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은 늘 우리 곁에 있었다. 아침을 깨우던 따뜻한 밥 한 공기, 설날 떡국과 추석 송편처럼 쌀은 한 끼 식사를 넘어 우리의 예절과 추억, 세대를 잇는 문화의 중심에 있었다. 그러나 식탁의 상징이던 쌀의 자리는 조용히 흔들리고 있다.
27일 전북농협에 따르면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양곡 소비량 조사 결과 지난해 우리나라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은 53.9㎏으로 전년보다 1.9㎏(3.4%) 감소했다.
1981년 이후 감소세가 이어진 쌀 소비는 30년 전인 1995년(106.5㎏)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서구화된 식문화 확산, 1인 가구 증가에 따른 간편식 선호, 아침 식사를 거르는 생활 패턴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반면 쌀 자체 소비는 줄어드는 동안 쌀 가공식품 시장은 오히려 빠르게 커지고 있다.
지난해 쌀가공식품 소비량은 93만2102t으로 전년 대비 6.7% 증가했다.
'밥' 중심의 전통적인 섭취 방식에서 벗어나 떡, 누룽지, 디저트, 간편식 등 다양한 형태의 쌀 가공식품으로 소비가 이동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이 같은 변화를 기회로 삼아 전북농협이 쌀 소비 확대와 쌀가공품 시장 활성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전북농협은 ▲쌀 가공제품 출시 ▲'K-라이스페스타' 등 식품 박람회 참가 ▲쌀 가공제품 수출 등 다각적인 사업을 전개하며 ‘전북 쌀’의 새 먹거리를 키우고 있다.
우선, 소비자가 일상에서 쉽게 선택할 수 있는 다양한 쌀 가공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전주농협의 현미누룽지, 익산농협의 찹쌀떡, 공덕농협의 떡국떡, 동김제농협의 쌀떡볶이 등이 대표적이다.
전통적인 쌀의 맛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이 제품들은 간편하면서도 색다른 식감을 앞세워 MZ세대까지 고객층을 넓히고 있다.
국내 최대 규모 쌀가공 품평회인 '2025 우리쌀·우리술 K-라이스페스타'에서 전북 쌀의 경쟁력도 입증했다.
이번 품평회에서 정읍 '한영석의 발효연구소'의 '도한 청명주'가 약·청주 부문 대상을, 순창 '친구들의 술 지란지교'의 '지란지교 프리미엄 탁주'가 고도발효주 부문 우수상을 수상했다.
전북농협 역시 지역본부 경진대회에서 2위를 차지하며 전북 쌀 가공산업의 저력을 확인했다.
전북농협은 이어 쌀가공 박람회 'RICE SHOW'와 창농·귀농 박람회 'A Farm Show'에서도 떡국떡, 찹쌀떡, 누룽지, 떡볶이, 즉석밥 등 지역 쌀 가공제품을 전시·시식·홍보하며 국내외 바이어·소비자와의 접점을 넓혔다.
해외 시장 개척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익산농협의 찹쌀떡은 2025년 6월 첫 수출 물량 3만 개가 미국 현지에서 조기 매진되며 호응을 얻었다.
이어 재주문이 이어지며 21만 개 규모의 2차 수출까지 성사돼 'K-디저트'로서의 가능성을 입증했다.
전주농협의 누룽지와 배숙 식혜도 10월 뉴질랜드로 2.7t 수출되며 수출국 다변화의 교두보를 마련했다.
전북농협은 앞으로 쌀 가공제품의 경쟁력을 한층 끌어올리고 판로를 다변화해 소비자에게 더 가까이 다가간다는 구상이다.
기존 제품에 더해 쌀 라면, 쌀 쿠키·스낵, 전통떡 등 다양한 취향을 겨냥한 상품 개발을 추진하면서 온·오프라인 유통망을 동시에 확대할 계획이다.
박람회 참가로 쌓은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유통·브랜딩을 연계해 '전북 쌀 가공품이 실제로 팔리는 구조'를 고도화하는 데에도 힘을 쏟는다.
쌀을 활용한 전통주 산업과의 협업도 준비 중이다.
전북농협은 전통주 업체들과 업무협약(MOU)을 맺고 전북지역 쌀을 원료로 한 전용 전통주를 선보일 계획이다.
전북 고유의 역사·지리·문화를 담은 스토리텔링을 접목해 상품에 재미와 개성을 더하고, 박람회-유통-브랜딩을 잇는 활동을 바탕으로 온·오프라인에서 '전북 쌀 가공품이 실제로 팔리는 구조'를 고도화해 나갈 계획이다
김성훈 전북농협 총괄본부장은 "쌀 가공품 확대는 단순한 경제 효과를 넘어, 지역의 문화와 정체성을 상품으로 재해석하고 산업으로 확장하는 과정"이라며 "전북농협은 앞으로도 쌀가공산업을 동심협력(同心協力)의 자세로 육성해 전북 쌀의 가치를 높이고, 농업소득 증대와 든든한 전북농협 구현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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