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시 ‘그냥드림’, 공유냉장고로 시민 속으로 다가간다

화성특례시 동탄7동에 사는 A씨는 어느 날 집에 먹을 것이 모두 떨어졌다. 도움을 청할 곳을 찾다 이웃의 권유로 찾은 곳이 ‘그냥드림’이었다. 망설이며 문을 열었지만, 그곳에서 만난 사회복지사와의 상담은 A씨의 삶에 작은 전환점이 됐다.

기초생활보장수급자 신청이 가능한 상황임을 안내받았고, 행정복지센터와 즉시 연계됐다. 수급자 선정 전까지는 ‘그냥드림’ 먹거리와 기부식품으로 일상을 버틸 수 있게 됐다.

▲'그냥드림' 코너 ⓒ화성특례시

지역에서 빵집을 운영하는 B씨 등 7개 업주는 ‘그냥드림’에 정기적으로 빵을 기부하고 있다. B씨는 “그냥드림에 나눔을 하는 이유는 거창한 신념이나 특별한 계기가 있어서가 아니라, 제가 만든 빵이 누군가의 하루를 지탱해 준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화성시의 ‘그냥드림’은 이렇듯 도움의 손길이 닿지 않던 사각지대를 조용히 메우며 지역 대표 복지 모델로 자리 잡고 있다. 지난해 12월 첫 문을 연 이후, 필요한 순간에 부담 없이 찾을 수 있는 공간으로 시민들의 일상에 스며들고 있다.

이 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화성시는 ‘그냥드림’을 시민 생활권 안으로 더욱 확장하기로 했다.

시는 전날 시정전략회의를 통해 ‘화성형 그냥드림(공유냉장고)’을 올해 12월까지 총 32개소로 확대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최근 국무회의에서 ‘그냥드림’의 빠른 확산을 강조한 정부 기조에 발맞춘 후속 조치다.

현재 시는 남부·서부종합사회복지관, 봉담읍사무소, 나래울종합사회복지관, 은혜푸드뱅크 등 5곳을 권역별 거점으로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서울의 1.4배에 달하는 넓은 행정구역 탓에 일부 시민은 거리상 접근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이에 시는 읍면동 행정복지센터와 복지관 등을 중심으로 공유냉장고를 설치하는 ‘생활 밀착형 복지 모델’을 도입한다. 현재 운영 중인 우정읍, 남양읍, 새솔동, 병점1동, 동탄9동, 봉담읍사무소를 시작으로, 다음 달 복지관 8개소, 7월 읍면동 8개소, 12월 읍면동 16개소가 순차적으로 설치될 예정이다.

정명근 시장은 “완벽한 제도를 갖추느라 정작 아무도 돕지 못하는 행정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대통령 말씀에 깊이 공감했다”며 “지금 당장 도움이 필요한 시민에게 먼저 다가가기 위해 화성형 그냥드림 공유냉장고 32개소를 신속히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냥드림은 시민의 자존감을 지키며 삶을 받쳐주는 사회적 매트리스”라며 “단 한 명의 시민도 소외되지 않도록 따뜻한 냉장고가 시민의 집 앞까지 찾아가겠다”고 강조했다.

윤영은

경기인천취재본부 윤영은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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