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8일은 국제여성의 날입니다. 2026년 정권이 교체되었지만, 여전히 여성·성소수자 등 많은 소수자들은 열악한 임금과 노동조건, 고용불안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1975년 아이슬란드에서 처음 시작된 여성파업은 여성노동자의 권리를 앞당기고 성평등을 진전시켰습니다. 한국에서도 '지금 여기에 실질적 성평등!'을 요구하며 국제여성의 날을 앞둔 3월 6일에 3·8여성파업대회를 합니다. 3·8여성파업대회에 함께 하는 단위들이 3·8여성파업의 의미를 나누고자 연재합니다. 편집자.
12·3 친위쿠데타를일으킨 내란우두머리 윤석열을 비롯한 일당들에 대해 1심 판결(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5부 지귀연 부장판사)이 나왔다. 윤석열 구속을 취소시키고 재판을 토크쇼를 하듯 진행했던 지귀연 재판부답게 형량은 가벼웠다. 내란죄임에도 윤석열과 김용현 등에게 초범, 고령 등을 양형 이유로 내건 것은 시민들에게 쓴웃음을 짓게 했다.
특히 계획이 허술해서 실패했다거나 무력 사용을 최소화하려 했다고 판단하며 감경 사유로 삼은 것은 심각한 문제다. 나와 생각이 다르면 총을 사용해서라도 제압하여 관철시키겠다는 것이 불법 비상계엄이 아닌가. 수많은 페미니스트들이 윤석열의 비상계엄을 '폭주하는 남성성'으로 표현하기도 했다. 그런데 계획이 허술하다고 무력을 동원한 폭력적 방식이 아닌 것이 아닌데 어찌 감경사유가 된단 말인가. 더구나 그 영향은 극우세력들이 서부지방법원에 난입하여 폭력 행사로 이어지지 않았던가.
이제 윤석열 일당들은 사회로부터 격리돼 감옥에 갇힌다. 그러나 여전히 우리 사회에는 폭주하는 남성성을 간직한 극우세력이 존재한다. 그들은 성차별 옹호와 소수자 혐오로 무장했다. 이들은 사회에서 겪는 부당한 일들, 불평등의 원인을 성평등 정책이나 이주민과 장애인 등 소수자 차별시정 정책에서 찾는다. 실제로 윤석열 대선후보 공약이었던 여성가족부 폐지는 성차별 옹호와 소수자혐오 집단을 조직하고 그 표를 모으는 기제였다.
한국 사회에 구조적 성차별은 굳건하다. 정권이 바뀌었어도 변함 없다. 국제개발협력기구(OECD)에 가입한 1996년부터 지금까지 28년째 성별 임금 격차 1위이며, 지난해 기준 여성의 월평균 임금은 남성의 약 70% 수준에 불과하다. 한국만이 아니라 전 세계적인 현상이다. 지난해 9월 OECD가 발표한 '가진 자와 못 가진 자-기회의 격차를 줄이는 방법’ 보고서 에 따르면 개인 소득 격차를 높인 요인 1위는 '성별'이었다.
지난해 12월 1일 한국노동사회연구소가 '경제활동인구조사 부가조사'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임금노동자 중 남성은 3명 중 1명, 여성은 2명 중 1명이 비정규직이다. 임금노동자 2241만 명 중 비정규직 비율은 41.5%(929만 명)인데, 여성 비정규직은 530만 명이다. 남성보다 131만 명 더 많다. 정부와 기업이 불안정한 일자리에 여성을 배치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여성들의 임금은 낮을 수밖에 없다. 지난해 양성평등기본법에 따른 공시대상 회사 2980개와 공공기관 노동자 근로자의 성별 임금 격차 등 조사 결과를 발표한 자료에도 이는 뚜렷이 나타났다. 남성 1인당 평균임금은 9780만 원, 여성 1인당 평균임금은 6773만 원으로 성별임금격차는 30.7%로 작년보다 커졌다.
성평등의 이름으로 여성을 지우는 이재명 정부의 여성노동정책
성평등가족부는 성별 임금, 고용 등에 대해 기업별로 투명하게 공개하도록 하는 '고용평등임금공시제'를 2027년까지 도입하겠다고 발표했다. 성평등부에서도 성별 임금 격차 해소 등 여성의 노동권 개선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정말 여성노동자의 현실은 나아질까. 아니다. 성별 임금격차 해소나 고용평등을 위한 정부의 노력은 뒷걸음치고 있다고 평가할 수밖에 없다. 고용노동부는 성평등 노동 정책을 기획, 수립, 집행하는 부서인 여성고용정책과를 폐지시켰다. 그리고 게다가 성평등부에게 행정명령 등의 권한이나 예산도 주지 않았다 (올해 노동부 예산은 37조6781억 원인 반면, 성평등부 예산은 2조87억 원에 불과하다). 성평등은 성평등가족부의 한 부처의 업무로 가능한 일이 아니다. 여러 부처가 젠더 관점에서 정책을 평가하고 감독하고 그걸 바탕으로 성평등정책을 입안해야 가능하다.
