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보호구역 속도제한, 시간대별 탄력 운영 필요성 커져

시범 운영서 사고 증가 없이 통행 효율 개선…국내외 사례도 뒷받침

▲ 어린이보호구역 통행속도 제한을 탄력적으로 운영해야 한다는 정책적 필요성이 힘을 얻고 있다. 사진은 대전 중구 부사동의 어린이보호구역내 횡단보도. ⓒ프레시안(문상윤)

어린이 통행이 적은 시간대에 어린이보호구역 내 제한속도를 시간대별로 탄력 운영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경찰청의 시범운영 결과 별다른 문제점이 발견되지 않아 현실적인 개선을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

현행 도로교통법은 유치원과 초등학교, 어린이집 주변 도로를 어린이보호구역으로 지정하고 해당 구간의 통행속도를 시속 30km 이내로 제한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어린이 보호구역내 속도 제한은 평일 야간과 새벽은 물론 주말과 공휴일, 방학 기간에도 동일하게 적용되면서 실제 교통 여건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경찰청은 이러한 문제점을 인식, ‘어린이보호구역 시간제 속도제한 운영방안’을 마련하고 서울 광운초등학교, 인천 부원초·미산초·부일초·부내초, 광주 송원초등학교, 대전 대덕초등학교, 경기 이천 증포초등학교 인근 어린이보호구역 등일부 구간에서 어린이 통행이 적은 시간대를 중심으로 제한속도를 기존 시속 30km에서 시속 40~50km로 상향조정하는 시범운영을 실시했다.

그 결과 시범운영 기간 동안 어린이 보행자 교통사고는 발생하지 않았고 평균 통행속도는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제한속도를 완화했음에도 제한속도 준수율이 오히려 상승하는 효과가 확인됐다.

또한 한국도로교통공단이 실시한 조사에서도 어린이 통행이 적은 시간대까지 일률적으로 시속 30km 제한을 적용하는 방식에 대해 비효율적이라는 응답이 다수 확인됐으며 시간대별로 속도제한을 운영하는 방식에 대한 사회적 수용도 역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자치경찰위원회는 시민 여론조사와 공론화 과정을 거쳐 특정 시간대에만 통행속도를 제한하는 어린이보호구역 시간제 속도제한 정책을 도입했으며 해당 정책은 2025년 정부혁신 왕중왕전에서 행정안전부 장관상을 수상하는 등 지자체 차원의 정책 성과로 이어지기도 했다.

해외 주요국 역시 어린이 통행량이 많은 시간대에 초점을 맞춘 속도제한 정책을 운영 중이다.

미국과 영국, 일본, 싱가포르 등은 등·하교 시간대를 중심으로 속도를 엄격히 제한하고 그 외 시간대에는 교통 효율을 고려한 탄력적 운영을 병행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을 반영해 국회에는 어린이보호구역 통행속도 제한을 시간대별로 탄력 운영할 수 있도록 하는 도로교통법 개정안이 발의됐다.

박용갑 의원이 대표발의한 개정안에는 어린이 보행량과 학교 체류 시간을 고려해 평일 야간·새벽, 주말·공휴일, 방학 등 시간대에 따라 제한속도를 달리 적용하고, 보호구역 지정이나 제한 변경 시 주민 의견 수렴과 사고 예방 효과 분석 절차를 강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박용갑 의원은 “경찰청 시범운영과 조사 결과를 보면 어린이 통행이 적은 시간대에 한해 속도제한을 조정하더라도 사고로 이어지지 않았고, 현장의 수용성도 확인되고 있다”며 “어린이 안전을 지키면서도 시민 불편을 줄일 수 있는 방향으로 제도를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와 같은 소식에 대해 대전 중구 부사동 오거리 인근 어린이보호구역에서 만난 한 주민은 “어린이 보호가 가장 중요하다는 데에는 이견이 없고 등·하교 시간에 속도 제한을 강화하는 것은 꼭 필요하지만 어린이들의 하교 이후에도 동일한 속도제한이 계속 적용되다 보니 차량 통행이 많은 이 구간에서는 퇴근 시간대마다 정체가 심해진다”며 “현실적인 교통 여건을 고려해 시간대별로 운영할 필요가 있다”고 의견을 밝혔다.

문상윤

세종충청취재본부 문상윤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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