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특별자치도가 자랑한 ‘1조 원 벤처펀드’가 허울뿐이었다는 지적이 나왔다.
펀드 운용이 규약을 어긴 채 이뤄졌다는 의혹에 더해, 출자자와 투자기업 간 이해충돌 정황까지 드러나면서 도의 관리·감독 체계 전반에 대한 전수조사 요구가 커지고 있다.
김성수 전북특별자치도의원(고창1)에 따르면, 전북도가 2024년 조성한 ‘전북 지역 AC세컨더리펀드(1호)’는 이차전지 분야 창업기업 육성을 목표로 150억 원 규모로 구성 중이다.
도는 이 가운데 15억 원을 출연하고 30억 원가량을 도내 기업에 투자하겠다는 구상이었다. 그러나 현재까지 도의 출연금 10억5천만 원이 투입됐음에도, 도내 투자 실적은 ‘제로’다. 조성된 75억 원 중 66억 원 이상이 타 지역 기업에 흘러간 것으로 확인됐다.
문제는 단순히 ‘지역 편중’에 그치지 않는다. 김 의원은 “해당 펀드의 규약에는 ‘이차전지 분야의 터프테크 기업 중 업력 3년 이하 혹은 연 매출 20억 원 이하 기업’만 투자 대상으로 명시돼 있지만, 실제 투자 내역 중 일부는 이 기준을 위반했다”고 밝혔다.
그는 “도는 규약상 통제 기능을 스스로 방기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투자 기업 중 일부가 개인 출자자와 주주 관계로 얽혀 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김 의원은 “사실로 확인된다면 단순한 관리 부실이 아니라 배임 소지도 검토해야 할 사안”이라고 했다.
전북도의 비협조적 태도도 논란을 키우고 있다. 김 의원이 투자 심사자료와 규약 등 관련 문서 제출을 요구했지만, 도는 ‘비공개 사유’를 들어 자료 제공을 미루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도민 세금이 투입된 공적 자금의 사용 내역을 의회가 확인하지 못한다면, 감시 기능은 사실상 무력화된 것”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전북도가 ‘1조 원 벤처펀드 조성’을 자화자찬하기 전에, 그 돈이 어디로 흘러가고 있는지를 도민 앞에 투명하게 밝혀야 한다”며 “개별 펀드 해명으로 그칠 문제가 아니라, 전북도가 출연한 전체 벤처펀드 전반에 대한 전수조사를 통해 관리 체계를 근본적으로 점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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