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 부화수행' 의혹에도 불구하고 각종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던 김관영 전북특별자치도지사가 결국 '현금 살포 사건'이라는 치명적 악재에 발목이 잡히며 정치적 위기에 직면했다.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는 6·3 지방선거 본경선을 앞두고 김 지사에 대해 가장 강력한 조치인 제명을 결정했다.
이번 사태는 단순한 선거법 위반 논란을 넘어, 전북 정치 전반에 대한 신뢰를 흔드는 중대한 사건으로 받아들여 지고 있다.
문제가 된 사건은 지난해 11월 한 식사 모임 자리에서 김 지사가 참석자들에게 적게는 2만 원에서 많게는 10만 원까지, 총 68만 원이 현금으로 배포된 사실이 영상으로 확인되면서 불거졌다.
김 지사 측은 "택시비 수준의 실비 지원"이라는 취지로 해명했지만, 여론은 싸늘하다. 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현금을 직접 건넨 행위 자체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지배적이다.
최고위원회 직후 조승래 민주당 사무총장은 "사실관계에 있어 다툼이 있는 부분이 전혀 없을 만큼 금품을 제공한 것은 부인할 수 없다. 인정을 했다. 그리고 68만 원이라지만 회수한 것도 사실이면서 일부는 회수가 덜 된 부분도 있다. 액수의 차이는 있을 수 있지만 명백하게 금품을 제공한 것은 사실이다. 본인은 술이 많이 취한 상태였다고 하지만 그게 법정에서 정상 참작의 사유가 될 수 있을지 모르지만 그렇다고 해서 금품을 살포한 명백한 사실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이것은 본인의 직접 소명을 떠나 명백한 사안이기 때문에 최고위에서 이렇게 결정했다"고 밝혔다.
전주의 한 시민은 "요즘 같은 시대에 정치인이 현금을 돌린다는 것 자체가 시대착오적"이라며 "금액의 많고 적음을 떠나 유권자를 돈으로 대하려 했다는 점에서 명백한 매표행위나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특히 지역사회에서는 이번 사건이 '전북 정치 전체의 수준'을 떨어뜨렸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시민단체 관계자는 "전북이 오랜 기간 특정 정당 중심 정치 구조를 유지해온 결과, 이런 안일한 정치 행태가 반복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며 "도민의 자존심과 명예를 훼손한 행위"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실제 온라인 커뮤니티와 지역 여론에서는 "전북을 돈 선거 지역으로 보이게 만들었다","도민을 부끄럽게 했다"는 반응이 잇따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입장에서도 이번 사태는 적잖은 부담이다. 김 지사는 그동안 각종 여론조사에서 선두권을 유지하며 유력 후보로 꼽혀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돈봉투'논란이 확산되자 당은 긴급 윤리감찰에 착수했고, 결국 제명이라는 강경 조치를 검토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당 내부에서도 "이 사안을 덮고 갈 경우 지방선거 전체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전북 정치의 구조적 문제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특정 정당 중심의 독점적 정치 환경 속에서 경쟁과 견제가 약화되면서, 유권자를 가볍게 보는 정치 문화가 고착화됐다는 비판이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이번 사건은 개인의 일탈을 넘어 구조적 문제의 단면"이라며 "정치개혁 없이 이런 일은 반복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민심이다. 각종 의혹에도 불구하고 지지율 선두를 유지하던 김 지사였지만, 이번 사건으로 '신뢰'라는 가장 중요한 자산을 잃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일부 전북 도민들 사이에서는 "더 이상 도정을 맡길 수 없다"는 여론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결국 이번 '돈봉투 살포' 논란은 한 정치인의 추락을 넘어, 전북 정치 전반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을 요구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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