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예한 안건 심사 중에 '방청인에 발언권'…익산시의회 과연 '법리적 문제' 없나?

로컬푸드 직매장 위탁 동의안 심사 중 돌발 진행 논란 증폭

전북자치도 익산시의회가 갈등 안건을 심의하는 과정에 갑자기 이해관계인인 방청인에 발언권을 부여한 것을 두고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익산시의회 산업건설위원회(위원장 소길영)는 지난 5일 제275회 임시회를 열고 그동안 논란이 된 '익산시 로컬푸드직매장 어양점 관리위탁 동의안' 심의와 관련해 무제한 토론까지 진행한 후 만장일치로 부결 처리했다.

익산시는 이날 "지금까지 로컬푸드 어양점을 운영해 온 기존 조합 측의 불법이 드러난 만큼 재계약은 불가하다"며 "고육지책으로 출연기관인 '익산푸드통합지원센터'를 새로운 운영 주체로 하는 위탁동의안을 처리해 달라"고 의회에 요청했다.

▲익산시의회 산업건설위원회의 소길영 위원장이 2026년 2월 5일 로컬푸드 직매장 운영과 관련한 안건 심사 사회를 보고 있는 장면 ⓒ익산시의회 방송 캡처

하지만 시의회 상임위는 "지난 10년간 조합 측이 운영을 잘해 왔다"며 "푸드통합지원센터에 위탁을 할 경우 익산시의 방침에 따라가는 것 아닌가 하는 걱정이 앞선다"고 문제를 제기하는 등 집행부와 의회 간 이견이 좁혀지지 않았다.

상임위는 이날 오전에 2시간30분가량 심의를 하고 한 차례 정회를 한 후 회의를 속개했다.

이 자리에서 정영미 시의원이 "방청인에게 질의를 하고 싶다"고 소길영 상임위원장에게 의사진행 발언을 했고 소 위원장이 이를 허용함에 따라 이례적으로 방청인에게 발언권이 부여되는 돌발 상황이 발생했다.

특히 답변에 나선 방청인이 익산시와 첨예하게 갈등을 빚어온 조합 측 관계자라는 점에서 "과연 상식적·법리적으로 맞느냐"는 의구심이 의회 주변에서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조합 측 관계자는 이날 증인이나 참고인 신분이 아닌 '방청인' 신청을 통해 상임위원장의 허가를 받아 안건심사를 방청하던 중에 발언권을 얻을 수 있었고 자신들의 입장을 강하게 주장했다.

시의회는 조합 측의 주장대로 동의안을 부결 처리했고 심지어 "로컬푸드의 문을 닫지 않는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집행부를 압박하는 조건을 달기도 해 논란은 더욱 증폭되고 있다.

익산시와 의회 주변에서는 "의회가 첨예한 갈등 사안의 한 쪽인 조합 관계자에게 '방청인'이라 해서 발언권을 주는 것은 '익산시의회 회의규칙' 위반 소지가 있다"며 "방청인의 이날 발언은 심사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내용들이 적잖아 안건심사의 공정성 논란도 우려된다"는 말들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현행 '익산시의회 회의규칙'에는 방청인의 제한과 준수사항만 있다"며 "회의장 내 발언에 대해 방청인이 마이크를 잡고 안건에 대해 의견을 피력한 것 자체가 문제가 될 소지가 있다"는 말들이 나온다.

지역의 한 법조인은 "지방의회 본회의나 상임위원회 회의 중에는 의원에게만 발언권이 주어진다"며 "방청인은 말 그대로 '회의를 지켜보는 사람'의 지위인 까닭에 의견 표명은 할 수 없는 게 법리적 기초"라고 말했다.

다른 법조인은 "회의 진행이나 상황 판단을 위해 의장(상임위원장)이 예외적으로 허가한 경우 방청인이 발언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 경우에는 '방청인'이 아니라 출석요구를 받은 '출석자' 자격으로 해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다른 일각에서는 "위원회의 안건 심사 순서에는 규칙에 엄격히 정해져 있다"며 "순서에 '방청인의 발언 청취가 없었다"며 심사 절차 위반이란 지적과 함께 "시의회가 조합 측의 의견을 수렴하고 싶다면 사전에 참고인 자격으로 참석을 요청해야 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익산시의회 사무국은 이와 관련해 "방청인에게 발언권을 줄 수 있는 근거 조항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위원장이 안건심사 과정에서 집행부와 대립하는 사안과 관련해 사실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발언권을 준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시의회 사무국은 또 "위원장은 회의 진행권을 갖고 있다"며 "돌발적인 의원 요청에 회의 진행 차원에서 방청인에게 발언권을 준 것이다. 의회 회의규칙에는 '방청인'에 발언권을 주지 말라는 규정도 없다"고 말했다.

박기홍

전북취재본부 박기홍 기자입니다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