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기반시설 폭격 최후통첩 시한을 하루 연장한 가운데 중재국들이 이 안에 '45일 단계적 휴전'을 성사시키려 노력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영구 종전을 위한 1차 휴전 기간을 갖자는 것이다. 미국이 이란 내 고립됐던 자국군 2명 모두 구출에 성공하며 트럼프 대통령의 지상 작전 자신감이 커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5일(이하 현지시간) 미 매체 <악시오스>는 회담 내용을 잘 아는 미국, 이스라엘 및 역내 소식통 4명을 인용해 미·이란·역내 중재국들이 영구 종전을 이끌어낼 수 있는 1단계 45일 휴전 조건을 논의 중이라고 보도했다. 소식통들은 중재자들이 2단계 휴전안을 논의 중이며 첫 45일간 휴전에서 전쟁 영구 종식에 대한 협상이 진행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한 소식통은 협상 타결에 시간이 더 필요할 경우 휴전이 연장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1단계 휴전이 성립하더라도 호르무즈 해협 개방은 완전히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과 고농축 우라늄 반출 혹은 희석 문제는 이란의 주요 협상패로 이란이 단 45일 휴전을 대가로 이를 완전히 포기하진 않을 거라고 두 소식통은 전했다.
소식통들은 호르무즈 해협 완전 재개방과 고농축 우라늄 문제 해결은 최종 합의가 타결돼야 가능할 것으로 봤다. 따라서 중재자들은 1단계 휴전에서 이란이 이 두 문제에 대해 부분적 조치를 취할 수 있는지 확인하려 하고 있다고 한다. 중재자들은 이란에 휴전이 일시적 조치가 아니고 전쟁이 재개되지 않을 거라는 점을 보장하기 위해 트럼프 행정부가 취할 수 있는 조치 또한 마련 중이라고 전했다.
다만 소식통들은 양쪽이 트럼프 대통령의 최후통첩 시한인 향후 48시간 내 부분적 합의에 도달할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평가 중이다. <악시오스>를 보면 미 당국자는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에 최근 며칠간 여러 제안을 했지만 이란 당국자들이 이를 받아 들이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두 소식통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미 이란의 에너지 시설 공습 작전 계획이 이미 준비됐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에 협상 타결을 위한 마지막 기회를 주기 위해 시한을 연장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악시오스>는 파키스탄, 이집트, 튀르키예(터키) 등 중재국들이 이란 당국자들에게 더 이상 협상 전술을 펼칠 시간이 없으며 향후 48시간이 합의를 도출해 국가에 닥칠 막대한 파괴를 막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설득 중이라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5일 소셜미디어(SNS) 및 <월스트리트저널>(WSJ) 인터뷰를 통해 이란에 호르무즈 해협 개방을 재차 요구하며 발전소, 다리 등 이란 기반시설 파괴 위협 최후통첩 시한을 기존 6일에서 미 동부시간 기준 7일 오후 8시(한국시간 8일 오전 9시)로 연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5일 미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협상이 지금 진행 중"이라며 6일까지 타결될 가능성이 크다고 밝히기도 했다.
미군 구출 뒤 탈출 수송기 고장 '아찔' 순간도…지상작전 위험성 '미리 보기'
미국이 이란 영토 내에서 고립됐던 미군 장교 2명을 구출하는 데 성공하며 트럼프 대통령의 지상 작전 자신감이 커졌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5일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틀 전 이란 내부에서 격추된 전투기에 탑승했던 두 번째 미군 구출을 재차 강조한 뒤 비속어를 섞어 이란 발전소, 다리 등 기반시설 파괴에 대한 강한 위협을 가했다. 그는 "미치광이들아, 그 빌어먹을 (호르무즈) 해협을 열어라. 안 그러면 너희들은 지옥에 살게 될 거다. 지켜봐라!"라고 정제되지 않은 말을 쏟아낸 뒤 "알라(이슬람교 유일신)에 찬양을"이라고 비꼬기까지 했다.
<뉴욕타임스>(NYT)는 해당 게시글이 구출 작전으로 한층 대담해진 트럼프 대통령의 태도를 반영한다고 분석했다. 신문은 지난해 6월 이란 핵시설 폭격에 성공하고 지난 1월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납치한 사건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미군이 자신의 의지대로 세계를 움직일 수 있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감각을 심어줬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내 고농축 우라늄 440kg 반출과 같은 고위험 작전도 첫 임기 때보다 훨씬 반발 가능성이 적은 참모진을 곁에 두고 "직감"에 따를 가능성을 우려했다.
외신은 이번 구출 작전이 오히려 지상작전의 위험성을 보여줬다고 평가 중이다. <로이터> 통신, <뉴욕타임스> 등을 보면 5일 오전 미 특수부대가 두 번째 미군 장교를 구조한 뒤 이들을 이란 영토 밖으로 옮길 MC-130 수송기 두 대가 기계적 고장으로 인해 이륙에 실패하는 아찔한 상황이 벌어졌다. 최소 한 대의 앞바퀴가 활주로 모래 속에 파묻혔다고 한다. 구출된 미군에 더해 작전에 추입된 약 100명의 특수부대원들이 이란 영토 내 고립될 위기에 처한 것이다.
이에 미군 사령관들은 큰 위험에도 추가 항공기 세 대를 보내는 결정을 내렸고 몇 시간의 기다림 끝에 단계적 탈출이 이뤄졌다고 한다. 미군은 고장난 MC‑130 두 대 및 MH-6 특수작전헬기 4대를 이란 손에 넘기지 않기 위해 파괴하고 떠났고 미군 사상자는 없었다.
<뉴욕타임스>는 이번 사건이 "적 영토 내부에서 전투가 시작되면 트럼프 대통령의 사태 통제 능력이 사라진다는 점을 상기시킨다"고 짚었다.
추가 구출 장교, 해발 2천미터 바위틈 은신해 버텨…CIA, 이란 내부 기만 작전도
지난 3일 이란 영토 내에서 미 F-15E 스트라이크 이글 전투기가 격추되자 이 전투기에 탑승했던 조종사와 무기 시스템 담당 장교는 곧바로 비상탈출해 조종사는 약 6시간 뒤 구출됐지만 무기 장교는 행방이 묘연했다.
미 CNN 방송, <뉴욕타임스> 등 취재를 종합하면 이 장교는 권총 한 자루, 통신 장비, 추적 장치만 갖고 이란군를 피해 해발 2100미터 바위 틈에 몸을 숨겼다. 기구조된 조종사는 부대와 지속적 연락이 닿았지만 이란군 추적을 피하려 했던 무기 장교와는 간헐적 연락만 닿았다고 한다.
실종된 장교와 연락이 닿은 뒤에도 미군은 해당 장교가 신호를 보낸 것인지 그의 장비를 발견한 이란 내부 누군가가 신호를 보내는 것인지 식별하기 위해 몇 시간을 보냈고 미 중앙정보국(CIA) 도움으로 그의 위치를 특정하고 신원을 확인했다. 미국과 이스라엘 첩보를 통해 그가 홀로 있는지, 이란인에 포위돼 있는지, 포로로 잡혔는지 파악하고 홀로 있음이 확인되자 특수작전 헬기와 특수부대를 투입해 구조 작전을 벌였다.
구조 시간을 벌기 위해 CIA는 고립된 미군 2명이 이미 구조됐다는 헛소문을 퍼뜨려 이란의 수색 초점을 탈출로로 옮기려는 기만 작전을 펼치기도 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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