되는 공공사업 성격이 강한 만큼 인건비 지급 여부는 단순한 민간업체 내부 문제로만 보기 어렵다.

논란은 수영구의 대응에서 더 커졌다. 수영구는 해당 업체의 체불 정황을 인지한 뒤에도 이 업체를 '축제 유공 표창' 대상으로 검토한 것으로 전해졌다. 축제 성과는 평가하면서도 정작 현장에서 일한 노동자들의 임금 문제는 제대로 걸러내지 못한 셈이다.

수영구는 인건비 지급 여부를 확인한 뒤 잔금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체불을 막을 수 있다는 취지의 입장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표창 선정과 관련해서도 체불 사실을 인지한 만큼 적절성 여부를 다시 살펴보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 같은 설명은 사후 대응에 가깝다. 구청이 인건비 지급 여부를 확인할 수 있었다면 축제 예산 집행과 정산 단계에서부터 대행업체의 인력 운영, 임금 지급 구조, 하도급 여부를 점검했어야 한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광안리어방축제는 수영구가 관광도시 이미지를 앞세우는 대표 콘텐츠다. 외형상 축제 성과를 홍보하면서도 내부에서는 임금 체불 피해가 발생했다면 행정은 성과보다 관리 책임을 먼저 따져야 한다.

지역 축제 현장은 대행업체와 단기 인력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다. 이 과정에서 임금 지급이 뒤로 밀리거나 행사 종료 뒤 노동자들이 개별적으로 노동청에 호소해야 하는 구조가 반복될 수 있다. 지자체가 예산만 집행하고 현장 노동의 대가를 확인하지 않는다면 같은 문제는 다시 발생할 수밖에 없다.

이번 사안의 핵심은 한 업체의 체불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 세금으로 치러지는 축제에서 노동자 임금이 제대로 지급됐는지, 수영구가 대행업체 선정과 정산, 표창 심사 과정에서 최소한의 검증 장치를 갖췄는지가 더 큰 쟁점이다.

수영구는 표창 절차 재검토에 그칠 것이 아니라 최근 수년간 축제대행사업의 인건비 지급실태와 정산구조에 대한 전반적인 점검이 필요해 보인다.

공공 예산이 투입된 축제에서 임금 체불 피해가 발생했다면 행정 책임도 함께 따져보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수영구가 축제 성과를 말하기 전에 축제 현장에서 일한 노동자들이 정당한 대가를 받았는지부터 확인해야 한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윤여욱

부산울산취재본부 윤여욱 기자입니다.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