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없이 내놓은 3억8천만 원…이강덕 포항시장이 보여준 12년 공직의 품격

민선 6·7·8기 동안 관용차도, 특권도 내려놓고 사비로 걸어온 12년의 선택

급여로 답하고, 사재로 실천…“공직의 책임이었다”

지진·화재·코로나 현장마다 ‘내 몫부터’ 내놓은 단체장의 책임

경북도지사 출마를 위해 퇴임을 앞둔 이강덕 포항시장이 민선 6·7·8기 재임 기간 동안 사재로 기부한 금액이 총 3억8천만 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드러내기 위한 나눔이 아닌, 묵묵히 이어진 그의 선택은 공직자의 책임과 품격이 무엇인지를 다시 돌아보게 한다.

특히 이 시장은 전국 242개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유일하게 관용 차량을 사용하지 않은 단체장이다.

재임 기간 내내 출퇴근은 물론 각종 공식 일정에서도 개인 차량을 이용했다.

그는 포항시로부터는 운전직 직원만 지원받았을 뿐, 주유비와 자동차세, 보험료, 수리비 등 차량 유지에 필요한 모든 비용은 전액 사비로 부담해 왔다.

이뿐만 아니라 절제된 공직 생활은 자연스럽게 나눔으로 이어졌다.

이 시장은 재임 기간 동안 해마다 기부를 이어오며 도움이 필요한 이웃과 사회적 고통을 함께 나눴다.

2016년에는 포항시장학회에 장학금 1억2천800만 원을 기탁했고, 2017년에는 포항지진 피해 복구 성금으로 1억16만 원을 냈다.

이어 2018년 1월, 포항지진 복구로 시정이 숨 가쁘게 돌아가던 와중에도 충북 제천 화재 참사 소식을 접하자 자신의 급여 전액인 835만420원을 성금으로 전달했다.

제천 참사 성금에는 특별한 사연이 담겨 있다. 포항지진 당시 인구 14만 명 규모의 제천시가 시장과 간부 공무원들이 직접 포항시를 찾아 1천500만 원의 지진 피해 성금을 전달한 데 대한 마음의 빚이었다.

이 시장은 직원들에게 추가 모금을 요청하는 대신, 자신의 급여를 내놓는 방식으로 보답을 택했다.

코로나19 확산 시기에도 나눔은 멈추지 않았다. 2020년에는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성금 1천320만 원을 기부했고, 2021년 1월에는 시민들과 고통을 함께 나누겠다며 급여 전액을 ‘범도민 이웃사랑 행복나눔’에 기탁했으며, 2019년에는 포항시청소년재단에 1천만 원을 후원했다.

이강덕 시장의 기부는 공직 이전부터 이어져 온 삶의 태도이기도 하다. 그는 2013년 해양경찰청장 퇴임 당시 재직 10개월간 받은 급여 7천30만 원 전액을 해양경찰 자녀 장학금으로 기부하며 “공직의 끝도 책임”이라는 신념을 실천했다.

말보다 행동으로, 제도보다 양심으로 공직을 수행해 온 이강덕 포항시장의 행보는 단체장이 가진 권한보다 더 무거운 것이 무엇인지를 조용히 보여주고 있다.

홍보되지 않았기에 더 묵직한 그의 선택들은, 공직이 지향해야 할 한 장면으로 오래 남을 전망이다.

▲이강덕 경북 포항시장ⓒ프레시안DB

오주호

대구경북취재본부 오주호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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