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삼천에는 시의원 이름 딴 '한승우 버드나무'가 있다…왜?

전주천과 삼천의 '버드나무 수난史'

지난 2024년 3월, 전북환경운동연합 등 전주지역 시민사회단체와 정당 관계자들은 전주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2023년에 이은 전주시의 전주천과 삼천 주변의 버드나무 무차별 벌목 행태를 규탄했다.

당시 단체 관계자들은 "전주시가 지난달 29일 새벽, 전주천 남천교 일대와 삼천 삼천교 일대 아름드리 버드나무를 또 다시 벌목했다"며 "이번에 잘려나간 버드나무는 40여 그루로 전주시는 지난해 홍수 예방을 이유로 크고 작은 버드나무 260여 그루를 벌목한 데 이어 연이어 무차별 벌목했다"고 주장했다.

전북환경운동연합은 지난 18일 성명을 발표하고 "도심 생태축이면서 시민의 안식처인 '완산칠봉'이 전주시의 무분별한 토목 행정으로 인해 파괴됐다"면서 "견제기능과 보전 철학을 상실한 거수기 '도시공원위원회'의 전면 개편"도 요구했다.

전주시가 최근 전주 완산칠봉에 관광객 유치를 위한 공원을 조성한다면서 도로 개설 명목으로 수십 여 그루의 나무를 베어낸 것으로 확인한 것이다.

전주시는 이처럼 수년 전부터 최근까지 전주천과 삼천에 이어 전주 완산칠봉에서도 나무를 베어내는 일을 그치지 않고 있다.

버들강아지가 피는 봄이 되면서 당시 삼천의 버드나무가 베어지는 참사(?)를 온 몸으로 막은 전주시의회 한승우 의원은 2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전주 삼천에는 '한승우 버드나무'로 명명된 버드나무가 있다"며 당시 사연을 올렸다.

버드나무가 몽땅 베어져 사라진 전주천과 달리 삼천의 버드나무가 베어지기 직전, 삼천으로 달려가 일부라도 삼천의 버드나무를 살려낸 '비하인드 스토리'인 셈이다.

한 의원은 "지난 2023년 3월, 전주시는 전주천의 버드나무를 모조리 베어 냈는데 당시 시민들의 반발로 절반만 베었고, 추가적인 벌목에 대해서는 생태하천협의회 등과 사전 협의를 통해 진행하겠다"고 약속했다고 적었다.

그러나, 이같은 약속은 1년 여가 지나 무용지물이 됐고 "(전주시는)2024년 2월에 또다시 새벽에 기습작전처럼 전주천 버드나무를 모두 베었다. 시민들의 반발을 예상하고 협의도 없이 새벽에 나무를 벤 것"으로 환경운동연합 문지현처장의 전화를 받고 전주천으로 바로 달려갔지만 현장은 "처참했다."고 밝혔다.

▲전주 교동 남천교 위에 세워진 청연루(晴烟樓).3년 전 버드나무가 무성하게 자라난 모습, 전주시가 전주천 버드나무를 모두 베어낸 후 청연루에서 이 같은 풍경은 다시 볼 수 없게 됐다. ⓒ프레시안

한 의원은 문득 "베어진 전주천의 버드나무를 둘러보다, 순간 등골이 서늘해졌다"고 한다. "'혹시 삼천의 버드나무도 베는 거 아니야?'"하는 생각이 스쳤기 때문이다.

바로 담당부서 직원에게 전화했더니 "아니나 다를까 삼천 버드나무도 벌목 작업을 동시에 진행한다"고 해 곧바로 차를 타고 삼천으로 달렸다고 한다.

이미, 용흥중학교 앞쪽의 버드나무는 베어졌고, 건너편 삼천교 하류 모악장례식장 앞쪽의 버드나무 벌목작업을 시작되고 있었다. 현장에 다가 서는 한 의원을 요란한 엔진톱으로 나무를 베고 있는 인부들을 가로 막았다고 한다.

한 의원은 "'지역구의 한승우 전주시의원"이라면서 '벌목 중단'을 요구하면서 곧바로 전주 시장실로 전화를 했고 "모든 책임을 내가 지겠다"며 항의를 하자 시장실에서 중단조치를 내렸다고 한다. 그는 "이런 일 하라고 시의원 하는 거 아니냐는 생각으로 단호하게 이야기 했었다"고 적었다.

당시 네 줄기의 버드나무 중 양옆의 2개의 줄기는 베어지고, 두 개의 줄기가 살아 남았는데 바로 그 버드나무를 '한승우 버드나무' 명명한 것이다.

그는 "오늘 아침 삼천변 산책을 하다 버들강아지 꽃이 피고, 물이 오르고 있는 삼천 버드나무를 보며 후일담을 적어 본다."고 했다.

▲22일, 한승우 의원이 전주 삼천에서 촬영한 일명 '한승우 버드나무'(사진 왼쪽), 사진 가운데 벌목 직전 네 줄기 가운데 두 줄기가 베이지고 두 줄기만 남은 채 남아 있는 버드나무(사진 가운데) 저 멀리 모악산을 배경으로 삼천에서 살아 남은 버드나무가 무성하게 서 있다. ⓒ한승우 의원SNS

최인

전북취재본부 최인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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