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간 '무소불위의 권력'을 행사하며 각종 비위와 인사 논란의 중심에 섰던 농협중앙회가 고강도 수술대에 오른다. 중앙회장의 자회사 인사 개입을 원천 차단하고, 분산되어 있던 감사 기능을 별도의 특수법인으로 독립시키는 등 지배구조 전반을 뒤흔드는 개혁안이 추진된다.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와 농림축산식품부는 11일 오전 국회에서 당정협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농협개혁방안’을 논의했다. 이번 대책은 지난해 말부터 실시된 정부의 특별감사 결과, 농협 내부의 폐쇄적인 의사결정 구조와 고질적인 비위 문제가 위험 수위에 도달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번 개혁안의 핵심은 감사의 ‘완전한 독립’이다. 당정은 중앙회 내부와 각 지주, 조합에 흩어져 있던 감사 기능을 하나로 통합해 별도의 독립 특수법인인 (가칭)농협감사위원회를 신설하기로 했다. 내부 권력으로부터 독립된 외부 전문 감사 시스템을 구축해 그간의 '제 식구 감싸기'식 조사를 뿌리 뽑겠다는 의지다.
이와 함께 준법감시인에 외부 전문가 임명을 의무화하고, 비위가 적발된 임직원에 대한 직무정지 근거도 법제화한다. 특히 농식품부의 감독권 범위를 지주사와 자회사까지 직접 확대해 경영 투명성을 상시 감시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춘다.
중앙회장에게 집중됐던 과도한 권한도 대폭 분산된다. 당정은 중앙회장이 지주사나 자회사의 경영 및 인사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하도록 법령에 명확한 원칙을 명시하기로 했다.
특히 '회장님'들의 전유물처럼 여겨졌던 농민신문사 회장직 등 타 직위 겸직이 전면 금지된다. 이는 겸직을 통한 이권 개입과 영향력 확대를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위한 조치다. 또한, 선심성 지원이라는 비판을 받아온 회원조합 지원자금(무이자 자금) 역시 사전에 재무건전성을 따져 농식품부에 보고하도록 하여 자금 집행의 '밀실 처리'를 방지한다.
매번 금품 살포 논란으로 얼룩졌던 선거 문화 개선을 위해 선거제도 자체를 뜯어고친다. 현재의 간선제 방식을 넘어 조합원 직선제나 대의원·조합원이 고루 참여하는 선거인단제 도입을 검토한다.
부정 선거에 대한 처벌 수위도 대폭 상향된다. 금품 수수 시 형사처벌을 강화하되, 자진 신고자에게는 처벌을 깎아주는 리니언시 제도를 도입해 내부 밀고를 통한 자정 작용을 유도할 계획이다.
한정애 정책위의장과 윤준병 농해수 정조위원장은 "농협이 농민과 조합원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뼈를 깎는 혁신이 필요하다"며 "6월 지방선거 전까지 관련 입법을 마무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 또한 "농협이 설립 본연의 목적인 농민 권익 증진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정치권과 농업계는 이번 개혁안의 성패가 실제 '농협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 여부에 달려 있다고 보고 있다. 당정은 향후 농업인 단체와의 긴밀한 협의를 통해 구체적인 실행 계획을 확정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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