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 정약용 선생의 증언(贈言)이다.
증언이란 일반적으로 윗사람이 아랫사람에게 가르침의 목적으로 내려주는 훈계다. 증언은 선생의 제자 양성법 중에서 가장 막강하고 위력적인 교육 방법. 선생은 제자의 신분과 성향, 자질 및 상황에 따라 그들이 명심해 새겨야 할 가르침을 내렸다.
<다산 증언첩>은 우리 시대 최고의 다산연구가 정민교수가 선생의 증언을 한 자리에 모아 소개하고, 분류하고, 해설했다.
해남 사람 윤종문에게 독서의 중요성을 훈계했다.
"오직 독서 한 가지 일만은 위로는 성현을 뒤쫓아 짝하기에 족하고, 아래로는 백성을 길이 일깨울 수가 있다. 음으로는 귀신의 정상(情狀)에 통달하고, 양으로는 왕도와 패도의 계책을 도울 수가 있어, 짐승과 벌레의 부류를 초월하여 우주의 큼을 지탱할 수가 있다. 이것이 바야흐로 사람의 본분이다."
집안 사람인 정수칠을 위해 학문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학문은 우리가 하지 않을 수 없는 일이다. 옛사람은 1등의 의리(義理)라고 말했지만, 나는 이 말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마땅히 유일무이(唯一無二)한 의리라고 바로잡아야 한다. 대개 사물에는 법칙이 있게 마련이다. 사람이 되어 배움에 뜻을 두지 않는다면 그 법칙을 따르지 않겠다는 말이다. 그러므로 금수(禽獸)에 가깝다고 말하는 것이다."
해남 대흥사의 초의에게는 재주와 덕에 대해 가르쳤다.
"재주와 덕 둘 다 없는 것은 세상이 온통 그러한지라 없다고 무시하고 나무라지 않는다. 오직 재주가 있은 뒤라야 덕이 없다는 비방이 있게 된다. 재주와 덕은 서로 떼어놓을 수가 없다. 만약 둘 다 갖추기 어렵다면 아예 둘 다 없는 것만 못하다. 때문에 글쓰기와 필묵의 재주는 절대로 남에게 드러내 보여서는 안 된다. 경계하고 경계하거라."
강진의 황상에게는 겸양에 대해 설명했다.
"스스로 낮추는 사람은 남이 그를 올려주고, 스스로 높이는 사람은 남이 그를 끌어내린다. 이 말은 마땅히 죽을 때까지 외우도록 해라."
정민 교수의 마지막 문장에 동의한다.
"그토록 간절하고 애틋한 정성으로 그때그때 상황에 맞게 한 사람 한 사람을 위해 써준 그 고맙고 귀한 글들이 2백 년 가까운 세월 동안 묻혀 그 긴 적막의 세월을 견뎌 남았다. 새롭게 빛을 본 다산의 글들이 그간의 불우를 씻고 세상에 널리 퍼져 선생의 높고 깊은 뜻을 옹호하고 전파하는 등불이 되기를 바란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