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꿈틀대는 부정선거론…'장동혁 지도부' 물러나야

[최창렬 칼럼] 6.3 지방선거 명백한 민심은 '尹어게인' 응징

더불어민주당이 서울시장 탈환에 실패하면서 광역단체장 12대 4의 압도적 승리에도 불구하고 국민의힘의 강성 지도부에게 면죄부를 주는 격이 되고 말았다. 애초에 15대 1의 더불어민주당의 우세가 예상됐지만 민주당에 대한 견제심리도 발동됐다.

경기도 용인, 성남, 과천, 의왕, 안산 등에서 민주당이 패배했다. 이재명 대통령의 픽으로 알려진 김병욱, 하정우 후보의 패배도 여권으로서는 뼈아픈 대목이다. 그럼에도 선거는 민주당의 압승, 국민의힘의 완패로 결론이 났다.

선거에는 포괄적 판세를 판가름하고 관통하는 담론이 있다. 이번 선거에선 바로 내란 청산 프레임이었다. 그래서 15대 1이라는 전망도 가능했다. 물론 선거가 본격화하면서, 거대 이슈와 미시적 변수들이 등장하고, 선거공학이 작동한 결과 박빙 국면이 전개되기도 하고, 접전 지역 또한 증가했다. 그럼에도 선거를 관통하는 구도는 국민의힘에 대한 심판의 정조였다. 그러나 결과는 15대 1을 빗나갔고, 재보궐 선거에서도 민주당은 예상 밖의 고전을 겪었다. 이 결과는 지방선거 이후 다이내믹한 정국 구도의 변화를 예고한다.

선거가 민주주의의 핵심 과정이지만 단순히 주기적이고, 공정한 절차로서의 최소한의 민주주의를 지키는 보루로서만 기능해서는 안 된다. 실질적으로 민주주의의 내용을 공고화하려면 선거를 통해 사회의 갈등을 의제화하고, 조직화함으로써 사회적 타협과 합의를 모색하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이렇지 않은 선거는 의미가 없다. 선거 출마자들의 권력 욕구를 충족시키는 수단으로만 기능하는 선거는 존재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여야 대표들은 접전 지역에서 각 당의 후보들로부터 사실상 방문을 거부당하는 수모를 겪어야 했다. 극단적 진영대결의 한계가 선거를 통해 드러난 것으로 볼 수 있다. 완전히 '기울어진 운동장' 구도는 장동혁 지도부의 퇴행적 역사의식과 민주주의에 반하는 행태가 자초했다. 애당초 선거의 승패가 의미가 없을 정도였지만 그나마 선거 국면에 작동될 수밖에 없는 선거공학적 차원에서의 이슈와 의혹, 사건들의 생성 덕분에 접전도 생기고, 초박빙의 경쟁도 존재했던 것이다.

선거 이후 정치가 새로운 사회적 합의의 모멘텀을 만들기커녕 극단 정치를 연명함으로써 대결과 증오의 서사를 다시 써 나갈 개연성이 더 커졌다. 국민의힘의 서울시장 선거 승리와 투표용지 부족 사태는 장동혁 지도부를 연명하게 할 명분을 제공하면서, 극우의 부정선거론과 시대착오적 행태는 더욱 기승을 부릴 전망이다.

선거가 정반합의 변증법적 발전의 변곡점이 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현실은 그렇지 않다는 말이다. 장동혁과 한동훈의 충돌이 야권 내부의 원심력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높다. 여권 내부의 혼돈이 가중되면 다시 강경파가 기생할 숙주와 토양이 생기는 셈이다.

이번 사태를 부정선거나 선거무효로 연결시켜 재선거를 주장하는 것은 민주주의에 대한 또 한 번의 거대한 도전이 아닐 수 없다. 공직선거법 위반은 법률적으로 대처하면 된다. 이를 선거와 투표의 정당성의 흠결로 몰아가서는 안 된다.

궤멸적 참패를 당한 국민의힘 지도부는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 한다. 국민의힘은 2024년 총선, 2025년 대선에 이어 3연패의 수모를 겪었다. 국민의힘의 서울시장 선거 승리가 '윤 어게인' 세력에 편승해서 강성 보수를 등에 업고 민심과 완전히 괴리된 행보를 보인 국민의힘에 대한 심판의 성격을 변경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정권 견제와 함께 본질적으로 야당심판론이 주효했다는 말이다. 선거를 관통한 것은 국민의힘에 대한 심판이었고, 이른바 내란청산 프레임이 승부를 갈랐다. 어차피 국민의힘의 완패다.

지금의 제1야당은 보수라는 외피로 은폐된 의사(疑似) 보수정당이다. 이러한 야당의 존재가 한국정치를 병들게 하고 있다. 선거는 이를 통해 드러난 민심을 투사하여 민의와 괴리된 정당을 솎아내는 중요한 기능도 담당한다. 투표용지 부족 상항으로 선거 결과를 왜곡·오독하여 시대에 역행하는 논리와 뒤틀린 역사인식으로 보수를 가시덤불 속으로 밀어넣어선 안 된다.

보수로 위장된 천박한 위선과 가증한 요소들을 걷어내고 불사르는 변혁이 없이 보수의 재건은 불가능하다. 민주당과 여권 역시 이 상황을 단순 해프닝으로 치부 하는 경솔함을 보여선 안 된다. 여야 공히 선거결과를 객관적 민심의 편에서 해석하고 독해해야 한다. 주권자의 집단지성은 민주당에 대한 견제와 강성 극우의 퇴장을 명령했다. 이를 명징하게 해석하는 정치가 2028년 총선에서 웃게 될 것이다.

▲국민의힘 장동혁 상임선거대책위원장(오른쪽)과 김민수 최고위원이 3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 마련된 국민의힘 개표상황실에서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개표방송 출구조사 결과를 지켜보며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창렬

최창렬 용인대 교수는 다양한 방송 활동과 신문 칼럼을 통해 한국 정치를 날카롭게 비판해왔습니다. 한국 정치의 이론과 현실을 두루 섭렵한 검증된 시사평론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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