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공공기관 사칭 '사기' 기승…각별한 주의 필요

최근 공공기관을 사칭해 관급공사를 미끼로 접근한 뒤 자재대금을 가로채려는 신종 사기 수법이 잇따르고 있어 지역 사업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실제 최근 연천지역 한 건설업체는 자신을 연천군시설관리공단 직원이라고 소개한 인물로부터 연락을 받았다. 해당 인물은 명함까지 제시하며 "약 9천만 원 규모의 공사가 예정돼 있으며 자재비로 약 6천만 원이 소요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업 참여를 위해 통장사본과 사업자등록증 사본을 보내 달라"고 요구했으며, 특정 자재업체 명함까지 함께 전달했다. 외형상으로는 실제 공공기관이 발주하는 사업 절차처럼 보일 정도로 치밀했다.

이후 통화 과정에서는 "먼저 계약을 진행해야 하니 관련 서류를 제출하고 공단으로 방문하면 된다"고 안내했다. 하지만 이상함을 느낀 업체 관계자가 직접 연천군시설관리공단에 사실 여부를 확인한 결과, 해당 직원은 공단에 근무한 사실조차 없었고 해당 사업 역시 발주된 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만약 사실 확인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면 상황은 어떻게 됐을까.

업계에서는 이 같은 수법의 최종 목적이 특정 자재업체를 통한 선입금 유도에 있다고 분석한다. 공사 계약이 확정된 것처럼 믿게 만든 뒤 "자재 확보를 위해 먼저 대금을 입금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입금이 완료되면 연락을 끊고 잠적하는 방식이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실제 공공기관 명칭과 로고, 명함 등을 정교하게 위조해 피해자들이 쉽게 의심하지 못하도록 만든다는 점이다. 특히 경기침체 속에 일감을 찾는 중소 건설업체와 자재업체들이 주요 표적이 되고 있다.

공공기관 관계자들은 "정상적인 관급공사는 계약 절차 없이 특정 업체에 자재 선입금을 요구하는 경우가 없다"며 "공공기관 명의를 이용한 사업 제안이 들어오면 반드시 해당 기관 대표번호로 직접 사실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고 당부한다.

사업자들 역시 공사 수주에 대한 기대감에 앞서 냉정한 확인 절차를 거쳐야 한다. 전화 한 통, 명함 한 장만 믿고 움직였다가는 수천만 원의 피해를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관급공사를 미끼로 한 사기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러나 수법은 갈수록 지능화되고 있다. 공공기관을 사칭한 공사 발주, 자재 납품, 선입금 요구가 이어진다면 일단 의심하고 해당 기관에 직접 확인하는 습관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확인 한 번이 수천만 원의 피해를 막는다."

관급공사 사칭 사기는 지금도 누군가를 노리고 있다. 사업자들의 각별한 경계가 필요한 이유다.

정대전

경기북부취재본부 정대전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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