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는 '전략의 싸움'이다. 아무리 뛰어난 후보라도 민심의 원리를 모르거나 전략이 부실하면 패한다.
반대로 열세에 놓여 있다 해도 전체적인 설계와 조율이 뛰어나면 금방 판을 뒤집을 수 있다.
유권자의 선택을 둘러싼 설득과정이 '선거'라면 이원택 전북도지사 선대본부의 황석규 상임선대위원장처럼 '전략의 촉'이 뛰어난 사람도 없을 것이다.
이원택 후보가 패색의 어려움에 처했던 지난달 중순 황석규 위원장을 삼고초려한 이유이다.
16년 만에 자신의 이름을 걸고 뒤늦게 '이원택 후보 선대위'에 합류한 그가 가장 먼저 한 일은 일사분란의 '원팀'을 만드는 일이었다.
황 위원장은 "선거에서 지면 모든 것이 끝장"이라며 구성원을 설득해 신뢰를 구축하고 지휘체계를 명확히 하며 빠른 의사결정을 통해 일관된 메시지를 내기 시작했다.
이원택 후보도 그에게 모든 전략을 위임하고 조직이나 전략에는 신경을 쓰지 않은 채 마음을 편하게 먹고 유권자들과 접촉할 수 있었다.
본부장부터 팀장들도 원팀이 되어 각자의 역할에 최선을 다한 것은 불문가지다.
최악의 판세는 지난달 29일부터 30일까지 이틀 동안 진행된 사전투표를 기점으로 반전 드라마를 쓰게 된다.
황 위원장은 당시 투표율이 35%를 찍는 등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것과 관련해 "민심의 회초리는 끝났다"며 "본 투표율을 끌어올리는 데 매진해 달라"고 구성원들에게 당부했다.
숨어있는 민주당 전통적 지지층을 끌어내고 결집하기 위해 투표 사흘 전부터 공격적인 메시지로 통일하고 집중 난타에 돌입했다.
이원택 후보는 경선에 출마하지 않은 시·도의원 후보들에게 일일이 전화를 해서 간절히 도움 요청을 했고, 시·도의원 후보들이 실제로 문자를 보낸 것이 큰 효과를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회초리를 드는 부모의 마음은 자식보다 더 아프다.
어버이의 안타까운 심정을 헤아려 "앞으로 잘할 테니 이제 보듬어 달라"는 식의 호소 전략도 병행했다.
'강약을 조절하며 진심을 다하는' 막판 전략은 주효했고 민심은 요동쳤다.
이원택 민주당 후보는 이달 3일 개표 결과 김관영 무소속 후보에 비해 9%포인트 앞서는 안정적인 승리를 견인할 수 있었다.
불과 열흘 전만 해도 상대 후보가 여론조사에서 15%포인트 이상 앞섰던 판을 뒤집은 역전승이었다.
'이원택 도지사 만들기'의 일등공신으로 손꼽히는 그는 선거캠프의 컨트롤타워인 선대위원장 역할에 대해 "총괄 지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많은 사람의 이야기와 의견을 들어 사리를 분별하고 순간순간 정무적인 판단을 한 뒤 즉시 실행에 옮기는 일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오케스트라의 지휘자처럼 ①올바른 판단 ②신속한 결정 ③과감한 실행 등 3가지를 갖춰야 진정한 전략가라 할 수 있다는 말이다.
각 팀원의 장기를 최대한 살릴 수 있도록 멍석을 깔아주는 것도 선대위원장의 역할이다.
사실 '선거의 귀재'로 통하는 황석규 위원장은 과거 강현욱 전 지사 때 선거를 지휘했고 이후 정균환 후보의 선대본부장도 맡아 혼신을 다했다.
대통령 선거에서 비서실 차장이란 중책을 맡은 경력의 전략통이기도 하다.
선거과정에서 탁월한 정무적 판단은 어느 누구도 따라갈 수 없는 감각을 갖고 있다는 평이다.
최고의 분석가이자 전략가인 그는 선대위 해단식 때 팀원들에게 큰 절을 올렸다.
환상의 호흡을 통해 위기를 극복하고 승리를 견인한 이원택 후보에게 있어 황석규 위원장의 영입은 '신의 한 수'였던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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