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소리문화전당 간부 채용 '황당 잣대'…"접수인원 적어 아예 자격제한 없앴다"

2015·2019년 채용 때 엄격, 2023년엔 아예 무제한 왜?

▲한국소리문화의 전당 전경. ⓒ프레시안


한국소리문화의전당 간부가 더불어민주당 전북도지사 경선 후보와 관련한 고발장을 출입기자 이메일을 통해 발송해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해당 간부의 공개채용 자격 기준을 둘러싼 논란도 제기되고 있다.

한국소리문화전당 채용 공고에 따르면 지난 2023년 11월 실시된 ‘고객지원부장’ 채용에서는 연령과 학력, 전공 등 자격 기준을 사실상 두지 않았다.

해당 직위는 △홍보와 홈페이지 운영·관리업무 △공연장 관리와 공연장 대관 업무 △회원과 고객관리 업무 △입장권 판매와 정산 등 매표 업무 등 고객지원부 업무를 총괄하는 것으로 돼 있어 자격 제한을 완전히 허문 것에 대한 적정성 논란과 함께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공연장 운영의 핵심 역할을 맡는 간부급 직위를 채용하면서 자격기준을 완전히 허문 것은 극히 이례적이라는 지적이다.

▲ 한국소리문화의전당이 2023년 11월 공고한 ‘고객지원부장’ 채용 공고 중 응시자격 항목. 연령과 학력, 전공 등에 제한이 없는 것으로 명시돼 있다. ⓒ프레시안

앞서 2023년 10월에는 고객지원부장 채용과 관련해 '채용 예정 직무분야 관련 실무경력 합산 10년 이상'으로 묶었다.

이보다 더 앞선 2019년 5월 고객지원부장 채용 당시에는 △채용예정 직무분야에서 10년 이상의 실무경력자(언론·홍보·마케팅 분야 부서장 이상의 경력자) △관련 석·박사학위 취득자 5년 이상 해당 분야의 경력자 △관련 학사학위 취득자 10년 이상 해당 분야의 경력자 등으로 엄격한 제한을 둔 바 있다.

또 10년전인 2015년 12월에도 △문화예술사업 분야(공연, 전시, 행사, 축제 등의 기획·연출)에서 10년 이상의 실무경력이 있거나 전국적인 규모의 축제에서 연출감독(총괄책임자) 실무경력이 있는 사람 △관련 석·박사 학위 취득자는 3년 이상 해당 분야의 경력 △관련 학사학위 취득자는 7년 이상의 해당 분야 경력 등을 요구하는 등 엄격한 기준이 적용됐다.

하지만 전당 출입기자 이메일을 통해 더불어민주당 전북도지사 경선 후보 관련 고발장을 발송한 H부장의 채용 과정에서는 자격 기준이 크게 완화된 것으로 나타나, 이를 두고 ‘황당 잣대’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전당 측은 이에 대해 2023년 10월 채용 당시 지원자 수 부족으로 채용이 무산된 점을 이유로 들었다.

관계자는 “당시 최소 4명 이상 접수해야 했지만 2명만 지원해 채용이 이뤄지지 못했다”며 “이후 조건을 완화해 같은해 11월에 재공고를 낸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자격 제한을 없앴더라도 인사위원회를 통해 적합성을 판단한다”며 “서류전형과 면접을 거쳐 적임자를 선발한 뒤 채용 여부를 결정하기 때문에 자격 조건을 열어두고 채용을 진행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당의 한 고위 관계자는 "고객지원부장 공모는 내부 직원들에게도 지원 기회를 열어 놓고 진행한다"며 “초기에는 자격 기준을 두고 공모했지만 지원자가 2명에 그쳐 이후에는 조건을 완화하고 인사위원회 절차를 거쳐 적임자를 선발하자는 취지였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H부장의 경력과 관련해 “군 복무 경력 20년 이상과 체육 분야, 기초자치단체 체육회 활동 경력 등을 갖춘 것으로 알고 있다”며 “고객지원부장 업무가 대관과 홍보, 티켓 업무 등을 아우르는 만큼 이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채용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H부장은 전당 공식 이메일을 통해 더불어민주당 전북도지사 경선 후보 관련 고발장을 직원에게 전달해 전북지역 문화부 출입기자 등에게 발송하도록 하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이에 대해 H부장은 “지인의 요청으로 고발장을 전달했으며, 문화부 기자들에게 발송할 사안은 아니었는데 실수가 있었다”고 말했다.

국내 최고의 복합문화 예술공간인 한국소리문화의전당은 전북자치도로부터 매년 수십억씩 위수탁금을 받아 민간 학원이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전북도가 부담한 민간위탁금만 47억34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양승수

전북취재본부 양승수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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