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6월 지방선거가 5개월 앞으로 바짝 다가왔지만 전북 국민의힘은 전북도지사를 포함한 기초단체장 입지자 윤곽조차 잡지 못한 채 깊은 신음에 빠져 있다.
2023년 12월 비상계엄 선포와 지난해 대통령 탄핵국면을 거치며 더불어민주당 텃밭인 전북에서 그동안 다져온 보수 진영의 기반이 한꺼번에 무너진 데다 향후 지역 민심을 잡을 방도 또한 마땅치 않아 발만 동동 구르는 형국이다.
국민의힘을 바라보는 전북 지역민들의 시선도 차갑기만 하다.
작년 말에 진행된 전북지역의 3개의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 정당지지율은 5~6%의 한 자릿수 박스권에 갇혀 탈출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이러다 보니 민주당은 전북지사 출마예정자 4인의 경쟁이 치열한 등 지방선거를 염두에 둔 정치인들의 민심 사냥 열기가 후끈 달아오르고 있지만 국민의힘은 광역은 물론 기초단체장 입지자 윤곽조차 나오지 않아 지방선거의 해를 무색하게 하고 있다.
여론조사에 나타난 민심은 현장의 체감도보다 더 차가운 실정이다.
전주KBS가 (주)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국민의힘 정당지지율은 조국혁신당(6%)보다 낮은 5%에 만족해 제1야당의 체면을 구겼다.
전북을 텃밭으로 둔 더불어민주당(69%)과 비교하면 10분의 1 수준도 안 되는 셈이다.
이 조사는 지난달 26일부터 28일까지 3일 동안 3개 통신사가 제공하는 휴대전화 안심번호를 표집틀로 면접원에 의한 전화면접조사로 진행했으며 응답률은 20.8%였다.
전북일보와 JTV전주방송이 (주)코리아리서치인터내셔널에 의뢰해 작년 12월 27일부터 3일 동안 100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에서도 국민의힘 정당지지율은 6%에 만족했다.
더불어민주당(72%)과 비교할 수 없는 현실만 재확인된 셈이다.
전북일보와 JTV전주방송의 조사는 3개 통신사가 제공하는 안심번호로 무선전화 면접방법에 의해 진행됐으며 응답률은 14.7%였다.
아울러 뉴시스와 전북도민일보가 (주)조원씨앤아이에 의뢰해 같은해 12월 29일부터 2일 동안 성인 남녀 100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역시 국민의힘(5.1%)과 더불어민주당(82.0%) 지지율은 현격한 차이를 보였다.
이번 조사는 휴대전화 가상번호를 이용한 ARS 조사로 진행했으며 응답률은 11.2%였다.
3개 여론조사 모두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였으며 자세한 사항은 중앙여론조사심위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국민의힘 정당지지율이 전북에서 5%대로 주저앉은 것은 근래 보기 드문 '폭망'수준이다.
민주당 양지 텃밭에서 그동안 고전한 것은 사실이지만 2008년에 치른 18대 총선에서도 한나라당 전북 비례 득표율은 9.2%를 기록해 두 자릿수를 넘봤다.
4년 뒤인 2012년의 19대 총선에서 새누리당 비례 득표율은 9.6%로 소폭 상승했다. 이후 주춤하며 2016년의 20대 총선에서는 7.5%로 떨어졌지만 그래도 최근의 여론조사 5% 수준은 아니었다.
학계의 한 관계자는 "여론조사 정당지지율 5%에는 오차범위와 실제 투표를 하지 않을 사람까지 포함한 것"이라며 "적극적으로 투표를 한 정당 비례득표율 5%와 비교하면 실제 여론조사상의 지지율은 더 낮을 수 있다"고 말했다.
선거 득표율 5%는 '결과'인 반면에 여론조사 지지율 5%는 '가능성'이라는 점에서 수치는 같아 보여도 정치적 무게는 전혀 다르다는 지적이다.
보수지지층인 50대의 K씨는 "전북에서 독립운동을 한다는 심정으로 어렵게 일궈놓은 보수기반을 계엄과 탄핵국면 한방으로 모두 까먹었다"며 "문제는 과연 전북에서 다시 보수지지층이 기지개를 켜고 일어설 수 있을지 걱정이라는 점"이라고 푸념했다.
20여년째 국민의힘 당원 생활을 해온 60대의 L씨는 "계엄과 대통령 탄핵으로 너무 큰 타격을 받았다. 한마디로 너무 힘들다는 한숨만 나온다"며 "향후 20년은 앞이 보이지 않는 어두운 터널을 지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자조 섞이 말도 오간다"고 전했다.
빙하기를 걷는 전북 국민의힘에 한 가닥 위안은 20대 지지율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점이다.
전북일보와 JTV전주방송 여론조사에서는 응답자 전체 연령층의 국민의힘 정당지지율(6%)보다 20대 지지율이 15%로 2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주KBS의 조사에서도 전북 20대의 국민의힘 지지율이 9%로 집계되는 등 전 연령층 평균보다 약간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국민의힘 전북도당의 한 관계자는 "당비를 내는 전북도당의 20대와 30대 책임당원 비중이 20%가량 된다"며 "20대의 탈진보·보수화에 공정에 민감한 경향이 전북에서도 나타나는 한 단면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의 도덕적 우위 프레임을 공유하지 않고 오히려 취업과 주거 등의 문제에서 상대적으로 더 불편함을 느끼는 젊은이들이 보수화되고 있다는 주장이다.
전주에서 대학을 다니는 P씨는 "민주당 정치인이 30여년 동안 전북 정치를 독식해 왔지만 지방의 청년들에게 해준 것은 없다는 젊은층 인식이 공유되고 있다"며 "여기에 지방대 출신의 취업애로 등이 여전히 개선되지 않아 반발심리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사실상 전 세대층에서 여론의 차가운 시선과 마주한 전북 국민의힘이 이번 지방선거에서 좋은 인물과 실질적 정책제시를 통해 해빙의 돌파구를 마련해 나갈 수 있을지 비상한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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