그런데 이렇게 고용노동부에서 여성노동을 담당하던 부서를 없애다니 1000만 명의 여성노동자에 관한 정책을 포기하고 떠넘긴 것이나 다름없다. 여성단체와 노조가 항의하자 김영훈 노동부장관은 사과했다. 그리고 중앙부처의 여성노동정책 전담 조직을 복원하고, 지방노동관서의 고용평등과를 복원을 검토해보겠다고 했다. 그러나 아직까지 변화는 없다.
그뿐만이 아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사회 전체적으로 구조적 성차별이 여성에 대해 심각하다. 그런데 특정 영역에선 반대의 현상이 없지 않다는 의심도 있다"라며 이른바 '남성 역차별' 담론을 들이밀었다. 소위 이대남들이 말하는 '남성들이 성평등 때문에 차별받고 있다'는 내용이다.
사회불평등 심화로 중하층 남성들이 겪는 삶의 어려움을 여성 탓으로 돌리는 담론이다. 극우세력의 담론 중 하나다. 윤석열 퇴진광장에 2030 여성·퀴어들이 많이 나온 이유기도 하다. 이들의 힘으로 권력을 잡은 이재명 정부에서 '역차별' 담론을 꺼내드니, 과연 이재명 정부에 젠더 관점, 성평등 의식이 있는가 의문을 던질 수밖에 없다.
게다가 이재명 정부는 여성장애인, 여성퀴어, 이주여성 등 다양한 정체성을 가진 여성/퀴어들이 복합차별을 겪지 않으려면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이 필요하지만 이를 위한 정부 계획은 없다.
비정규직 특수고용노동자의 노동권 보장이 성평등노동으로 이끈다
성평등한 일터는 비정규직 특수고용문제를 평등의 관점에서 푸는 것만으로도 나아질 수 있다. 앞서도 말했듯이 많은 여성 노동자들이 비정규직, 특수고용 노동자로 일하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 때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화를 말했지만, 현실은 자회사였다. 임금이나 노동조건의 개선은 거의 없는 또다른 간접고용이 자회사다.
건강보험 고객센터 상담사들은 아직도 문재인정부 때 합의했던 소속기관 전환은 아직 이행되지도 않았다. 근로복지공단·국민연금공단·건강보험심사평가원 등 다른 4대 보험기관 고객센터는 모두 정규직으로 전환되었지만, 건강보험공단만 정규직 전환을 하지 않았다. 합의한 지 6년째이지만 건보공단은 수습 기간을 도입하고, 연차를 인정하지 않겠다고 한다. 이주노동자들은 정규직 전환에서 빼겠다고 한다.
결국 건보 고객센터지부는 파업에 돌입했고, 김금영 지부장은 단식하고 있다. 이제라도 건보 고객센터 합의사항을 이행해야 이재명 정부는 최소한 '노동 존중', '성평등 노동'이라는 이름값은 한다고 평가받을 것이다.
특수고용 프리랜서 노동자들의 근로기준법, 최저임금법 전면 적용은 여성노동자의 노동권 개선으로 이어진다. 많은 여성 노동자들이 특수고용 노동자로 20년, 30년을 일해도 4대 보험도 없이 일하다 퇴직금도 없이 퇴직해야 하는 비참한 현실이다.
다음달 8일은 국제여성의 날이다. 1975년 아이슬란드에서 시작된 여성파업은 여성노동자들이 가부장제와 자본주의 체제가 낳은 성별 임금격차, 가사노동·돌봄노동전담, 성폭력 등의 문제를 개선해 왔다. 여성이 일터에서 가정에서 일손을 멈춤으로서 평등으로 나아갔다. 세계 각국에서 여성 파업을 한 역사가 있다. 때로는 여성 노동권 확보를 외치고, 때로는 성폭력을 규탄하고, 때로는 낙태죄를 폐지하라며 당면한 여성 노동자의 요구를 내걸고 함께 싸웠다. 2023년 아이슬란드에서 논바이너리 노동자들도 함께 했다. 여성파업은 수많은 여성·퀴어노동자들이 함께 가부장제와 자본주의에 맞서 성평등을 쟁취하기 위한 싸움이다.
한국에서는 2024년부터 해마다 3.8여성파업조직위를 구성해 현장에서 여성파업을 조직하고 여성파업대회에 모였다. 2026년에도 3월 6일 서울역에서 3.8 여성파업대회를 한다. 쿠데타 이후에 맞이하는 여성파업대회다. 여성파업은 임금노동자가 아니어도, 노동조합에 가입하지 않아도 참여가 가능하다. 노조법 상의 파업권을 얻지 못하더라도 연차 등 다양한 방식으로 일손을 멈추고 함께 모여 우리의 힘을 모으고 확인하면 좋겠다.
윤석열 퇴진 광장에서 외쳤던 성평등을 다시 한번 외치자! 아직도 한국사회에 만연한 성차별과 여성혐오, 성소수자혐오, 이주민혐오, 장애인혐오에 맞서 싸우는 우리가 있음을 보여주자. 아직 부처명으로만 존재하는 성평등이 아니라 '지금 여기에 실질적 성평등을' 요구하고 외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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