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유권자들은 '정신을 바짝' 차리고 지사 투표에 임해야 한다 [이춘구 칼럼]

전북 지사 선거에서 논의할 사항들이 쌓여가면서 공론화 과정에서도 고려할 요소들이 늘어나고 있다.

특히 위법성, 도덕성, 선전·선동성, 검증 미비, 상징 조작의 함정 등 유권자가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할 지사 선거인 것은 분명하다.

6.3. 전북 지사 선거는 단순한 지지도 경쟁이 아니라, 정치적 판단의 밀도가 매우 높은 선거처럼 보인다. 왜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하는 선거’인가?

이번 구도는 거대 정당 후보 vs 무소속 현직 구도, 경선 후유증의 감정적 잔류, 중앙정치 프레임이 개입될 가능성, 여론조사 수치의 초접전 등으로 정리할 수 있다.

이 조합은 정보 과잉, 감정 동원, 상징 정치가 동시에 작동하기 쉬운 환경이다.

우선 유권자가 경계해야 할 다섯 가지를 살펴본다.

첫째 위법성 프레임의 남용이다. 선거에서는 의혹 제기가 많아진다. 그러나 “의혹”과 “확정된 위법”은 전혀 다르다. 고발이나 수사, 기소 단계인지 등을 구분해야 한다. 상대를 법적으로 낙인찍는 방식은 선거에서 자주 사용되기 때문이다.

둘째 도덕성의 선택적 적용을 피해야 한다. 정치에서 도덕성은 중요하지만 “우리 편은 관대, 상대는 엄격”이라는 이중 잣대가 흔히 등장한다. 이런 구조가 생기면 진실을 가리지 못하고 유권자의 판단이 흐려진다.

셋째 선전·선동적 메시지를 갈 판단해야 한다. 강한 문장, 자극적 표현, 단순한 이분법을 경계해야 한다. “전북을 지킨다 vs 전북을 팔아넘긴다.” “정권 안정 vs 정치 실험” 등의 구도는 심층적인 정책 논의를 삼켜버린다.

넷째 검증 미비 상태의 확대 재생산이다. SNS와 지역 커뮤니티를 통해 확인되지 않은 정보가 빠르게 확산될 수 있다. 여론조사도 조사 기관, 표본 수, 응답률, 가중치 방식 등을 함께 봐야 한다.

다섯째 상징 조작의 함정이다. 원래 정치는 상징의 싸움이다. “민주당 텃밭 수성”, “전북 정치 독립”, “중앙 권력과의 연결”, “지역 자존” 등의 상징이 실제 정책 능력과 일치하는지는 별개의 문제이다. 이번 선거의 본질적 질문은 “전북은 정당 중심 정치로 갈 것인가?” 아니면 “인물 중심 정치로 이동할 것인가?”이다.

지사 선거의 양강 후보는 지역 기반과 정치 경험을 갖고 있다. 따라서 이번 선택은 단순 호불호가 아니라 정치 모델의 선택에 가깝다고 하겠다.

이 같은 상황에서는 공론화가 더욱 더 어렵다. 그 이유는 위법성 문제는 법적 책임 논쟁으로 번질 수 있고, 도덕성 문제는 명예훼손 논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선전·선동 분석은 특정 후보에 대한 공격으로 오해될 수 있다. 게다가 검증 미비 지적은 또 다른 검증 요구를 낳는다. 즉, 공론화 자체가 정치 행위가 돼버리는 것이다. 그래서 전북 유권자에게 필요한 것은 감정보다 구조를 보려는 시각, 프레임보다 데이터, 상징보다 정책 실행 능력, 공격보다 정책 비교 등의 노력이다.

역사는 종종 위기 속에서 새로운 리더십을 탄생시킨다. 그러나 그것은 자동적으로 주어지지 않는다. 새로운 리더십이 등장하려면 도덕적 우위, 구체적 정책 대안, 전북 미래에 대한 설득력 있는 서사 등의 세 가지가 충족돼야 한다. 반대만으로는 리더가 될 수 없다.

갈등형 리더십에서 통합형 리더십으로, 관리형 리더십에서 전략형 리더십으로, 인물 중심 리더십에서 시스템 중심 리더십으로 새로운 리더십이 전북을 변화시켜야 한다.

▲이춘구 칼럼니스트(前 KBS 모스크바 특파원)

지방선거가 끝나면 승패는 갈리겠지만, 전북의 과제는 그대로 남는다. 중앙정부와 협상할 수 있는 정치적 무게, 청년을 돌아오게 할 산업 생태계, 수도권과 경쟁 가능한 혁신 클러스터, 역사·문화 자산을 미래 산업과 연결하는 전략 등이 긴급한 과제들일 것이다. 전북은 지금 “누가 옳은가?”에서 “누가 준비됐는가?”를 물어야 한다.

전북은 지금의 위기 국면을 단순한 권력투쟁으로 소비한다면 전북은 또 한 번 기회를 놓칠 것이다. 그러나 이를 리더십 재설계의 계기로 삼는다면 전북은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다. 위기는 파괴가 아니라 선택의 순간이다.

전북은 지금 선택의 문 앞에 서 있다. 도민의 질문은 단순하다. “이 위기를 넘어 전북을 어디로 이끌 것인가?” 그 답을 준비한 후보가 새로운 리더가 될 것이다.

전북 유권자들은 정신을 바짝 차리고 전북의 정치사를 새롭게 써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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