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민주당은 공직선거후보자추천관리위원회의 심사를 거쳐 부적격자를 가려내는 과정을 거치고 있지만 교육감 선거는 선거 제도상의 맹점으로인해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 도덕적 문제를 걸러내는 제도적 장치가 없이 진행되고 있다.
민주당 전북특별자치도당 공관위는 지난 6일 전체회의를 열고 공직 후보자 부적격 여부 심사 결과 35명의 부적격자를 가려낸 심사결과를 발표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기초단체장의 경우 후보자 60명 가운데 부적격 8명, 예외적용 3명이며, 광역의원은 후보자 80명 가운데 부적격 6명, 예외적용 1명이다. 기초의원은 후보자 292명 가운데 부적격 21명으로 집계됐다.
앞서 공관위는 지난 2월 23일부터 27일까지 공직후보자 공모 접수를 진행했으며, 중앙당 부적격 판단 기준과 도덕성 논란 등 도민 눈높이와 직결되는 사안에 대해 면밀한 심사를 진행한 바 있다.
특히 범죄 관련 기록과 경위, 재판 진행 여부, 후보자의 소명자료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며 사실관계를 꼼꼼히 확인했다.
이 때문에 지방선거 출마 후보자들은 공천 경쟁에 나서기도 전에 이같은 '피 말리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공관위 관계자는 "공직 후보자는 높은 도덕성과 책임성이 요구되는 만큼 정당성·공정성·객관성을 바탕으로 철저한 검증을 진행했다"면서 "당과 도민의 신뢰를 받을 수 있는 공천이 이뤄지도록 끝까지 엄정한 심사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단체장과 광역,기초의원 선거와 함께 치러지는 교육감 선거는 어떤가?
기고문 상습 표절 논란에 휩싸인 H 예비후보는 자신의 글에서 표절이 있었음을 인정하고 사과했지만 후보 사퇴는 하지 않으면서 교육감 선거 제도의 도덕성 검증 문제를 둘러싼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H 후보는 최근 자신의 기고문과 글 일부에서 표절 문제가 있었다는 점을 인정하고 사과의 뜻을 밝혔지만, 교육감 선거 출마 의사는 유지하고 있다. 이에 대해 지역 교육계와 정치권에서는 "교육자의 연구윤리 문제를 어떻게 평가해야 하느냐"는 논쟁이 확산하고 있다.
결국 민주진보교육감 후보 단일화를 위해 구성됐던 전북 시민단체는 이같은 문제로 인해 후보 단일화를 중단하기도 했다.
이같은 맥락에서 오는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당에서 진행되는 단체장과 광역,기초의원 공천 심사와 비교하면 교육감 선거의 검증 장치가 상대적으로 매우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등 주요 정당은 지방선거 후보자를 심사할 때 도덕성 및 윤리역량 항목을 통해 음주운전, 탈세, 성 비위, 연구윤리 위반 등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사안을 검증하고, 사안의 정도에 따라 감점 또는 부적격 판정을 내리기도 한다.
그러나 교육감 선거는 정당 공천이 없는 비정당 선거다. 후보 등록 요건도 법적 결격 사유가 없는 한 비교적 단순해, 도덕성 논란이 제기되더라도 후보 자격을 제한하기는 쉽지 않은 구조다. 이 때문에 교육감 선거에서는 후보 검증이 사실상 유권자의 판단에 맡겨지는 경우가 많다.
교육계 일각에서는 교육감이 '학생들에게 정직과 책임을 가르치는 교육 행정의 최고 책임자'라는 점에서 도덕성 기준이 일반 정치인보다 더 엄격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이번 교육감 선거에 출마한 예비후보들도 이같은 목소리를 낸 바 있다. 단일화에 참여했던 한 후보는 아예 교육감선거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상습 표절 의혹, 허위경력 기재로 인한 벌금형 등으로 얼룩진 H 후보는 민주진보 후보 자격이 없다. 전북교육과 민주진보 진영을 위해 후보를 사퇴해야 한다"고 촉구했으며 다른 후보들도 "중대한 결격 사유"라며 사퇴를 요구한 바 있다.
전북교육자치시민연대도 성명을 통해 "H후보는 표절이 상습적이고 표절의 정도가 심한 데도 이를 지적한 언론사를 상대로 소송을 했다"면서 "진정으로 인정하고 사과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직격했다.
이 단체는 이어 "H후보는 지난 교육감 선거에서 상대 후보의 논문 표절을 비판하며 '교육감 자격이 없다'고 했다"면서 "당시 제시한 기준으로 표절 시비를 명명백백히 가릴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논란을 계기로 교육감 선거에서 후보 검증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강하게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교수나 연구자 출신 후보의 경우 연구윤리 검증 절차를 제도화하거나 후보 관련 정보를 보다 폭넓게 공개하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다만 현재 제도에서는 후보의 도덕성 문제에 대한 최종 판단은 유권자의 선택에 맡겨질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오는 6월 전북교육감 선거 과정에서 '상습표절' 논란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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