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에 대한 현대차그룹의 9조 원 투자 계획이 연일 홍보되면서 전북 지역사회에서는 기대와 함께 복잡한 시선이 교차하고 있다.
특히 새만금개발청이 투자 유치에 기여한 공무원에게 수천 만 원 대 포상금을 지급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일부 도민들 사이에서는 "아직 실제 투자가 시작된 것도 아닌데 성과를 과도하게 부풀리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새만금 사업은 이미 30년 넘게 이어져 온 국가 프로젝트다. 그 과정에서 전북 수산업이 피해와 손실은 현대의 9조 원 투자 규모보다 배 이상 되는 19조 원에 이르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지난해 전북도의회 새만금외해역피해조사연구회가 주최한 '새만금 외해역 수산업 피해 실태 연구용역 보고회에서는 새만금사업 착공 이후 전북 수산업계 손실액이 최소 13조 원에서 최대 19조 6000억 원 대에 이른다는 조사결과가 보고된 바 있다.
더구나 새만금 사업으로 인해 도내 서해안 지역에서 벌어진 침식과 퇴적 현상으로 인한 대체 어항 건설이나 해수욕장 유지용 모래 사재기 등의 문제까지 포함한다면 그 손실액은 훨씬 더 많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새만금호의 수질 오염 문제와 외해역 조류 변화 등으로 인한 환경문제는 더 심각한 것으로 보고됐다.
앞서 지난 2019년 당시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이던 박주현 의원(민주평화당)은 국정감사에서 "새만금 사업으로 전북의 수산업이 반 토막이 났다"며 "새만금 방조제 축조 때문에 발생한 전북의 수산물 추정 손실액이 7조 원 가량인데 이를 2015년 수산업 생산유발계수인 1.88에 대응하면 수산업 관련 산업까지 총 13조 8000억 원의 손해가 발생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에 새만금 어업보상은 총 1만 2579건에 4천353억 원으로 건 당 평균 3460만 원에 불과했다.
박 의원은 "새만금사업이 지난 30년 간 지지부진한 개발 속도로 전북 도민들에게 좌절만 안겨 준 것도 모자라 수산업까지 반 토막냈다"고 비판했다.
지난해 5월 전북수산산업연합회(대표 김종주)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전북도의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김종주 대표는 "새만금사업으로 인한 경제적 손실이 2023년까지 16조 원에 이른다"며 새만금호의 상시 해수유통을 촉구했으며 오현숙 전북도의원은 "새만금 사업에 지금까지 투자된 돈이 22조 원이고 수산업 피해는 지금까지 18조"라면서 "지금이라도 새만금 사업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이처럼 새만금사업으로 인한 전북 수산업의 피해가 비공식적으로는 19조 원으로, 현대차그룹의 새만금 투자협약 9조 원의 배가 넘지만 전북 수산업 피해에 대한 대책은 전혀 거론되지 않고 '장미빛 투자 유치성과'만 강조되고 있다.
물론 대규모 기업 투자가 실제로 이어진다면 새만금 개발의 새로운 전기가 될 수 있다는 기대도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번 현대그룹의 투자계획 역시 아직 투자협약(MOU) 단계에 머물러 있고, 새만금기본계획(MP) 변경과 인프라 구축 등 넘어야 할 절차와 과정도 만만치 않다. 이런 상황에서 포상금 지급 등 '성과 홍보'가 앞서는 모습은 일부 도민들에게 성급하게 비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전북에서는 과거 삼성그룹이 새만금에 대규모 투자를 발표했다가 실제 사업으로 이어지지 못했던 경험이 여전히 아픈 기억으로 남아 있다. 이 때문에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는 말처럼, 이번 현대그룹의 투자 발표를 바라보는 지역사회의 시선에도 기대와 우려가 동시에 깔려 있다는 평가를 외면해서는 안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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