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무 문제로 돈을 빼앗기 위해 여자친구를 살해한 뒤 시신을 유기한 20대 남성이 첫 공판에서 혐의를 대부분 인정했다.
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 형사1부(부장판사 정경희)는 11일 강도살인 및 시체유기 혐의로 구속기소된 A씨(26)에 대한 첫 공판을 진행했다.
A씨는 지난해 12월 28일 오후 9시 40분께 경기 안산시 단원구 한 주택가에서 자신의 차량 안에 함께 있던 여자친구 B씨(20대)를 폭행한 뒤 목을 졸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후 A씨는 시신을 차량에 싣고 이동해 경기 포천시 소홀읍 일대 고속도로 인근 가드레일을 넘어 수풀 속에 유기한 것으로 조사됐다.
수사 결과 A씨는 불법 온라인 도박 등으로 채무가 늘어나 경제적 어려움을 겪던 중 B씨에게 돈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사건 당시 A씨는 차량 안에서 B씨를 폭행하는 과정에서 B씨가 휴대전화로 주변에 도움을 요청하려 하자 휴대전화를 빼앗아 차량 뒷좌석으로 던져 연락을 차단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범행 이후 B씨의 계좌에서 자신의 계좌로 돈을 이체하려 했으나 비밀번호를 알지 못해 실패한 것으로 파악됐다. 또 B씨 명의로 대출을 시도했지만 금융기관에서 보이스피싱 가능성을 의심하면서 실제 금전적 이득은 얻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두 사람은 사건 발생 약 한 달 전 교제를 시작한 사이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법정에서 A씨 측 변호인은 공소사실을 대체로 인정하면서도 범행의 계획성에 대해서는 일부 부인했다.
변호인은 “처음부터 강도 목적의 계획적인 범행은 아니었다”며 “휴대전화를 빼앗은 것도 외부와의 연락을 막기 위한 것이 아니라 실랑이 과정에서 발생한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재판부가 A씨에게 같은 입장인지 묻자 A씨는 “그렇다”고 답했다.
반면 검찰은 A씨의 범행이 사전에 계획된 강도살인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검찰은 차량 블랙박스와 범행 장소 인근 CCTV 영상, 휴대전화 포렌식 분석, 금융거래 내역 등을 토대로 A씨가 피해자의 돈을 노리고 범행을 저질렀다고 보고 있다.
A씨에 대한 다음 공판은 오는 25일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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