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실 파고든 청소년 사이버도박…최고 입금액 6000만원 달해

전국 자진신고 한 달 294건, 부산·울산도 예방·치유 대응 과제

청소년 사이버도박이 학교 현장까지 파고든 정황이 확인되면서 부산·울산지역도 예방과 치유 중심의 대응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3일 경찰청 등에 따르면 지난달 18일부터 운영 중인 청소년 사이버도박 자진신고 제도에 한 달간 전국에서 294건이 접수됐다. 이 가운데 본인 신고는 244건, 보호자 신고는 50건이었다.

▲부산 경찰청 전경.ⓒ부산경찰청

신고 청소년들의 평균 도박 기간은 12개월, 도박사이트 입금액은 평균 300만원으로 파악됐다. 개별 최고 입금액은 6000만원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학교 단위로 번진 사례도 확인됐다. 일부 지역에서는 한 고등학교에서만 학생 48명이 한꺼번에 자진신고한 것으로 나타났다. 드라마 속 이야기처럼 보였던 '교실 안 도박'이 실제 학교 현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셈이다.

부산·울산도 예외로 보기 어렵다. 청소년들이 스마트폰과 온라인 결제, 사회관계망서비스에 익숙한 만큼 불법 도박사이트 접근 장벽은 낮아졌다. 스포츠 경기 예측, 사다리·바카라류 게임, 온라인 카지노형 콘텐츠가 게임처럼 포장되면서 위험인식도 약해지고 있다.

울산에서는 청소년 도박 범죄가 증가 흐름을 보이고 있다. 울산경찰이 도박 혐의로 형사 입건한 청소년은 2023년 5명, 지난해 8명에서 올해 들어 현재까지 15명으로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적발된 숫자보다 실제 위험군이 더 많을 수 있다는 점에서 조기 개입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부산에서는 교육청과 경찰, 지역 금융권이 청소년 사이버도박 예방교육 협력체계를 마련해 왔다. 학교전담경찰관을 통한 예방 교육과 도박 위험성 인식 교육, 상담기관 연계 등이 추진되고 있지만 온라인 도박 확산 속도를 고려하면 학교와 가정의 대응을 더 촘촘히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청소년 사이버도박의 문제는 금전 피해에 그치지 않는다. 도박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대리 입금, 불법 사금융, 절도 등에 노출될 수 있고 손실을 만회하려다 더 깊은 도박으로 빠지는 악순환도 발생한다. 또래 집단 안에서 사이트 주소와 충전 방식이 공유되면 한 학급이나 학교 단위로 확산될 가능성도 있다.

현재 운영 중인 자진신고 제도는 처벌보다 회복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만 19세 미만 청소년이나 보호자가 117 학교폭력신고센터를 통해 신고하면 학교전담경찰관과 도박 치유 전문상담사의 상담, 선별 검사, 전문기관 치유 프로그램 연계가 이뤄진다.

경찰은 자진신고 청소년에 대해 도박 금액, 반성 태도, 치유 과정 참여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선처 방안을 살핀다는 방침이다.

청소년 사이버 도박은 이미 일부 학생의 일탈을 넘어 온라인 환경이 만든 구조적 위험으로 번지고 있다. 자진신고 기간을 계기로 부산·울산도 학교와 가정, 경찰, 상담기관이 함께 위험신호를 조기에 포착하고 치유로 연결하는 대응망을 강화해야 할 시점이다.

윤여욱

부산울산취재본부 윤여욱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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